참여사회 2021년 05월 2021-05-01   2208

[특집] 방글라데시에서 온 라셰드 이야기

월간참여사회 2021년 5월호 (통권 285호)

 

 

프롤로그. 방글라데시에서 온 라셰드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노동자 라셰드입니다. 

경기도에 있는 제조업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와서 일을 하면서 좋은 것도 있지만 안 좋은 차별도 많이 겪었습니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들은 항상 차별의 피해자였습니다. 

 

얼마 전에 캄보디아 노동자가 추운 겨울에 비닐하우스 기숙사에서 죽어간 너무나 슬픈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죽으러 한국에 온 게 아닌데 거의 날마다 누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주노동자도 사람인데 비닐하우스 아니면 컨테이너 숙소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서 한 달에 수십만 원을 내야 합니다. 우리도 따뜻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곳에 살고 싶습니다. 

 

우리는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은 합니다. 그런데 열심히 일해도 사장님들이 이주노동자에게 욕을 합니다. 좋은 말로 얘기하면 더 잘 알아듣고 일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욕을 하면 노동자도 가슴 아프고 욕을 한 사람도 마음이 안 좋습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일하러 왔다고 무시하고 욕하고 이름도 제대로 불러주지 않는 비인간적인 모습은 이제는 없어져야 합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외국인노동자는 거의 외출할 수가 없습니다. 근데 사장님은 한국인 동료가 나가면 아무 말도 없습니다. 외국인이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공장에서, 기숙사에서 못나오게 하니까 더 안 좋게 되고 바이러스에 더 약해집니다. 그리고 바이러스 취급해서 외국인노동자만 검사 받으라고 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장 일도 힘들고 기숙사에 사람도 많고 소독도 잘 안하고 코로나 교육도 별로 없는 것부터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아플 때 휴가를 받지 못하지만 한국노동자는 아플 때 회사 차량으로 병원 데리고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프면 쉬고 치료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죽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회사를 바꿀 자유가 없습니다. 회사를 옮길 수 있는 자유가 필요합니다.

 

2주 전에 방글라데시 친구 두 명이 한국을 떠났습니다. 정말 슬펐습니다. 그들은 고용허가제 E-9 비자 기간이 끝나고 코로나 때문에 방글라데시로 바로 갈 수 없어서 출국유예로 있었습니다. 출국유예는 일도 못하고 외국인등록증도 반납해야 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한국에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대학에 가고자 했습니다. 대학에서는 입학지원 서류는 받았지만 결국 입학을 거부했습니다. 고용허가제 비자에서는 학생비자를 신청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힘들게 일하면서 한국 문화와 사회에도 익숙해지고 말도 잘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더 꿈을 꿀 수는 없는 것입니까?

 

이런 차별 사례는 얼마든지 더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 살고 싶습니다. 자유와 권리를 원합니다. 

 


특집 어서와, 불친절한 한국은 처음이지?

프롤로그. 방글라데시에서 온 라셰드 이야기 라셰드  

1. 재난은 평등했으나 대책은 차별적이다 우다야 라이

2. 외국인이기 전에 ‘아동’이다 김진

3. 바다 위에서 유예된 인권 김종철

4. 한국에 이주민 정책은 있는가? 이한숙

부록 #평등하다 만인선언 캠페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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