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Pick] ‘역대 최대 인상’에 가려진 양극화
글 이성윤 사회복지위원회 활동가

기준중위소득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고시하는 국민가구소득의 중간값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하여 15개 중앙부처 80여 개 복지사업의 선정기준으로 활용되는 중요한 기준이다.
지난 7월 28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최근 K자형 양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수준인 6.70%로 인상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올해 뿐만 아니라, 최근 3년간 보건복지부는 매년 역대 최대 인상이라고 발표하며 양극화 해소를 위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2020년 보건복지부는 기준중위소득과 실제 중위소득의 격차가 12.49%(약 56만 원)에 이른다고 인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해소하겠다며 2021년부터 6년간 한시적으로 ‘추가증가율’을 도입했다. 그런데 이 기간 원칙대로 정해졌어야 할 기본증가율은 해마다 다른 지표를 근거로 자의적으로 낮게 결정됐다. 그 결과, 추가증가율이 도입됐음에도 실제 중위소득과 기준중위소득의 격차는 29.62%(약 160만 원)까지 오히려 더 커졌다. 이처럼 기준중위소득이 낮게 책정되면 복지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가난한 시민들은 제도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올해는 추가증가율 적용이 종료되고 새로운 기준중위소득 산정 방식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였다. 그러나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격차 해소를 위한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않은 채 역대 최대 인상만 자랑했다. 이대로라면 이미 벌어진 격차는 사실상 방치될 수밖에 없다.
전 국민의 복지기준선을 후진적 수준에 방치하고, 잘못된 관행을 제도화한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결정은 ‘K자 양극화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K자 양극화를 방치’하는 것이다. 기준중위소득은 정부의 재정 상황에 따라 임의로 결정되는 변수가 아니라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기준이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역대 최대 인상’이라는 수식어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의 삶을 지키는 제대로 된 기준선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