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1999년 07월 1999-07-01   1160

참여연대가 『개혁통신』발행 중단한 진짜 이유

DJ 눈귀 막는 인의 장막 두터웠다

지난 6월 2일 김태정 법무장관의 유임조치 직후, 매주 청와대에 전송돼 시민과 대통령을 이었던 핫라인 『개혁통신』이 잠정적인 발행중단에 들어갔다. 『개혁통신』의 발행중단은 표면적으로는 고급옷로비사건 의혹이 풀리지 않고 그동안 계속해서 문제의 중심에 서 있던 김태정 법무장관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퇴진요구를 묵살한 데서 비롯됐지만 그간 끊임없이 제기됐던 대통령의 언맥경화(言脈硬化) 현상과 그 원인인 김중권 비서실장에 대한 경고, 그리고 민심이 급속하게 현정부에게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정부의 개혁정책들을 살펴보고, 각종 현안들을 다루고 또 가려진 사람들의 고충을 모아, 1주일에 한번씩 매주 목요일 청와대와 정부기관, 언론사, 정책연구소, 개인 등에게 전송됐던 『개혁통신』은 이 통신 마지막호에서 밝힌 것처럼 ‘많은 부수가 팔려나간 것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 매체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개혁정론),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며(쓴소리) 개혁의 소원을 청와대로 보내왔던 국민들의 목소리였고 개혁의지의 소산이었다. 따라서 실제로 청와대에서 이 통신을 읽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보다는 발행 그 자체의 의미, 다시 말해 현정부에게 최소한의 개혁의지가 있다는 전제 아래 발행됐던 매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을 둘러싼 인의 장막과 그것으로 말미암아 차츰 빛이 바래는 개혁의지,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지 않는 현정부의 태도로 더 이상의 통신발행이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이번 발행중단의 배경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표면적으로는 고급옷로비사건으로 불거진 김태정장관 해임문제였지만 사실상 현정부의 개혁의지 회복을 요구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김태정 장관이 해임된 이후로도 『개혁통신』이 복간되고 있지 않은 까닭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개혁통신』이 현실적으로 담아온 내용보다 존재자체에 의미가 있었다고 할 때 핍진한 현정부의 개혁의지를 비판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발행중단이기 때문이다.

발행중단 직후 각 언론들은 현정권과의 결별이니, 뒤집힌 민심이니, 최후통첩이니 하며 일제히 보도했다. 사실 그간 34호까지 발행되면서 첫호 발행이후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개혁통신』을 기억할 때 현안을 다루던 때는 외면당하고 발행중단했다는 사실은 주목을 받는 기현상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 발행중단이 더 큰 노림수를 가지고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현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현정부가 국민의 정부가 아닌 궁민(窮民)의 정부가 되고 싶지 않다면 냉철한 상황판단과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개혁통신』의 복간은 사실상 쉬운 일이 아니다. 설사 복간된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경어체를 사용하며 대통령에게 고언하는 형식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정부가 다시금 개혁의지를 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새로운 모습으로 더욱 소중한 내용을 담아 대통령의 두손에 『개혁통신』은 전달될 것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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