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00년 06월 2000-06-01   884

남북정상회담 미 ㆍ 중 ㆍ 일 3국의 시각과 반응

일단은 환영, 속내는 복잡

미국

한ㆍ미ㆍ일군사동맹체제 유지에 촉각

김명섭 한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남북간의 합의를 낳게 한 중요한 계기는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이었다. 이 베를린 선언부터가 미국 측으로서는 불만스러운 일이었다. 한국정부가 베를린 선언을 미국 측에 알려준 방식은 사전협의의 차원이 아니라 통보의 차원에 가까웠다. 과거 한ㆍ미관계의 관례에 비추어 볼 때, 미국 측은 한국정부가 사전협의가 아닌 통보적 차원의 외교적 행보를 취한 것을 일종의 일탈행위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유럽의 상징적 도시인 베를린을 선택하여, 유럽국가들의 참여를 호소하는 방식으로 북한과의 경협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페리보고서에 근거한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에 입각해서, 우방국을 동원하여 자국의 이익을 실현하는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햇볕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들이 북한특수라는 결실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전통적으로 미국의 관심사로 여겨지던 북한문제에 유럽국가들의 참여기회를 확대시켰던 것이다. 유럽국가들이 참여하고 남한이 주도하는 대북한 마샬 플랜이 전개될 경우, 대북협상에 있어서 미국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베를린 선언과 관련해 미국이 느꼈던 당혹감은 베를린 선언이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남북한 간 합의로 이어지면서 더욱 증폭되었다고 보여진다.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자신들이 추구해 왔던 통미봉남(미국과 통하면서, 남한을 봉쇄하는) 전략 대신 이남제미(남한을 이용해서 미국을 제압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을 뒷받침해 주었던 국제법적 근거는 휴전협정의 당사자가 미국과 북한이었다는 점에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한편으로 남한의 경제적 우위를 철저하게 미국 의존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북한도 남한처럼 미국의 배려를 적절히 활용하면 남한에 뒤지지 않는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근거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통미봉남 전략을 통해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북한은 남한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보다 많은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는 주한미군 문제를 건드림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는 듯하다.

남북한 정상회담 준비과정을 지켜보면서 미국측은 기본적으로 그것이 북한과의 협상에 있어서 미국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남한을 내세워야 한다는 미국 내 정책브레인들의 권고사항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기는 하지만, 남북한 정상들 간에 어떠한 이야기들이 오갈 것인지에 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에 왔던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자문관의 한국방문을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분단이후 최초로 이루어지는 남북한 정상들 간의 만남을 앞두고 미국이 표명하고 있는 초미의 관심사는 주한미군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위험에 대해 남한이 미국과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한편으로는 분단이후 최초로 이뤄지는 남북한 간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나 남북경협 문제와 같이 부드러운 주제를 중심으로, 주한미군의 위상문제같은 딱딱한 주제를 피해 나가야 한다고 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과 같이 딱딱한 주제를 건드리지 않고 넘어갈 경우, 남한을 내세워서 북한을 견제한다는 북미협상의 기본구도가 흔들릴 것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열심히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남한의 정상이 경제협력과 이산가족 상봉문제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한 한ㆍ미 공조의 모양새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측의 요구에 부응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관해 언급할 경우, 그것은 즉각적으로 주한미군에 관한 논의로 점화될 수밖에 없다.

주한미군은 북한보다는 향후 중국을 겨냥해서, 그리고 미국의 전략가 브레진스키가 ‘거대한 체스판’이라고 명명한 유라시아 대륙에 대한 세계전략의 관점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유라시아 대륙 동단의 교두보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6월 방미시 남북한이 통일된 후에도 동아시아의 세력균형을 위해 한반도에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고,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안보정책 고문으로 부시가 당선될 경우 안보관련 책임을 맡게 될 것이 확실한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방차관보는 한반도 긴장이 완화될 경우, 오키나와 주둔미군이 감축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남북한 정상회담에 따라 남북한 화해무드가 조성된다고 한다면, 오키나와 주둔미군이 아니라 주한미군 위상문제를 둘러싼 한ㆍ미간의 조정이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

북한과의 파트너십

한미 양국에 지렛대 활용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당연히 남과 북이 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한반도 문제의 국제적인 성격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활발한 논의가 있었으나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거나 개혁개방 이후 경제적인 이유로 한국과의 관계가 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는 등의 막연한 추측 이상의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물론 여기에는 그동안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남북 당국간의 대화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일반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 이외에 다른 어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도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그러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합의되던 시기를 전후로 하여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과거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우선 94년 남북정상회담 합의 때와는 달리 이번 회담이 합의되는 과정에서 중국이 중개자의 역할을 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 중개자의 역할이 어느 정도 적극적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언할 수 없지만 작년 북한의 김영남이 중국을 방문한 이후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고위급의 교환방문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올해 3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주평양 중국대사관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중국과 북한 사이에 빈번한 대화가 있었다는 점과 남북협상의 무대로 중국 상해를 선택했다는 점은 정상회담의 합의과정에서 중국의 모종의 역할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비교적 소원하였던 조중관계가 매우 빠른 속도로 복원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쌍방 필요에 의한 것이지만 중국의 북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북의 그동안의 대미정책, 김정일의 통치능력)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둘째는 중국의 아시아 지역의 정치, 군사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미 대만의 독립외교의 강화로 대만문제는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일본의 재무장과 아시아 지역의 전역미사일 체제 구축 등을 통한 새로운 군사동맹 체제의 형성 가능성도 중국의 경계심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이들 정치, 군사적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과 북의 입장이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정치, 군사적 상황의 변화에 대한 대처에 있어서 북이 중요한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서 살펴보면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남한은 중국을 단순히 북한을 설득하려는 통로로만 간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중국의 입장과 정책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중국의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의 대외정책의 변화의 일환이다. 최근 중국의 대외정책은 과거 개혁개방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국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주된 초점을 맞추었던 것에서 보다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즉 국제정세의 흐름에서 ‘평화’와 ‘발전’이 기본 흐름이라는 인식 아래 경제 중심적이고,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서방 대국과의 관계를 중시한 대외정책은 90년대 이후 국지전의 지속적인 발생과 미국의 군사적 패권 등에 의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특히 작년 코소보 전쟁에서 미국과 NATO가 소위 ‘인권이 주권보다 우선한다’는 새로운 독트린을 내세워 유고에 대한 폭격을 감행하면서 대만, 티베트 등의 여러 내부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을 크게 긴장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적어도 국지적으로 자신의 주권과 영토 안정성에 위협이 되는 사태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은 대외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정치, 군사적 충돌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미국의 소위 ‘신개입주의’에 반대하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고, 대만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북과의 관계개선도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 위에 있다. 중국은 앞으로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과 대화의 분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북한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중국이 정상회담 및 남북문제에 대해 안정적인 평화구조의 실현과 한, 미, 일 군사협력 체제의 강화를 막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발전에 커다란 장애를 조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중국의 이러한 의도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과 충돌된다는 점에서 의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장기적으로 보면 남북관계의 변화과정에서 주한미군이나 한, 미, 일 군사협력에 대해 중국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가능할지, 아니면 중국의 입장을 고려한 새로운 정치, 군사협력 체제의 형성이 필요할지 등이 통일에 유리한 국제환경의 형성에 있어서 가장 관건적인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북한 위험론 앞세운 보수우경화 흐름에 제동

서동만 외교안보연구원 북한정치 교수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남북한 관계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서 남북의 대립을 종식시키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지금까지의 어느 만남보다도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분단 55년, 한국전쟁 발발 50년 만에 처음 개최된다는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세기가 다 가기 전에 남북한 사이에 과거의 불행을 청산하고 미래를 기약하는 행사를 갖는다는 것도 매우 뜻깊은 일이다. 94년 김영삼정부 하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이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실현 직전까지 갔다가 김일성 주석 사망으로 유산된 적이 있다. 이번 김대중정부 하의 남북정상회담은 남북한 주도로 실현시켰다는 데 적극적 의의가 있다.

남북정상회담은 무엇보다도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 온 김대중정부의 전향적인 대북정책의 결실이다. 김대중정부는 일련의 고비를 겪으면서도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여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을 실현시킨 바 있다. 남북 경제공동체 제안, 베를린 선언 등을 통해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북한은 남한의 대북정책으로 상당한 경제적 실리를 얻었고, 이것이 더욱 확대되기를 바라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으로 김대중정부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내걸며 북미, 북일 관계에 대해 취한 정책을 들 수 있다. 김대중정부는 북한과 미국, 일본의 관계 정상화가 남북한 관계 개선에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결 상태에 있던 북미, 북일 관계가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것이 페리 프로세스로 귀결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남북한 사이에는 일정한 신뢰가 쌓였다고 해도 지나친 해석은 아닐 것이다.

다만 페리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중인 북미, 북일 관계는 비록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기는 하였지만 미국과 일본의 국내 사정으로 협상 타결을 낙관할 수 없었으며 그 전망이 불확실한 상태에 있었다. 미국 내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의 견제로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조치 해제가 약속대로 진전되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 일본에서도 북한 위협을 구실로 군비증강과 보수ㆍ우경화가 진행되었으며 납치사건 문제로 반(反)북한 정서가 증폭되고 있다. 이제 북한으로서는 북미, 북일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대화의 효과를 살려보아야 하는 국면에 온 것이다.

다른 한편 북미, 북일 관계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회복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북한은 중국과 정상외교를 복원시키고 있었으며, 러시아와도 우호협정을 체결하게 되었다. 이러한 대외관계 개선은 이탈리아, 호주와의 수교 등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은 북미관계가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였고 남한이 이를 환영하는 자세를 가졌기 때문에 가능해졌던 것이다. 이러한 대외환경의 개선은 북한으로 하여금 대남 관계에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을 되찾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고 여겨진다. 특히 북한이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고 국제사회에 정상적인 일원으로 참여하는 데 국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세계적인 이벤트인 남북정상회담만큼 그 효과가 큰 것은 없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한 경제협력이 궤도에 오르고 남북한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계기를 잡을 수 있다면, 아직 불투명한 상태에 있는 북미협상과 북일수교 교섭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북한 미사일 위협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북미협상이 최소한 더 이상 악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주한미군의 지위나 성격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한과 미국 사이에 일정한 타협이 성립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북한의 북미 평화협정 체결 주장과 남한의 남북한 평화협정 체결 주장으로 팽팽하게 맞서오던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서도 대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남한이 미국에 대해 정치ㆍ군사 분야에서 독자적 공간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남북정상회담은 북일수교 교섭이 진전되는 데에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현재 북일교섭에 최대의 장애가 되고 있는 납치사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면 단기적으로는 수교교섭 이전에 경제협력을 앞당기는 방식을 강구해 볼 수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북미관계가 연락사무소 개설단계 정도로라도 개선된다면 북일수교는 급진전하여 수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동아시아에서 북미, 북일 대립의 배경에 있는 더 큰 불안요인은 미ㆍ일과 중국의 갈등관계라 할 수 있다. 남북한 관계 개선과 더불어 북미, 북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면, 미ㆍ일과 중국의 갈등 관계도 북한 변수 때문에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북한 위협을 구실로 일본 내에서 진행되던 보수ㆍ우경화 흐름도 견제 내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면 그동안 양자간 동맹관계를 축으로 유지해 오던 동북아시아 지역안보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서방 국가들과의 대외관계가 개선되자 그동안 참가를 거부해 오던 동아시아의 광역 다자 안보협력체인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ARF)에 가입을 신청하였다. 북미, 북일 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주한미군의 성격 내지 지위 여하에 따라서는 북한과 중국은 동북아시아 지역을 단위로 한 다자간 안보협력체 형성에도 참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남북한 경제협력이 본격화된다면 동북아시아 지역을 단위로 한 지역 경제협력에 탄력이 붙게 될 것이다. 그동안 한반도를 통해 일본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 도로 등 물류망이나 동아시아 정보 네트워크 등 일련의 지역 경제협력 구상이 남북한 대치상태로 인해 그 추진이 불가능했다. 탈냉전시대에 들어서며 환황해경제권, 환동해경제권 등이나 동아시아 에너지 공동체 등 동아시아 지역 경제협력을 위한 다양한 구상이 제시되어 있으나, 한반도 냉전구조의 지속이 그 실현을 가로막는 주된 장애의 하나가 되어왔다. 남북한 경제협력은 이러한 지역 경제협력이 실현되기 위한 가교이자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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