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00년 09월 2000-09-01   852

편파적 전문성 경계해야

관료의 눈에 비친 시민운동 ㅣ 환경부장관 자문관 구도완 · 국회 사무처 의사국장 주영진

매번 전문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되는 곳이 환경부문이다. 몇몇 환경 단체들로부터 기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추천받은 관료는 환경부장관 구도완(38세) 자문관. 그는 엄밀히 말하면 관료는 아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서 1년간 환경부 파견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운동의 전문성이란 운동에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는 능력과 구체적 이슈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전자는 시민단체가 당연히 갖춰야 할 전문성이고 최근들어 눈부신 성장을 해왔지만, 사회적으로는 후자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는 추세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도 쉴새 없이 환경 분쟁이 터지는 현실에서 시민운동가가 각 사안에 대한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발언권이 강화되면서 책임성이 대두되고 이 때문에 시민운동가들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사회적으로 요구받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전문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가령 도시계획 같은 구체적 사안에 대해선 운동가들이 문제의식을 가질 수도 없거니와 막연한 비판이 아니라 대안제시를 하기 위해서 전문적 지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시민운동가가 전문적 지식이 없으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빌릴 경우 종합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할 때가 많고, 단순히 한 전문분야의 특정인사의 주장만을 부각시킬 위험도 있습니다. 이를 언론을 통해 올바른 대안인 양 부각시키면 그 책임성에 문제가 있지요.”

그렇다면 그는 시민운동가들이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한 이유를 어디에서 꼽고있을까. “우선 돈이 없잖아요. 어떤 단체는 프로젝트를 받아서 단체를 운영하면서도 프로젝트를 굴릴 수 있는 전문가는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다른 보고서를 베끼는 스캔들도 발생했던 것 아닙니까. 또 정부·기업 출연 연구기관은 박사만도 수십명입니다. 자원면에서도 비교가 안되지요. 반면 시민단체에 관계하는 전문가들은 대부분 자원봉사 형식으로 결합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회 사무처 주영진(44세) 의사국장. 그는 지난 81년 4월 국회 입법고시 5회로 국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20년 동안 국회에서 잔뼈가 굵은 셈이다. 그는 기획예산담당관, 의사국 과장, 각종 위원회 업무 등 국회 사무처 업무를 두루 거친 뒤 지난 8월부터 의사국장직을 맡았다. 지난해 국감시민연대가 출범한 때다. 국감 평가의 전문성을 둘러싸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시민단체와 정치인 간의 설전이 오간 시기인 셈이다.

“국회의원은 소관 상임위가 있기 때문에 특정 사안에 대해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매번 정부 보고 등을 통해 그 분야에서 상당 수준의 전문성을 획득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볼 때 비전문가들이 자신을 함부로 평가해 정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데 이를 감수할 의원이 있겠습니까.”

그는 우선 일상적 의원 평가에서 정량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어느 의원이 몇 번 발의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국회에서 통과된 수치가 더 중요합니다. 제대로 토론도 거치지 않고 무작정 발의만 많이 했다면 무책임한 의원이지요. 청원 소개 역시 건수가 중요한 게 아니고 청원 내용의 건전성에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합니다. 또 의원 또는 공무원보다 특정사안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모니터를 할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런데 지난해 모니터 요원 중 단순 자원봉사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는 또 “국회의원들이 국감 때 중복질의를 피하고, 20일이라는 한정된 기간 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특정분야에 대해 고도의 전문성을 발휘할 경우 과거 평가지표로는 제대로 된 점수를 매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모니터 요원들이 단순히 통계 수치만을 볼 것이 아니라 종합적 시각으로 의원들을 평가해야 나름의 전문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기(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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