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파괴적 개발에 지역주민 2달째 저지 투쟁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월 29일 새벽,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성미산은 벌거숭이가 되었다. 수은주가 영하 14도까지 곤두박질친 추위 탓에 주민과 등산객이 없는 틈을 타 서울시가 성미산 6000 평의 나무 2400여 그루를 단 두 시간만에 싹둑 베어버린 것이다.
마포구는 서울에서 자연 녹지가 가장 적은 구이다. 50만 명이 살고 있는 마포구에 자연 녹지라곤 노고산 꼭대기와 상암동 일부, 그리고 성미산 뿐이다. 와우산은 배수지 공사로 숲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성미산은 마포구민들뿐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철새 맹조류, 다양한 텃새들, 아까시 나무들에게 생명의 숲이다. 서울시와 상수도사업본부는 개발 논리를 앞세워 이토록 소중한 생태 공간을 무참하게 파괴하려 하는 것이다.
설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벌어진 파괴에 주민들은 당황할 겨를도 없었다. 주민들은 곧 밀어닥칠 추가 공사에 대응해야 했다. 주민들은 1월 30일부터 밤샘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눈 덮인 성미산에서 합동차례를 지내는 등 설 연휴까지 반납한 채 성미산을 지키기 위한 본격적인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현재 성미산에는 ‘젊은 아빠들’이 번갈아 밤새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낮에는 ‘엄마들’이, 그리고 새벽에는 ‘어르신들’이 지킨다. 이들 모두에게 성미산은 그저 파헤쳐서 땅값과 집값을 올리는 경제적 수단이 아니라 생명체이자 삶의 공간인 것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20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와 공사업체 직원 40여 명이 포크레인 두 대와 전기톱을 갖고 와 공사가도 개설을 시도했다. 주민들은 포크레인 삽 위에 올라앉고 바퀴 앞에 드러눕는 등 포크레인의 진입을 막기 위해 몸을 내던졌다.
주민들의 저항이 거세질수록 상수도사업본부와 공사업체의 폭력도 무자비해졌다. 3월 13일에는 새벽 7시부터 100여 명의 용역 깡패들이 폭력을 휘두르며 공사강행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십 여명이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고, 4명은 심한 부상을 했다. 심지어 출동했던 경찰들까지 폭행을 당할 지경이었다. 이러한 폭력에도 지역 주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공사를 철수시키고 밤샘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대책위는 앞으로 다가올 폭력적 공사강행 시도를 막기 위해 바리게이드를 설치하고, 비상연락체계를 조직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성미산에서의 행사도 계속 할 계획이다. 3월 30일에는 벌목된 성미산에 나무심기와 숲속 음악회가 예정돼 있다. 매주 성미산 어린이 생태학교가 열리고 매주 토요일에는 주민촛불집회가 열린다.
“2400여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습니다. 거기다 우리, 다시 나무를 심읍시다. 구청이 안 하면 우리가 심읍시다. 한 그루 한 그루…, 그것이 우리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대책위 홈페이지에는 오늘도 이런 소망을 담은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