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03년 05월 2003-05-01   1337

지역운동중계차 군포_ 청소년 인권은 F학점

푸른희망군포21, 청소년 인권실태조사보고 발표


“두발, 복장 단속 정말 짜증나요.” “아침부터 머리카락 잘리는 기분 아세요? 더러워요.” “성질 같아선 선생님 머리카락도 다 잘라버리고 싶어요.” “도축장에 끌려가 털 깎이는 심정… 정말 굴욕적이죠. 귀 밑 몇 센티가 뭐 그리 중요하다고.”

인간이 인간으로서 누릴 권리를 누구나 인정하지만 청소년에게 인간의 권리는 입시라는 유기(有期)징역을 살아야 얻을 수 있는 멀고 낯선 것이다. 불합리하게 유예된 권리를 청소년들에게 찾아주기 위해 푸른희망군포21실천협의회는 지난해 10월 청소년인권학교를 열고, 온라인에 청소년인권카페를 만들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군포시 청소년 735명과 188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네 차례의 간담회, 두 차례의 길거리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를 묶어 지난 3월 군포시 청소년인권실태조사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전에 군포시는 국내 다른 지역처럼 청소년 인권 관련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했고, 기본적인 인권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다. 고교 평준화 지역으로 바뀐 지 3년째로 인근 지역보다 교육 여건이 떨어진다는 점말고 청소년 환경에 별다른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청소년인권실태 조사결과에서도 군포지역 청소년들은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청소년들처럼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청소년의 50∼90%가 학교에서 인권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유형은 외모·성격·성별에 따른 차별, 신체·표현의 자유와 사생활권 제약, 교사 체벌 등으로 나타났다. 또 72%는 지역에서 인권침해를 받았을 때 보호받을 곳이 없다고 응답했다. 지역청소년 지도위원에 대한 인지도는 9%에 불과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권 불감증이다. 각 문항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이 상당수 있었고, 응답 청소년의 63%가 청소년은 필요에 따라 권리를 제약받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 교사 80% 이상이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과 교사가 된 뒤 인권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했으며, 청소년도 68%가 청소년의 인권과 관련된 제도나 법률에 대해 배운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에서 청소년 인권은 어느 정도 보장되고 있을까? 가정에서의 의사결정권한, 부모의 양육태도에 대한 만족도, 이성교제 등에 대한 간섭, 서열상의 차별 등에 대해 응답자의 40%가 인권침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80% 이상이 부모 체벌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응답 교사의 93%가 학교 운영에 청소년들의 참여가 필요하며, 96%는 인권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점이다. 물론 참여 정도나 교육 내용의 차이는 있지만 청소년 인권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되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푸른희망군포21실천협의회는 청소년인권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4월 12일 청소년권리찾기 토론회를 청소년문화의집 로비에서 열었다. 협의회는 다양한 여론 수렴을 위해 앞으로 크고 작은 토론회를 몇 차례 더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소년인권조례제정운동, 청소년자치활동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 청소년 인권교육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지수 푸른희망군포21실천협의회 사무차장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