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08년 05월 2008-04-02   445

2008년 참여연대

책임지는 공직사회를 위한 관료감시운동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간사 jeonguk@pspd.org

이번 이명박 정부의 내각 구성을 지켜본 국민들은 여러 가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외환위기를 불러온 한보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던 한승수 총리의 기용이나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있었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용은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불린다. ‘고소영 내각’은 고려대-소망교회-영남으로 내각을 구성했다고 해서, ‘강부자 내각’은 이번 내각구성의 또 다른 특징인 강남-부동산-자산가를 비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시장으로 있었던 서울시청 출신은 ‘S라인’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렇듯 특정계층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사적관계에 의한 인사등용을 비꼬는 신조어들이 만들어졌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내각을 구성하며 공적인적풀이 아닌 사적인적풀에서 각료들을 구성하면서 사전검증에 실패해 도덕성과 자질문제로 인사청문과 임명과정에서 큰 혼란을 가져왔다. 또한,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부자내각을 구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재산형성과정에 문제점만 없다면 ‘부자’라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 아니라지만 재산형성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불거져 나왔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재산은 그만큼 더 큰 ‘이해충돌’의 가능성을 가져온다는 것을 간과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조각작업 초반 내정자들의 잇따른 사퇴 이후 이제 국민의 눈치는 그만 봐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언론과 인사청문회를 통해 부적격자로 검증된 인물의 임명을 단행하는 ‘오기인사’를 강행했다. 표절, 탈세, 민주화탄압 전력, 공금유용 의혹이 제기된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직무수행에 큰 하자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임명했다. 더욱이 삼성의 금품로비 대상으로 일명 ‘떡검’으로 지목된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은 직접 뇌물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김용철 변호사의 증인채택문제를 핑계로 인사청문회조차 열리지 않았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방송통신의 독립성문제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기의혹에 대해 ‘땅을 사고 판 것은 귀신이냐’는 물음에 그렇게 생각한다며 국민들을 놀래킨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시민사회의 반대와 야당의 부적격판정으로 보고서도 채택하지 못했으나 임명이 강행되었다.

 

잘못된 정책 결정 책임 반드시 물을 것

인사청문회는 정무직인사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제도이다. 또한, 고위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청렴경력’을 관리하게 하는 기능이다.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고위직을 희망하는 관료가 스스로 인사청문회의 기준에 맞춰 자신의 경력을 ‘도덕적’으로 관리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번 청문회에 비도덕적인 인사가 대거 발탁되면서 인사청문회의 순기능이 크게 훼손되었다. 더구나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것처럼 이명박 정부의 각료들의 도덕성 부족은 하위직을 포함한 공직사회 전반에 공직윤리에 대한 긴장을 해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정부조직개편과정에서 국가청렴위원회와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합했다. 이명박 정부는 통합이유로 국민 권리구제업무와 국가청렴도 향상을 위한 활동, 행정과 관련한 쟁송업무 등 국민의 권익보호 관련 업무들이 여러 기관으로 나뉘어져 있어 국민에게 혼란과 불편을 초래하므로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국민의 권익 구제 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각 부서의 통합과 위상의 약화로 그나마 역할을 하지 못하던 부패방지활동이 위축될 것이 우려된다. 참여정부 말기에 행정자치부의 공직윤리 기능을 국가청렴위원회로 이관하여 부패방지와 공직업무 일원화를 시도하는 등 부패방지활동의 강화를 위한 여러 논의가 있었으나 이제는 요원해졌다. 다시 말하면 관료들에 대한 시민의 감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운하건설을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민자 방식을 통한 개발로 세금 한 푼 안 들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민자를 통해 건설한 유료도로나 각종 시설이 높은 사용료로 시설활동은 되지 않은 채 적자분은 국가나 자치단체의 예산으로 보상해주는 실패를 여러 번 경험했다. 민간제안사업의 이익보장제도는 폐지되었으나 운하건설업체에게 신도시개발 또는 택지개발의 개발권을 주는 방식으로 이익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오히려 민자 방식으로 통한 난개발 광풍이 몰아친다면 사회적 자산의 낭비를 초래하고도 정책을 추진한 관료와 정치인은 민간개발방식 뒤에 숨어 책임은 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관료 실명감시, 공직사회 모니터 진행할 것

과거에도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으로 대표되는 경제 정책의 실패는 수많은 국민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았다. 부동산정책의 실패로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고 문화산업을 육성한다며 도박산업을 키워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지만 누구하나 정책 실패에 대해 책임지는 관료는 없었다. 새만금 갯벌 매립과 핵폐기장 건설 사업과 같이 지역사회와 사회적 갈등을 부른 대형국책사업의 경우 누가 책임자인지 가리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우리나라의 관료들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면서도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정책 실패의 책임은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온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책결정과 예산집행을 주도하고 있는 관료집단에 대해 시민의 눈으로 감시가 필요하다. 참여연대는 2006년 10월 관료감시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위해 2기 시민행동으로 ‘관료감시운동’을 시작했다.

관료감시운동의 첫 번째는 관료실명감시이다. 관료들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지만 정책이 실패하더라도 조직 뒤에 숨어 실제 정책 결정의 책임을 피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바다이야기사태, 의약품정보시스템 실패, 국민방독면 도입정책 등 실패한 정책 결정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는 관료의 충원 및 퇴직 후 취업에 대한 모니터를 강화하는 부분이다. 고위 관료의 충원은 주로 고시제도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패거리문화를 조장하고 하위직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등 고시제도의 폐해를 일일이 거론할 필요는 없다. 참여연대는 고시제도를 비롯한 관료 충원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에 대해 고민하고, 고위 공직자들의 공개되는 재산을 검증을 통한 직무상의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활동과 함께 일상적인 공직윤리강화를 위한 활동도 진행 중이다. 또한 상당수 관료들이 퇴직 후에도 업무연관성이 있는 기업이나 산하기관으로 이동하여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몇 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취업제한제도의 실효성을 비판하고 퇴직관료의 재취업실태를 고발하여 정책이 왜곡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퇴직하여 기업의 로비스트가 되었다가 다시 공직으로 들어오는 회전문현상은 심각한 이해충돌의 가능성을 낳고 있다. 참여연대는 관료의 청탁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한 바 있으며 개정운동을 지속할 것이다.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고 한다. 감시로부터 관료집단이 시민의 감시로부터 자유롭다면 부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민주적인 통제마저 받지 않는다면 그 문제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잘못된 정책을 부지런히 결정하고 집행하는 관료’는 무능한 관료보다도 사회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침 일찍 회의를 주재하며 ‘공무원은 국민의 머슴’이고 머슴은 주인보다 먼저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머슴은 일찍 일어날 뿐만 아니라 주인의 뜻에 따라 일해야 한다. 관료집단이 국민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하는 ‘부지런한 확신범’이 되지 않도록 ‘관료감시운동’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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