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11년 03월 2011-03-01   2789

나라살림 흥망사-숲이 있어야 문명도 있다

숲이 있어야 문명도 있다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

역사 속에서 환경문제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주의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환경문제가 언제나 존재했기 때문에 지금의 환경문제도 위기가 아니라는 반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멸망해야만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는다면, 그 또한 논리적 모순에 빠지게 된다. 반성할 우리들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 환경파괴로 인한 문제를 인식하는 것은 현재의 전 지구적인 재앙에 대한 시사점을 줄 것이다.

  사람들 특히 한국 사람들에게 산 이미지를 설명하라고 하면 녹색으로 가득 찬 산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중동이나 적지 않은 나라들에서의 산은 헐벗거나 거의 나무가 없는 모습이다. 물론 우리도 50년 전만 해도 마찬가지였다. 숲은 인간의 역사와 문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것을 가장 잘 설명한 말이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라는 프랑스 작가 샤토 브리앙이 한 말이다. 또한 ‘세계 역사의 주인공은 삼림이 풍부한 숲을 누가 먼저 쟁취하느냐에 달렸다. 세계 문명은 숲이 풍부한 지역에서 번성해 숲의 소멸과 함께 종말을 고했다.’

  역사의 주인공은 인간이었지만, 그것은 자연과 함께한 역사였다. 인간과 땅(자연), 특히 나무의 활용 등 숲과의 상호작용에 입각해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나무를 이용해 최초의 문명을 꽃피운 메소포타미아에서부터 19세기 당시 세계에서 가장 광활한 삼림인 미국 동부의 삼림을 이용해 유럽국가들을 누르고 경이적인 발전을 이룬 신생국가 미국에 이르기까지 숲은 문명과 국력의 상징이었다.

그리스의 패권과 숲

숲의 파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지중해 부근이다. 울창한 삼림으로 덮여있던 지중해 부근은 지금은 그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우선 그리스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다.

  그리스의 내전인 펠로폰네소스의 전쟁에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은 함대를 만들 수 있는 나무를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 함대건조를 위해서는 많은 나무가 필요했고, 나무로 된 군선은 수명이 짧아서 계속해서 새로 건조해야 했기 때문이다.

  초기에 많은 함대를 가지고 있던 아테네는 스파르타의 동맹군을 압도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새로 배를 만들 나무를 구하기 어려운 아테네가 수세에 몰려 결국 패하게 된 것이다. 아테네는 주변의 삼림을 너무 많이 파괴해서 더 이상 나무가 없었던 탓이다. 따라서 에게해의 섬들과 소아시아의 동맹도시로부터 목재를 수입해야 했고, 이것도 부족해서 나중에는 페니키아 즉 지금의 레바논에서도 나무를 들여와야 했다. 레바논의 민둥산은 이때 만들어졌다. 재미있는 것은 레바논의 국기에는 백향목이라는 나무가 그려져 있는데, 이 백향목도 이때 대부분 없어졌다는 것이다. 백향목은 매우 단단한 나무여서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을 만들 때나 솔로몬 궁전의 기둥에도 쓰여 졌다. 당연히 군함 등 전쟁무기로도 쓰여 지고 마구 베어버려서, 지금은 1,200여 그루밖에 남아있지 않다. 과거 그들의 영광이 사라졌다는 것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 전쟁은 그리스 세계전체를 황폐화 시켰다. 이 때문에 헬레니즘의 북부변방에 있던 마케도니아가 풍부한 숲으로 인해 그리스의 패권을 잡았던 사실은 숲이 한 나라의 흥망성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보여준다.

숲 때문에 로마도 멸망

로마도 처음에 갈리아와 에스파냐를 정복한 이유가 울창한 삼림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지 않아 고갈된다. 그리스보다 훨씬 더 큰 대제국을 건설한 로마는 더 많은 나무를 필요로 했다. 군함도 군함이지만 관산에서 구리와 철을 채굴하기 위해서 갱도의 갱목이나 야금에 필요한 목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로마 후기에는 배는 물론 땔감을 쓸 나무도 부족했다. 무한정 제국이 넓어질 수는 없는 일, 자원이 부족해진 로마의 멸망원인 중 하나가 된다. 현재 북아프리카의 헐벗은 모습은 로마시대의 숲에 대한 약탈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로마는 전쟁무기와 함대건조 말고도 생활에서 목재를 너무 많이 사용했다. 특히 목욕탕은 로마시내 한군데에만 11개의 대형목욕탕과 856개의 작은 목욕탕이 있었다. 쾌적한 로마인의 생활을 위해 지중해의 자원이 약탈당한 셈이다.

  로마의 교훈을 망각한 서양은 또다시 12~13세기에 대대적으로 삼림파괴가 벌어진다. 결국은 14세기 유럽에 걸친 흑사병과 인구격감을 낳았고 이를 회복하는데 한 세기가 흘렀다.

우매한 인간들이 망쳐놓은 숲

역사를 알려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의 사실을 통한 현실과 미래의 대처에 있다면 현재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는 분명하다. 우리를 위해서라도 자원의 낭비는 막아야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에르쉬크톤의 예가 있다. 그는 신의 정령이 깃든 나무를 함부로 베어내 그 벌로 걸신이 들려 자신의 몸까지도 먹어버렸다고 한다.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스스로를 망치는 인간의 우매함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브리앙의 말대로 한다면 문명세계가 문명을 위해 쓰기위해 숲을 베어내자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문명세계까지 사라지는 운명이 되는 셈이다. 지금은 나무대신 석유와 철 등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자원은 유한한 법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중요한 일은 급하지 않는 법이다. 짧게 생각하다가 위기가 닥쳐왔을 때는 손쓸 도리 없이 멸망의 길을 밟게 된다. 

참고도서
<녹색세계사> 클라이브 폰팅, 이진아 역, 그물코. 2003
<환경은 세계사를 어떻게 바뀌었는가> 이시 히로유키 외, 이하준 역, 경당, 2003
<고대문명의 환경사> 도날드 휴즈, 표정훈역, 민음사, 1998
<숲의 서사시> 존멀린, 송명규역, 따님, 2002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