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 2026-03-30   88458

[논평] 실질적 북한주민 인권에도, 평화정착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을 한국정부의 ‘북한인권결의안 제안국’ 참여

남한도 분쟁당사자라는 인식 결여된 고압적 태도로
어떻게 평화 인권 이룰건가

지난 28일 이재명 정부가 제61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될 예정인 북한 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정부 내에서 불참을 고려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외교부는 “북한 주민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기 위해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제안국 참여는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에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정치적 결정이다. 외교부가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감수하고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데 앞장 서는 것은 원칙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부적절하다.

우선, 남한은 70여년째 북한과 군사적 분쟁 중에 있는 분쟁당사자다. 상대측의 인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면, 정전대결 상태를 끝내는 일이다.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민주주의라던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부가 인권과 평화는 별개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 한미간 벌이는 연합군사훈련도 3축체계 등 현재 미국 등이 이란에 벌이는 군사행동의 한국판을 훈련하는 것이다. 우리가 분쟁의 당사자이고 평화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책임주체라는 인식 없이 ‘북한인권‘을 외쳐서는 절대로 북한주민을 도울 수 없다.

둘째, 불과 1년전까지도 한국정부는 북한의 인권을 빌미삼아 민간의 대북 전단 살포를 지원하고 대북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는 한편, 무인기를 침투시켜 북한을 도발했었다. ‘인권’의 이름으로 국지전을 유도했던 주체가 사과와 반성도 없이 ‘인권’ 문제 제기에 앞장서는 것이 곱게 받아들여질 리 없다.

셋째, 극히 최근에 일어난 미국과 이스리엘의 침략전쟁과 협상의 일방적인 파기, 민간인 살상에 대해서 아무 비판도 하지 못하던 외교부가 ‘만만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볼썽사납다. 이란과 미국의 협상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파기했을 때도, 미국이 북한과의 약속을 파기했을 때도 한국은 아무말도 못했다. 북한은 남한의 이런 태도를 북한을 악마화하는 불의한 국제질서에 동조하고 순응하는 것으로 보고 2019년 하노이 회담이후 남한정부에 대해 불신과 무시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넷째, 지난 20년 동안 결의안이 지속적으로 채택되고 북한인권에 대한 국내외의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었음에도 북한인권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부터 성찰해야 한다. 제재와 징벌 위주의 접근 때문이었다. ‘인권’을 말하면서 타미플루 백신지원도 가로막고, 주사바늘조차도 2중용도 물품으로 제재하는 것에 한국정부도 협력해 왔다.

북한의 인권실태가 매우 열악하고 북한 당국 스스로 인권상황을 개선토록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처해있는 대내외적인 상황과 국제사회와의 협력 여건도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 분단과 적대적 대결이 초래한 군사적 대결구도는 북한 인권 실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북한주민을 위해 한국정부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서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줄이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을 찾는 것이다. 지금 이 시기에 대북인권결의안에 앞장서는 것은 원칙도 실용도 아니다. 오직 이재명 출범 이래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취해왔던 노력들을 스스로 무위로 돌리는 자충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책변화가 시급하다. 이재명 정부에서 한반도 주민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제대로 된 평화독트린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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