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조항, 꼼수 개정으로 위헌성 해소 못해
어제(3/23)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제1소위원회를 열고 선거구 획정, 비례대표의원 비율 확대, 중대선거구제 확대 등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6.3 지방선거를 불과 70여 일밖에 남겨두고도 국회는 이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반면, ‘후보자비방죄’를 기존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포함)’에서 ‘후보자 또는 예비 후보자’로 대상을 바꾸기로 합의하고 의결했다. 거대 양당 독식 지방선거제도 개혁에는 한없이 더딘 것과는 달리,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개악에는 한뜻으로 나서는 국회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 정개특위는 위헌성이 확인된 해당 조항을 꼼수로 개정할 것이 아니라 후보자비방죄를 폐지해야 한다.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는 2016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가 상대후보를 낙선시키고자 허위사실 공표와 비방을 행했다는 이유로 처벌된 것에 대한 헌법소원에 대해 법 제250조 제2항과 제251조에 대하여 각각 합헌 및 일부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2024. 6. 27. 2023헌바78). 헌재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까지 포함하는 것을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본 것이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후보자비방죄를 폐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국회는 해당 조항을 폐지해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려는 노력을 하기는커녕 위헌 결정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예비후보자”로 수정하는 꼼수 개정에만 머무른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58조 제2항은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라고 선거운동을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법 제251조는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사실을 적시하여 비방하면 처벌한다. 개인적 평가나 의심스러운 전언에 대한 확인과 해명을 요구하는 것도 ‘비방’이 될 수 있다. 이에 법원은 일일이 사건별로 발화자의 지위와 위치, 그 말이 나온 때와 장소, 언급하게 된 배경과 맥락, 발화의 방식 등을 따지며 후보자비방죄의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법의 명확성이 떨어지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후보자비방죄의 위헌성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예비후보자”로 수정하는 것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후보자비방죄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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