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기타(od) 2004-06-25   727

[기고] 우리는 누구에게 분노의 화살을 보내야 하는가

김씨 피살 야기한 장본인은 ‘부시와 네오콘’ /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부시낙선운동을 펼치고 있는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고 김선일 씨 피살사건을 야기한 장본인은 부시와 네오콘세력이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현재 ‘아시아 부시낙선 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인 조교수는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국가적 경계를 넘는 반부시운동을 호소하며 한편으로는 김선일 씨의 피살사건을 겪고도 파병을 강행하려는 한국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편집자 주

불굴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파병 강행을?

김신일 씨의 무사귀환을 바랬던 많은 국민들은 기대가 물거품이 되면서 모두가 충격에 휩싸여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누구에게 분노의 화살을 보내야 정당한 것인가하는 물음을 갖게 된다.

일부 국민들은 무고한 양민의 목숨을 볼모로 하는 이라크 무장단체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대한민국의 ‘불굴(不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파병을 더욱 강력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민들도 있다.

아무리 미국에 대한 ‘항전’이라고 하더라도 테러행위에 대해 항변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미국이 잘못 저질러 놓은 ‘증오의 전쟁’에 우리가 잘못 말린 것인데, 오히려 더 강력하게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감정적인 반응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당연히 이라크 파병반대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오늘도 광화문에 서서 추가파병을 ‘줏대도 없이’ 밀어붙히고 있는 참여정부를 비판하면서 추가파병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의 직접적인 책임은, 미국의 추가 파병 요구를 뿌리치지 못한 노무현 정권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기를 만든 참여정부에 대해서 분노하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분노를 더욱 올바른 방향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라크 저항단체들로 하여금 김선일씨 살해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한 실체, 또한 한국정부에 대해서 추가파병을 선택하도록 강제한 실체, 그리고 이러한 증오의 전쟁을 유발시킨 실체에 대해서 말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구실로 이라크 침공을 자행하고 이라크 국민들을 끊없는 항전과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부시와 네오콘세력에게 분노의 화살이 향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단을 만든 장본인은 부시와 네오콘세력이다

조금만 꼽씹어 사태를 보게 되면, 오늘의 사단을 만든 장본인은 바로 반테러전쟁과 선제공격전략으로 무장하여 전세계를 호전적 군사주의의 위협에 놓이게 만든 부시와 네오콘세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라크 침공을 통해서 증오와 대립, 살상이라고 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 바로 부시와 네오콘세력이다.

네오콘은 9.11 이후 반테러전쟁이라는 명분으로 이라크전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선제공격전략’을 전면화한, 미국적 전통에서 보더라도 ‘예외적인’ 호전적 집단인 현재 부시행정부의 정책집단을 지칭한다. 체니 부통령을 비롯하여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과 같이 과거의 방어적 안보개념이나 다자간 외교협상을 중시하는 현실론과도 달리 무력도 불사하는 신우익집단이 핵심이 된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철학 없음’과 종속적 태도 역시 비판받아야 할 만큼 자명하지만, 자신들이 잘못 저지른 왜곡된 전쟁에 참여정부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파병을 강제한 것도 바로 현재의 부시정권과 네오콘세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의 부시정권은 그동안 ‘반테러리즘’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일방적 패권주의 정책을 밀어붙였고, 그 결과 오히려 전세계의 긴장과 갈등을 격화시켜 왔다. 또한 부시정권과 언론, 무기, 석유재벌들 간의 질긴 공생관계는 미국 내 경제와 민주주의를 끊임없이 훼손시켜 온 것은 물론, 국제적으로는 기업 주도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제3세계에 강요함으로써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각종 국제법과 조약을 무시하고 UN을 무력화하는 등 그 일방주의적 정책이 도를 넘어 왔다.

김신일씨 학살 등의 사건은 부시 및 네오콘세력의 호전적 군사주의정책이 야기한 결과적 현상일 뿐이다. 물론 더 본질적으로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군사주의와, 더 본질적으로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추동하는 초국적 자본의 힘이 있다. 그러나 9.11테러로 인한 미국의 상처받은 애국주의를 대외공격적 정책으로 몰고가서 끝내 이라크 주권국가를 침공한 부시와 네오콘 일당에게 일차적으로 돌려져야 한다.

국가적 경계를 넘어서서 응징의 수단 찾아야

자, 여기서 우리는 고민에 빠진다. 부시와 네오콘 일당에 대해서 분노를 표하고자 하여도, 미국 국민도 아니고 징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국경이라는 한계가 전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부시와 네오콘 세력을 응징하는 일에 거대한 장애물로 등장한다.

그러나 부시와 네오콘의 호전적 군사주의정책으로 전세계 평화가 위협받고 있고 김신일씨 같은 선의의 죽음이 나타나는 마당에,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사태를 바라만 보거나 발만 동동 구를 수도 없다.

어떻게든 국가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지구촌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부시와 네오콘 일당을 응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단순히 ‘우리’ 군대만 이라크에 파병하지 말자고 하는 시각을 벗어나서 – 그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 이라크 침공 자체를 우리 의제로 끌어안고 허구적인 이라크 주권이양 반대 등 국제적인 반전평화운동에 동참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과 동시에 얼마남지 않은 미국 대선에서, 부시와 네오콘세력들이 재집권하여 ‘또다른 4년’ 동안 지구촌이 전쟁과 증오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지 않도록 보다 직접적인 행동을 고민해야 한다.

마침 미국 대선이 코앞에 있다. 과거에는 남의 나라 일이지만 김선일씨 사건을 거치면서 이것이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아직 지구적 투표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 내 민주세력들이나 지구촌 평화세력과 연대해서 부시와 네오콘세력에 대한 국제적인 퇴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부시와 네오콘 세력의 국제적인 퇴출운동을

부시와 네오콘세력에 반대하는 다양한 투쟁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부시를 낙선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미국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도 유럽에서는 보이코트 부시운동,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포함해서 아시아의 여러나라 단체들이 연대하여 부시낙선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평화편지보내기운동, 부시낙선을 홍보하기 위한 미국 종단 투어, 부시를 국제전범재판에 회부하기 위한 캠페인, 반부시 지구촌 선언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서 아시아의 민중들이, 또한 지구촌 시민들이, 부도덕한 부시와 네오콘 세력에 대한 지지가 미국 및 전세계평화에 대한 파괴적 행위임을 미국 유권자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부시와 네오콘 세력이 퇴출되지 않는다면, 김선일 씨와 같은 무고한 죽음들이 계속될 것이다. 이라크 민중들은 왜곡된 대립의 구도 속에서 눈물의 계곡을 헤어나올 수 없게 될 것이다. 자, 김신일 씨 죽음을 계기로 우리 마음에서 들끊는 분노를 부시와 네오콘세력에게 정당하게 되돌려 주자.

줏대 없이 반역사적인 파병의 길로 나아간 참여정부에 대해서, 또한 서서히 드러나는 외교통상부의 무능과 파렴치함에 대해서, 또한 한국 파병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봐 납치사건을 숨긴 미정보당국에 대해서 우리는 분노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추가파병 결정 철회를 위해서 오늘도 광화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김선일씨를 죽음으로 몰고간 근본원인을 제공한 부시와 네오콘 일당을 퇴출하기 위한 국제적인 운동에 나서야 한다.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서, 김선일씨 죽음을 몰고온 ‘지구촌 공공의 적’을 응징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

조희연 (참여연대 운영위부위원장, 성공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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