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 발행, 『참여연대 보고서』에 대한 반론 – 전문①
2008. 2. 참여연대
들어가며
2006년 9월 유석춘 교수 등은 자유기업원의 용역을 받아 『참여연대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는 편향된 시각과 공정치 못한 기준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참여연대를 악의적으로 비난하고 있지만, 참여연대는 그 동안 반론을 자제해 왔다. 참여연대를 분석한 수많은 논문 및 보고서 중 하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언론이 이 보고서의 과장된 통계들과 조작된 결론을 검증 없이 인용하여 참여연대의 활동을 비방하는 데 활용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어, 시민과 언론에 균형 잡힌 인식을 제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반론권을 행사하고자 한다.
보고서의 요지
보고서에서 저자인 유석춘 교수 등은 ‘참여연대의 권력유착’이라는 제목의 장에서 “참여연대의 임원 150명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 기간 동안 313개 공직에 참여”하였고, 특히 노무현 정부에 와서 158개 공직에 진출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그 결과, “참여연대가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 권력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왔으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출범한 이후 발생한 각종 권력형 비리에 과거와 같이 끈질긴 비판과 저항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이유도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저자들은 “관변화된 참여연대는 ‘시민운동단체’가 아니고 정치집단 즉 ‘정당’이라고 밝혀야 하며 ‘무늬만 시민운동’은 국민을 상대로 한 일종의 기만행위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잘못된 비판 1> 보고서의 편파적 접근시각과 이중기준
○ 정부 위원회 참여는 권력유착? : ‘거버넌스’에 대한 무지 혹은 외면
이 보고서는 시민사회를 연구하는 사회학자가 작성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정부 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하는 행위를 권력유착행위로 단정하는 비과학적이고 편파적인 시각으로 일관하고 있다.
유석춘 교수는 정부의 위원회가 진보적 지식인은 물론, 보수적 지식인, 시민단체, 그리고 정책별 이해관계자에게 고루 개방되어 있다는 사실에 애써 무시하고 있다. 유석춘 교수의 논리대로라면 헌법상의 대통령 자문기구로서 그 위상과 권위가 매우 높은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수년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나 중소기업중앙회와 같은 경제단체의 대표자들이나, 보수적 경제전문가들도 정권에 참여하고 권력에 유착한 것이 된다.
협력적 거버넌스의 구축과 발전은 민주주의의 안정적인 발전과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정권의 교체와 무관하게 추구해야 할 목표” 중의 하나이다.
정부의 위원회는 그 취지가 법률상 혹은 구성 취지상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의 비판적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말하자면 민주적 협치(governance)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자신의 정책적 견해를 피력하거나 정부 활동에 대한 비판적 견제를 위해 참여할 수 있다. 이를 권력유착행위로 보는 것은 모든 민주적 장치를 외면하고 시민사회의 활동영역을 가두에서의 캠페인으로 제한하려는 매우 소극적인 자세이다.
○ 참여연대를 자발적으로 도운 전문가들이 왜 비난받아야 하나?
– 전문가들의 행정참여와 시민단체 임원의 행정참여를 동일시
이러한 마구잡이식 비판은 결국 정부 위원회에 참여했던 개별 전문가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들의 정책참여를 무분별하게 비난하는 오류를 낳는다.
시민사회단체에 참여하는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일종의 전문직 자원활동가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시민단체에 전속되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적 능력을 시민단체를 위해 나누는 수준에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시민사회단체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시민단체 참여 외에도 전문가로서 고유한 활동지향과 정책적 참여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적 능력과 견해를 바탕으로 행정에 참여하고 각종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을 과연 어떻게 비난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도 대다수 정부 위원회에서 위원을 위촉할 경우, 시민단체를 통해 시민단체의 대표로서 전문가를 추천받기보다, 해당분야 전문가로서 당사자를 직접 접촉하여 행정참여를 요청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시민단체의 참여라기보다는 학계를 비롯한 전문가 개인들의 참여가 주축인 셈이다.
따라서 시민단체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정부 위원회 참여에 대해 평가하거나 통계를 작성할 때는 전문가들의 행정참여가 자연스럽다는 전제 하에, 전문가로서의 정책적 개입과 시민단체 임원으로서의 개입을 세심하게 구분해야 한다.
『참여연대 보고서』는 시민단체를 비난할 주관적 목적에 사로잡힌 나머지 이러한 구분을 무시하고 있다. 나아가 참여연대 외에 다른 진보 혹은 보수적 시민사회단체들의 사례를 합리적으로 비교하기 위한 노력도 일체 배체하고 있다.
○ ‘정치참여’와 ‘정책제안’의 차이, ‘권력유착’과 ‘행정참여’의 차이를 의도적으로 외면
이 보고서는 참여연대의 왕성한 정책제안 활동과 정책비판 활동을 정권 참여 혹은 정치(정당)참여 행위와 혼동하고 있고 이를 구분하기 위한 학자적 노력을 방기하고 있다.
권력 장악을 위해 정당의 일원으로 정치행위를 하는 것과, 시민사회의 정책적 견해를 정부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구분된다. 후자를 위한 다양한 공익적 로비행위는 시민사회단체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이를 시민운동의 본령을 벗어난 정치적 탈선으로 보는 것은 단견이다.
한편, 학자 혹은 시민단체 주요 임원으로 활동하다가 권력 장악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에 진출하거나 고위급 상근직(정무직) 공무원이 되었다면 이는 정치에 가담했거나 정권에 참여했다고 할 만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놀랍게도 이 보고서의 저자인 유석춘 교수와 이른바 뉴라이트단체들의 주요 활동가들이 직접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 참여연대 활동내용의 ‘관변화’를 밝힐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못해
보고서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출범한 이후 발생한 각종 권력형 비리에 과거와 같이 끈질긴 비판과 저항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이유도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입증할 아무런 실체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사실상 참여연대가 역대정부의 권력형 비리에 대한 가장 비타협적인 비판자였다는 명백한 사실은 외면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권력형 비리나 권한남용에 가장 철저한 감시자로 활동하였고, 설사 참여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우호적인 정권이라 하더라도 그 실정失政과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만큼은 가장 신랄한 비판자로 활동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참여연대가 취한 각종 입장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옷로비 사건이나 차남, 삼남의 비리혐의에 대해 특검법을 관철시키고 부패방지법을 제정시킨 중추적 역할을 참여연대가 수행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2002년 대선 시기 경선자금 및 대선자금모니터단을 구성하여 여야를 막론하고 각 정당의 회계장부를 열람하여 공개한 바 있고, 이후 대선자금 수사에서도 성역 없는 철저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했으며, 바다이야기 등의 비리사건에 대해서도 도박산업규제네트워크(2003-2006) 등을 통해 어느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가장 일관되게 책임규명 활동을 전개했다.
무엇보다도 참여연대는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여 이를 관철해냈고, 매 각료 인선마다 예외 없는(설사 참여연대 관련 인물에 대해서조차) 윤리적 기준을 적용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는 권력감시단체로서 참여연대가 존립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 바탕이 되고 있다.
<잘못된 비판 2> 악의적으로 과장된 통계 – ‘150명 정권 참여’
○ 10여년 전 자문위원, 고문도 참여연대의 ‘정권 참여’ 통계로 집계
『참여연대 보고서』는 ‘역대 정부에 150명의 임원이 313개 정부 직위’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터무니 없는 과장이다.
이중 61명, 123개 직위는 주로 자문위원, 고문의 참여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는 시민사회 원로 혹은 학계 전문가들의 ‘참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나 참여연대 임원의 참여로 해석될 여지는 희박하다.
보고서는 특히 ‘노무현 정부 하에서 158개 직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이 중 52개 직위 역시 이들 시민사회 원로들(자문위원 및 고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참여연대 주요임원의 진출로 해석될 여지가 거의 없다.
이들 참여연대 자문위원, 혹은 고문으로 참여한 인사들은 본질적으로 ‘참여연대 사람들’이라기보다는 학계의 원로 혹은 범민주진영의 원로로서 이미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륜을 검증받은 분들이자, 민주화 이후 모든 정권에서 대체로 원로로 받아들여지던 인사들이다. 이들이 역대 정부에서 각종 자문위원회 등 주요 정부위원회에 초빙되곤 했지만 참여연대 주요임원으로서 초빙된 것이라 할 수 없다.
○ 개인 전문가 혹은 타 단체 자격으로 정부 위원회 참여한 인사도 모두 포함
이석연 변호사의 사례에서 보듯이 참여연대의 선출직 운영위원들은 특정분야 전문가 혹은 다른 사회단체 활동가로서 참여연대에 대한 ‘외부 제언자들’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따라서 일상적 의사결정에 참여하거나 대외적으로 참여연대를 대표해 활동했던 집행위원(당연직 운영위원)과는 달리 애초부터 ‘정부 위원회 참여 제한 대상’이 아니었고 본인들도 대체로 참여연대 외에 고유한 준거집단을 가지고 있었다.
『참여연대 보고서』에 거론된 이들 ‘선출직 운영위원들’의 정부 위원회 참여 사례는 약 50명, 90여개 직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의 참여를 개별 전문가나 타 단체의 정부참여가 아닌 오직 참여연대 임원의 정부 진출로만 보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어떤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 역대 정부 위원회에 참여한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14년간 40명
참여연대의 정부 참여를 평가하는 기준은 ‘집행위원(당연직 운영위원) 이상의 임원’으로 한정하는 것이 실제적 의미로 보나 관련 내규로 보나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 같은 기준으로 『참여연대 보고서』가 열거하고 있는 이른바 ‘참여연대 임원의 정부 위원회 진출사례’ 중 역대 집행위원의 참여 빈도를 다시 산출하면, 14년간 40명, 101개 직위에 해당된다. 김영삼 정부 시기 동안 4개 직위, 김대중 정부 기간 동안 34개 직위, 노무현 정부 시기 동안 63개 직위에 참여한 것이다.
이렇듯, 유석춘 교수의 보고서에서 의미있는 통계치는 그가 내세우는 과장된 수치의 1/3 수준(150명 313개 직위–> 40명 101개 직위)에 불과하다.
정작 유 교수는 이들이 정부 위원회에서 비판적 역할을 수행했는지, 아니면 권력에 유착하여 입신양명에 몰두했는지는 구체적인 평가조차 시도하지 않고 있다.
전문②로 계속>>
참여연대보고서의문제점_요약.pdf참여연대보고서의문제점_전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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