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대통령 집무실 100m 앞 집회 금지’ 집시법 개정안 처리 반대 긴급의견서 국회 제출
지난 11월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집회 금지 장소로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통과되고, 법제사법위원회 처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집시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된다면 앞으로 대통령실 앞 집회는 원칙적으로 전면 금지되고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집회가 허용될 것입니다. 이는 장소 선택의 자유를 포함하는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의 허가제 금지 원칙을 위배하는 것입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국회 법사위에 헌법 정신에 반하는 이번 집시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할 것을 요구하는 긴급 의견서를 오늘(12/1) 제출하였습니다.
집시법 개정안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며, ▲주요국가기관 앞 100미터 이내 집회를 전면 금지한 집시법 조항 등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그동안의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반하는 것이며,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금지의 필요성이 관저와 동등한 수준으로 있지 않다고 명백히 판시한 법원 판례에 반하는 것이며,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집회 개최 여부가 결정되어 사실상 허가제를 부활시킨 것이며, ▲대통령 신변 보호는 다른 법률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입니다.
이 집시법 개정안은 모든 평화적 집회를 보장하도록 한 헌법에 위배되고 시민들이 확장시켜온 집회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법사위원들을 비롯해 국회는 대통령 집무실을 집회 금지 장소로 하는 이 집시법 개정안에 반대해야 할 것입니다.
긴급 의견서
‘대통령 집무실 100m 앞 집회 금지’ 집시법 개정안 처리 반대 긴급의견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지난 11/27 전체회의를 열어 대통령 집무실을 집회 금지 장소로 추가하는 등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집시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집시법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용산 집무실과 앞으로 이전하게 될 청와대 집무실 앞 집회는 원칙적으로 전면 금지됩니다. 행안위가 통과시킨 집시법 개악안은 절대적 집회 금지 장소에 대통령 집무실을 추가하여 대통령 관저를 포함,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국무총리 공관 앞 100미터 이내에서 직무를 방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집회를 허용하고 이외 집회는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헌위법한 것입니다.
첫째, 누구나 평화적 집회를 개최할 수 있고 집회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 최소한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는 원칙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하며 이 기본권의 행사를 공권력이 막을 경우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토대입니다. 위헌적 계엄선포와 내란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한 내란우두머리 윤석열 일당을 법의 심판대 앞에 세운 것은 집회의 자유를 행사한 시민들이었다는 것을 국회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번 행안위를 통과한 개정안대로라면 지난해 계엄과 내란세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모였던 수많은 시민들 모두가 법범자가 되었을 것이며 이재명 정부는 출범조차 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다양한 목소리와 고충을 직접 듣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하는 국가 정책을 수립하여야 하는 직책입니다.
둘째, 대통령 관저 등 주요국가기관 앞 100미터 이내 집회를 전면 금지한 집시법 조항 등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그동안의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반하는 입법입니다. 헌재는 2008헌가25사건의 헌법불합치 결정문에서 “언론·출판의 자유와 더불어 집회의 자유가 형식적·장식적 기본권으로 후퇴하였던 과거의 헌정사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집회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한 자유민주주의적 헌정질서가 발전·정착되기는 어렵다는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그동안 삭제되었던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 금지와 함께 집회에 대한 허가제 금지를 다시금 살려내어, 집회의 허용 여부를 행정권의 일방적·사전적 판단에 맡기는 집회에 대한 허가제는 집회에 대한 검열제와 마찬가지이므로 이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겠다는 헌법개정권력자인 국민들의 헌법가치적 합의이며 헌법적 결단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셋째, 대법원도 판례의 통해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금지의 필요성이 관저와 동등한 수준으로 있지 않다고 명백히 판시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24년 대법원 심리불속행으로 확정된 바 있는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금지 취소소송에서 법원도 “대통령 관저는 대통령과 그 가족의 주거용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거의 평온 등을 위해 집회시위의 일정정도 제한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 집무실을 반드시 대통령의 주거 공간과 동등한 수준의 집회 금지장소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다(서울행정법원2022구합66385).
넷째, 단서조항도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합니다. 단서조항으로 “대규모 집회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집회나 “직무를 방해할 우려가 없는” 집회는 허용한다고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집회의 개최 여부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현행법의 규정하고 있는 신고제가 아니라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헌법 제21조 2항 “언론ㆍ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ㆍ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를 위반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섯째, 대통령 신변 보호는 다른 법률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재 용산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앞은 연일 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대통령의 원활한 집무 수행이 방해를 받거나 위협이 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집시법이 아니더라도 대통령 신변 보호는 대통령경호법, 통합방위법 등 다른 법률에 따라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로 이전하게 되면 청와대의 구조적, 지리적 여건상 외곽 담장과도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사실상 대통령 집무실까지 시민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도달하고 업무에 방해가 되는 것이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것은 별 설득력이 없습니다.
한국의 현대사에서 집회의 자유가 갖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4.19 혁명에서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거쳐 6.10 민주항쟁지, 그리고 이후 국정농단 박근혜 탄핵과 윤석열 내란과 파면에 이르기까지,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구해내고 민주주의를 확장하고 수호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이 주권자로서 집회의 자유를 적극 행사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집시법 개정안은 빛의 혁명으로 탄생하고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이념과도 맞지 않습니다.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이번 집시법 개악안이 법사위에서 통과되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이에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께 긴급 의견서를 제출하며 호소합니다. 대통령 집무실을 집회 금지 장소로 추가한 이번 집시법개정안에 반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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