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26-04-14   252514

[논평] 표현의자유 침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서둘러야

진실한 사실을 말하는 것이 죄가 되는 것은 사회적 통념에도 어긋나

지난 4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형법일부개정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그동안 정부의 정책, 고위공직자에 대한 비판ㆍ의견제시, 정치적 풍자나 비평, 패러디 및 기사, 논평, 사설 등도 명예훼손죄로 고소, 고발되어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년 동안의 폐지 요구에도 법안심사에 이르지 못하다 비로소 논의 안건으로 상정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그러나 4월 8일 법사위는 또다시 이에 대한 논의를 개시조차 하지 못하고 산회한 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이미 폐지의 필요성이 확인된 바, 국회 법사위는 더 이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법안의 논의를 미루지 말고 즉시 심사해야 한다.


형법 제307조 제1항(명예훼손)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2년 이하 징역·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있음으로 해서 기업의 상품· 서비스에 대한 품평, 공적사안에 대한 의견 개진, 국가기관과 공직자에 대한 비판 등을 할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위험을 감수하여야 한다. 이로 인해 조직내 부당한 사안에 대한 고발, 권력자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공론장이 위축되고 국민의 알권리도 침해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미 2015년부터 여러차례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를 권고했고 시민사회도 오랫동안 언론의 감시기능을 위축시키고 자기검열 강화 등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를 요구해 왔다.


법원은 이미 공직자는 그 업무와 관련하여서는 명예훼손죄의 피해자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례를 확립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언론인 등이 여전히 고소고발되고 있는 것은 최종 무죄 판결이 되더라도 형법 조항으로 명시되어 있는 한 고소, 고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수사절차가 개시되면 명예훼손죄로 고소, 고발된 당사자는 수사,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등 인적, 물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사실을 말하는 것이 죄가 된다는 규범은 인간의 직관에도 반하고, 사실상 사회적 통념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보호되는 명예(소위 허명)가 과연 표현의 자유, 알권리 등을 희생하면서까지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표현의 자유의 핵심은 타인이 듣기 싫은 소리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사상과 의견의 교환을 보장하고 국민의 알 권리에 기여하는 표현의 자유는 우리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 기본권이다. 국회 법사위는 더이상 미루지 말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법안 심사에 즉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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