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09-02-24   1589

[이명박정부 1년 평가] 표현의 자유 “침해사(史) 1년”

표현의 자유의 의미 및 현황

우리 헌법21조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헌법37조 제2항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하지만 이때도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등을 지켜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판례를 통해 “민주체제에 있어서 불가결의 본질적 요소”(헌재 1998,4.30 95헌가16), 혹은, “민주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기 때문에 특히 우월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으며(헌재 1991.9.16 89헌마163),”언론․출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시행될 수 없으며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 않는 나라는 엄격한 의미에서 민주국가라 하기 어렵“(헌재 1992.11.12 89헌마88)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인”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의견이 공론의 장을 거쳐 정책으로 반영되고 그러한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민주시민이 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하고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유엔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19조”(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도, 모든 사람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이때 권리라 함은 예술의 형태로 또는 자신이 선택한 어떤 다른 매체를 통해서, 글로 또는 인쇄물로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들을 추구하고 주고받는 자유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 및 관련 현황

이명박 정부의 출범이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촛불시위 이후 경찰과 검찰이 네티즌에게 전기통신기본법상의 허위사실유포죄를 적용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수사를 강행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 침해 주요 사건>
 – 2008년 5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문자 메시지로 ‘5·17 등교거부’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모교에 대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장모(18)군을 불구속 입건
 – 2008년 6월 경찰은 ‘여대생 사망설’을 처음 유포한 지방신문 기자 최모씨 구속을 비롯해 ‘망치남 프락치설’을 유포한 유모씨, ‘제2기동대 전경 항명’ 허위사실을 유포한 대학강사 강모씨, ‘여대생 성폭행설’을 유포한 김모씨 등을 구속수사
 – 농림수산부, MBC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의뢰
 – 2008년 7월 검찰, ‘인터넷신뢰저해사범수사전담팀’을 투입, 조․중․동 광고지면 불매운동 네티즌 수사 착수, 이후 28인 기소/전원 유죄 판결
 – 2008년 8월 아고라에 촛불시위를 공지하고 경찰에 투석한 혐의로 ‘권태로운 창’ 구속
 – 방송통신위원회, ‘2008년 상반기 감청협조, 통신사실확인자료, 통신자료 제공 현황’ 공개, 인터넷 감청은 320건에서 356건으로 11.3% 늘고 IP주소 등에 대한 ‘통신사실 확인자료’ 요청 또한 인터넷 부문에서 14.4% 증가한 것으로 드러남
 – 2008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장세환 의원(민주당), 문화부 홍보지원국이 지난 5월16일부터 하루 두 차례 씩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댓글들을 모니터링해 청와대·대검찰청·경찰청·방통위 등 사정·단속기관을 포함한 42개 정부부처에 메일을 통해 전달해온 것을 확인. 5월부터 정부기관에 보고된 누리꾼의 아이디 규모가 700~800명에 이른다고 함
 – 법원, 집시법의 야간옥외집회금지조항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받아들임
 – 2008년 11월 나경원 의원, 성윤환 의원 사이버모욕죄 국회 발의
 – 2009년 1월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전기통신기본법 상 허위사실 유포죄로 구속

표현의 자유 관련 정책의 문제점

이명박 정부 이전에도 이미 정보통신망법 상 제한적 본인확인제(인터넷실명제), 권리침해에 대한 판단을 사법부가 아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담당하는 것, 불온통신유통 금지에서 정한 규정의 모호성 등이 헌법에서 정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집시법 상의 금지통고 및 야간옥외집회의 금지 규정 등 역시 위헌으로 개정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국회에는, 이미 정부와 여당이 발의한 사이버모욕죄, 인터넷실명제 확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 집시법개정안, 집회집단소송법 등이 발의되어 있다.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주요 법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현행 형법상 모욕죄가 있음에도 사이버상의 표현물에 대해 더욱 가중 처벌할 뿐  아니라 친고죄 규정을 폐지하는 사이버모욕죄의 경우, 정권에 비판적인 여론에 대해 정부가 스스로 수사를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출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은, 정보통신사업자에게 모니터링의무를 강제하고, 임시조치 요구가 있을 시 의무화 하도록 함으로써 자율규제가 아닌 강압적 규제에 의해 인터넷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여기에 더해 정보통신위원회가 발의한 정보통신망법은, 인터넷실명제를 현행보다 더욱 확대하도록 함으로써 표현의 자유의 주요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익명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발의되어 있는 집시법 개정안은 개악안일 뿐이다. 이들 집시법개정안들은, 위헌논란이 끊이지 않는 집시법을 개선하여 최대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개악하여 국민의 집회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는 쪽이다.

집회의 자유는 사회 정치현상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게 함으로써 정치적 불만이 있는 자를 사회에 통합하고 정치적 안정에 기여하게 한다. 언론매체 등에 접근할 수 없는 소수집단의 권익과 주장을 옹호하기 위한 수단제공, 즉, 사회 경제적 약자의 의사표현 수단인 것이다. 그러나 행정기관인 경찰청장의 재량에 따라 금지통고를 하도록 한 점, 야간옥외집회를 금지한 점, 교통소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은 집회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이런 위헌적 요소에 더해 안상수의원, 성윤환의원, 정갑윤의원, 신지호의원, 이종혁의원이 발의한 집시법개정안은, 집회물품 휴대, 사용뿐 아니라 제조관운반하는 것까지 처벌토록 하고 있다. 또 가면, 복면 , 마스크 등의 소지, 휴대 착용을 금지한다. 집회 시위 주최자에게 허가 통고만 하면 경찰관이 영상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소음규제 강화도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이 집회와 시위 자체에 대한 규제뿐 아니라 집회주최자나 동조자에게 손해배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도입한다는 시위집단소송제까지 발의되어 있다. 이 같은 입법 움직임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주장한 “떼법문화청산” 주문을 여당이 입법을 통해 발맞추는 형국이다.

집회와 시위는 필연적으로 소음, 교통체증 등 주변에 불편을 끼치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반대중에 대한 불편함이나 법익에 대한 위험은 보호법익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국가와 제3자에 의해 수인되어야 한다는 것을 헌법 스스로에 규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헌재 2003.10.30. 2000헌바67,839병합).

우리 현대사의 민주화 과정에서 집회시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명박 대통령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이와 같은 이명박식 법치는 우리 사회 표현의 자유를 현저하게 위축시킬 것이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의 의사표현을 무시하고 다수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였으며, 민주적 의사소통의 방식이 아니라 과도한 금지와 규제를 도입하여 오히려 불법 폭력집회, 시위 등을 조장하고 사회적 통합을 현저히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표현의자유 정책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헌법과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19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의 입법 및 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양한 의견이 서로 충돌하고 설득하고 합의하면서 민주적 의사결정을 이루어 내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요체이며, 이를 위해서 충분한 정보제공 및 논의의 장이 보장되어야 하는 등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촛불 정국 이후 이명박 정부는 사이버상 표현의 자유를 강압적으로 규제하는 방향으로 정책 및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정책은 익명성으로 상징되는 사이버공간에서 표출되는 권위에 대한 도전이 오프라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온라인, 오프라인 상의 시민적 참여에 대해 열린 자세의 경청과 소통을 통한 화합의 정치가 아니라 권위주의적이고 독재적인 방식을 택함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후퇴뿐 아니라 삶의 질 하락, 사회 통합을 현저히 해치는 결과를 나았다. 규제일변도의 정책은 오히려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사회통합을 저해할 것임은 지난 1년을 통해 충분히 경험하였다.

일방적 리더십보다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소통과 화합의 정치, 성과보다는 과정의 민주주의에 가치를 두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의사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새로운 정치참여의 길을 열고 있는 사이버상의 표현의 자유는 규제가 아닌 ‘평판에 의한 자율규제’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적 약자의 최후의 보루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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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현재 추진 중이거나 발의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각종 정책 및 법안들은 폐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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