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자]
- 강경희 「임금노동 바깥의 노동정치: 화물운송산업의 안전운임제도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논문보기) - 김치홍 「이태원 참사 159번째 희생자의 죽음에 대한 사례연구: 피해자의 재희생자화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논문보기)
- 김태은 「종속적 계약자 보호를 위한 산재보험법상 특례제도의 변화에 관한 연구: 역사적 제도주의를 중심으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논문보기)
- 신재욱 「군 민주화 운동가들의 정체화 과정 연구: 1987-1993 군인·전경 양심선언을 중심으로」(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논문보기)
- 유현미 「좁은 세계에서 살아남기: 대학 내 성폭력의 기회구조와 젠더화된 조직」(아시아여성연구 제63권 1호, 논문보기)
[시상식 및 수상작 발표회]
2025년 1월 15일(수) 오후 2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2층)
[심사총평]
올해로 참여사회연구소의 논문공모전이 어느덧 일곱 번째를 맞았습니다. 돌이켜보면 변화도 적지 않았습니다. 2018년에 “민주주의 논문공모전”으로 시작해 2020년에는 “반짝반짝논문상”으로, 그리고 올해부터는 “참여사회연구소 신진학자 논문상”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와중에 저희 논문공모전의 관심은 한결같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해 냉철한 비판과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는 작은 목소리들을 찾아내 보자는 것입니다.
일곱 살을 먹는 동안 저희 공모전도 어느 정도 정평(?)이 난 걸까요. 올해는 지난 그 어느 해보다 응모작이 많았습니다. 총 50여 편이 들어왔고, 그 분야나 주제도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무척 다양하게 분포했습니다. 이것은 그 자체로 기뻐할 일이었죠. 여러모로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인문사회과학 연구에 뛰어드는 신진연구자가 많다는 뜻일 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응모작 가운데서 당선작 다섯 편을 골라내는 일은 저희 심사위원진에게 여간 고역이 아니었습니다. 아래 소개하는 다섯 편은 저희의 고심의 산물입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연구는 강경희 선생님의 「임금노동 바깥의 노동정치: 화물운송산업의 안전운임제도를 중심으로」입니다. 이 논문은 우리나라 화물운송업에서 안전운임제의 도입과 일몰 도래에 따른 폐지의 과정을 다룹니다. 그간 화물운송업 종사자를 노동자로 볼 것이냐를 두고 지난한 논쟁이 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논문은 그런 논란에 뛰어드는 대신에 화물운송업 종사자들의 투쟁을 ‘임금노동 바깥의 노동정치’라는 용어로 절묘하게 표현하면서, 현실의 제약 속에서 노동정치가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저희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연구의 방법과 결과는 향후 다른 영역으로 확장・적용되어 노동정치의 함의를 한층 더 풍부하게 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당선작은 김치홍 선생님의 「이태원 참사 159번째 희생자의 죽음에 대한 사례연구: 피해자의 재희생자화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입니다. 이 논문은 참사의 피해자이자 생존자가 자살에 이르는 과정, 나아가 그 자살이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의료-심리적 접근’과 대비되는 ‘사회학적 심리부검’이라는 방법론으로 좇고, 이를 사회화하고 맥락화하고자 합니다. 흔히 세월호나 이태원과 같은 참사를 다룰 때 사안을 ‘우연한 사고’가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 작동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요, 김치홍 선생님의 연구는 그 구조를 참사 이전뿐 아니라 참사 이후에까지 확장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다음은 김태은 선생님의 「종속적 계약자 보호를 위한 산재보험법상 특례제도의 변화에 관한 연구: 역사적 제도주의를 중심으로」입니다. 이 논문은 우리나라에서 ‘종속적 계약자’ 보호를 위한 산재보험법상 특례제도의 변화 추이를, 구조와 제도, 그리고 그 안에서 이해관계자 집단들 간의 관계라는 복합적인 맥락들을 고려하면서 살피는 작업입니다. 이 연구와 앞서 소개한 강경희 선생님의 논문은 비슷한 문제의식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보이는데요, 이는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고용관계 바깥의 불안정노동의 문제가 광범위하고 심각함을 시사함과 동시에, 그에 대응하는 당사자들의 투쟁도 그 나름대로 정교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네 번째 당선작은 신재욱 선생님의 「군 민주화 운동가들의 정체화 과정 연구: 1987-1993 군인·전경 양심선언을 중심으로」입니다. 신 선생님은 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사무국의 상임활동가로서 본 연구는 그의 지속적인 관심 주제를 다룬 것으로 보입니다만, 2024년 12월이라는 현재의 맥락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무도한 권력자의 부당한 비상계엄 선포에 무력하게 순응하는 것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군의 본연의 모습은 아닐 테니까요. 군사독재가 종식되고 하나회가 해체된 이후 30년 이상이 흘렀지만 특정 ‘파벌’을 중심으로 군 인사가 농단되고 급기야 정권보위를 위한 친위쿠데타에 군이 동원되는 오늘날, 군 민주화의 의미는 새삼 곱씹을 주제임이 틀림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당선작은 유현미 선생님의 「좁은 세계에서 살아남기: 대학 내 성폭력의 기회구조와 젠더화된 조직」입니다. 직장이나 대학과 같은 조직 안에서의 성폭력 문제는 당사자들의 성별이나 조직 내 지위에 따른 위계관계를 중심으로 다루는 게 보통입니다만, 본 논문은 그러한 관계를 규정하는 대학의 구조적 변화에까지 관심을 넓힌다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1990년대 중후반 대학에서는 반성폭력 운동이 시작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 기간부터 본격화한 대학의 신자유주의화는 훗날 학내 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특정한 ‘기회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 선생님의 연구는 성폭력에 대한 것이기만 한 게 아니라 대학이 어떠해야 하는가의 문제까지 짚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그간 저희 논문상을 눈여겨보신 분들은 달라진 점 하나를 발견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 종전과 달리 올해부터 저희 논문상은 당선작-가작 구별 없이 수상작을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저희 심사위원진은 이번 응모작들을 보면서 위와 같이 결정하길 잘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당선작을 골라내는 것도 어려웠지만, 당선작들 간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모두 치열한 고민과 밀도 있는 논의를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희에게는 응모작 전체는 물론이고 당선작들도─선정 과정에서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도─주제 면에서나 연구자의 경력・성별・지역 면에서 상당한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희망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저희 논문상에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2024년 12월 16일
참여사회연구소 신진학자 논문상 심사위원 김공회, 남재욱, 이채윤, 홍덕화를 대표해서
심사위원장 김공회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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