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소송’ 헌재 결정에 따른 2031~2049년 감축목표 논의해야
노동자와 지역주민 참여로 석탄발전 폐쇄 대책 마련토록 해야
지난 13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구성안이 통과되었다. 지금이라도 기후특위가 만들어진 것은 다행이지만, 22대 국회가 국회의장을 비롯해 ‘기후국회’를 약속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기후특위 구성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 내년 5월 말까지로 활동기한이 정해져 있는 이번 기후특위는 입법권이 탄소중립기본법과 배출권거래법 관련 법률에 한정되어 있고 예산심의권은 없으며, 기후대응기금에 한해서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전방위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전환의 노력이 시급한 때에 국회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추후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을 확대하고 활동기한을 연장하는 방안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 기후특위는 그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감축 목표가 명시되어 있지 않은 탄소중립기본법 8조 1항이 과소보호금지 원칙과 법률유보 원칙을 위반해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고 판단, 내년 2월 말까지 법개정을 주문했다. 이에 기후특위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과학적 사실과 국제적 기준에 근거한’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 목표와 경로를 마련하는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2030년 감축목표 이행 현황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적극적인 시정조치를 요구해야 하며, 이행점검 평가에 누가 참여하고 어떤 논의들이 이루어지는지 공개되지 않는 문제도 바로 잡아야 한다. 현재 탄소중립녹색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2035 감축목표 수립 과정에도 국회가 관리·감독, 견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관련하여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때 후속조치 방안을 마련하고 국회 보고의무를 강화하는 등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등도 필요하다.
기후특위에서 기후위기 완화 정책만큼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것이 기후위기 적응대책과 정의로운 전환 부분이다. 올해 말부터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본격화될 예정이지만 정부 정책은 사후적인 교육훈련 지원에 불과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마저도 지원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주체로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국회가 요구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위험에 대한 방어책으로만이 아니라 지속가능하면서 더욱 정의로운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번 국회 기후특위가 이러한 시대적 과제와 책무에 충실히 응답하길 바란다.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기후특위 상설화’ 요구가 높았음에도 이제서야 ‘일부 권한만 허용된’ 기후특위로 구성된 배경에는 부처 간 이견과 함께, 기후위기를 다루는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기후위기 문제는 에너지와 산업, 기후환경, 노동, 농수축산업, 교통, 주거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사회적 위기로, 지금처럼 여러 부처에 분산된 채로는 정책 조정과 통합이 쉽지 않다. 관련 정책을 조정·통합할 수 있는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 정부조직 신설이 요구되는 이유다. 기후위기를 다루는 정부조직 신설과 기후특위 상설화는 서로 연결된 문제인 만큼 국회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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