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2차 가해’ 김미나 창원시의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변론종결
유가족 출석해 2차가해로 입은 피해와 참담함 재판부에 호소
일시·장소 : 5. 14.(수) 오후 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문 앞 삼거리
취지 및 목적
5. 14.(수) 오후 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문 앞 삼거리에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2차 가해’로 유가족들을 모욕한 김미나 창원시의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의 변론종결 기일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개최하였음.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지난 2022년 12월 11일과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재난참사 피해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사용하며 유가족을 모욕하였음. “시체팔이족속들!!!”, “나라구한영웅이니?”,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자식팔아장사한단소리나온다.”, “제2의_세월호냐”와 같은 표현들을 볼 때, 피고의 게시글들은 모두 “10. 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인 원고들을 정확히 특정하여 원고들을 비난하고 비방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었음. 이에 유가족들은 김미나를 모욕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음.
검찰은 김미나의원을 239명의 유가족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하고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징역 3개월의 선고유예 처분을 확정했음. 법원은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준 점, 공인 자격으로 게시한 글들이 퍼지는 파급력이 컸을 것이라는 점,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보면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모욕성 발언의 위법성을 확인했음. 그러나, 법원은 징역형을 확정하면서도 2년 후 선고의 효력이 사라져 최종적으로 유죄판결이 선고되지 않은 것과 동일한 효력이 발생할 수 있는 선고유예 판결을 하였음.
각계에서 김미나를 제명하라는 요구가 있었으나,창원시의회는 30일 참석 정지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가결했으며,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2023년 2월 22일이 되어서야 김미나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의결했음.
참사 직후 고통 속에 견디고 있던 가장 취약한 유가족들을 특정하여 모욕한 김미나의 막말은 명백한 ‘2차 가해’로 반드시 근절될 필요가 있음. 유가족들은 2023년 3월 15일 김미나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으며, 오늘 변론종결을 하였음.
유가족 37명 및 생존자 1명은 김미나의 발언으로 인한 고통과 참담함을 호소하는 진술서를 직접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며, 공판기일에서 유가족 발언(이지한 어머니 조미은, 이승연 어머니 염미숙)을 통해 김미나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재판부에 호소하였음.
개요
- 제목 : 10.29 이태원 참사 ‘2차 가해’ 김미나 창원시의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변론종결 기자회견
- 일시 : 2025년 5월 14일(수) 오후 1시
- 장소 : 서울중앙지방법원 서문 삼거리
- 주최 :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 프로그램
- 사회자 : 장범식 변호사 (민변 10.29이태원참사 TF)
- 발언1 : 소송의 개요와 의미 – 조인영 변호사 (10.29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 발언2 : 유가족1 – 염미숙 님 (이승연 님 어머니)
- 발언3 : 유가족2 – 조미은 님 (이지한 님 어머니)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소송의 개요와 의미 – 조인영 변호사
1. 사실관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의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서 할로윈 축제로 수많은 인파가 몰린 와중에 압사사고가 발생하여 159명이 사망하고 195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당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2022. 10. 30. “오늘부터 11월 5일 24시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해 사망자에 대한 조의를 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피고인 김미나는 국가 애도기간이 지나기도 전인 2022. 11.4. 본인의 페이스북에 유가족을 모욕하는 표현이 담긴 게시물을 게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11.23, 12.11, 12.12에 걸쳐 반복적으로 유가족을 모욕했습니다. 11.23. 게시물에는 이지한님의 어머니 조미은의 사진을 직접 올리면서 특정 유가족을 지목해 공공연하게 모욕하였으며, “시체팔이족속들”, “자식팔아장사한단소리나온다”, “제2의 세월호”,“나라구하다 죽었냐”는 등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2. 피고의 모욕적 표현은 유가족과 희생자 모두를 모욕하는 것입니다.
유가족들은 모두 희생자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었습니다. 희생자들은 단지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일하기 위해, 밥을 먹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을 뿐입니다. 원고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희생자들이 제대로 된 구급조치도 받지 못한 채로 죽어가야 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왜 구조를 받지 못했는지는 지금까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참사 직후 정부는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했고, 원고들의 고통에도 무관심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유가족협의회를 만들고 정부에 진상규명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는 재난참사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이자, 원고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원고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자, 온·오프라인 상의 혐오세력은 원고들이 국가의 잘못이 아닌 일로 국가에게 책임을 묻고, 배상금을 많이 받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원고들은 비난했습니다. 이러한 비난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은 말이 바로 “시체팔이”, “자식팔아 장사한다”입니다. 원고들이 희생자들의 목숨을 갖고 장사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또한, 희생자들에 대한 모욕의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이는 희생자들의 죽음이 사회적 차원에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진상규명을 하고, 배보상을 해야 하냐는 의미입니다. 희생자들은 사회적 재난의 피해자들로서, 희생자들의 죽음은 안전에 대한 예방, 대비, 대응, 수습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부, 경찰, 소방, 지자체 등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당시 온·오프라인상의 혐오세력은 희생자들이 놀러가서 죽었다고 하면서 그 책임을 희생자에게 전가했습니다. 원고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한 이유는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피고는 “나라 구한 영웅이니?”라고 하기도 했는데,위함이었습니다. 따라서, 참사 직후 혐오표현이 사용된 맥락을 볼 때, 피고의 발언은 희생자들의 죽음의 의미, 그 의미를 지키려는 유가족의 활동을 모두 모욕하는 것이었습니다.
3. 피고의 행위는 유가족을 모욕하고 유가족의 활동을 축소하려는 악의적 의도를 가진 모욕행위입니다.
피고가 사용한 모욕적 표현은 이태원 참사 이전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에게 행해진 모욕적 표현과 동일한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피고는 자신의 발언이 유가족을 모욕하는 표현이라는 점을 명백히 인지하였습니다. 또한, 해당 발언은 유가족을 모욕하려는 의도를 넘어서 재난참사 피해자로서 유가족의 권리활동을 축소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악의적입니다.
피고의 발언에서 나타난 표현들이 재난참사 피해자로서 유가족에 대한 모욕임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조사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라고 함)의 조사결과보고서를 통해서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사참위는 “‘시체팔이’ 또는 ‘시체장사’라는 표현으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비난하는 사건은 2014년 4월 28일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조사됐고, 이후 ‘주검장사’, ‘자식 시체 팔아 벼슬’, ‘죽은 영혼 팔아 호의호식’, ‘애새끼 목숨장사’라는 변용되어 사용되었다. 해당 혐오표현은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질 때 그리고 진상규명 요구가 있을 때, 이를 비난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피해자들은 해당 혐오표현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토로하였다.”라고 밝혔습니다.
피고는 해당 표현이 유가족을 모욕하는 것임을 알았음에도 해당 표현을 사용했으며, 굳이 SNS라는 공개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대중에게 공개되도록 했고, 수차례에 걸쳐 모욕행위를 하였습니다. 피고는 직접적으로 유가족을 모욕하는 것에서 나아가 유가족의 정당한 진상규명 및 권리보장 요구를 방해하고, 유가족의 활동을 축소시키려는 악의를 갖고 모욕행위를 하였습니다.
10ㆍ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3조 제3호는 원고들을 포함한 “차별받지 아니하고 혐오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필요한 조력을 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은 헌법과 국내법적 효력을 가지는 국제인권조약이 보장하는 사회적 재난 피해자의 권리를 명문화한 것입니다. 피고의 행위는 이러한 취지에 반하는 헌법상 인격권과 피해자의 존엄성, 혐오로부터 보호를 받을 권리 등 권리를 침해하는 혐오표현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4. 김미나의 모욕적 표현물 게시의 영향
정치인의 공개적인 혐오발언은 온·오프라인에서 자행되는 혐오표현을 정당화하는 효과를 갖습니다. 정치인이 공개적으로 하는 발언이니 일반인도 당연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인식이 생기며, 피해자에게 가해져서는 안 되는 범죄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는 시민사회 내 혐오표현이 무분별하게 발생하는데 일조합니다.
피고의 발언과 동일한 표현들이 혐오표현을 자행하는 단체를 통해 온·오프라인상에서 자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본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와 같은 유튜브 방송이 “시체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유가족을 모욕하였습니다. 유가족들은 2022. 12. 14. 녹사평역에 “10.29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를 마련했는데, 신자유연대 등 단체들은 분향소 반대편에 확성기가 있는 트럭을 세워두고 혐오표현을 일삼았으며, 혐오표현이 담긴 플랜카드로 분향소를 둘러싸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2023년 2월 5일 녹사평분향소를 서울시청 분향소로 이전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2022년 12월 13일, 참사의 생존자였던 고등학생이 2차 가해의 고통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혐오표현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도 재난참사에 대한 혐오표현은 여전히 온·오프라인상으로 횡행하고 있습니다. 2024년 10월 29일 이태원참사 2주기를 앞두고 유족들은 이태원참사 관련 기사와 유튜브의 댓글을 닫아달라는 공문을 보내며 2차 가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한 바 있습니다.
피고는 참사 직후 온·오프라인상의 혐오표현을 제재하고 자제시켜야 할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망각하고 오히려 혐오표현을 부추겼습니다. 피고의 발언은 참사 직후뿐만이 아니라 현재까지 발생하고 있는 혐오표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로 인한 유가족의 고통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재난참사 피해자로서 유가족에게 행해진 피고의 모욕행위는 참사 이후 유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악화시키고, 유가족의 권리옹호활동을 방해하고, 참사의 중요성을 축소시킴으로써 유가족의 회복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5.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한 모욕행위에 관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판례에 따르더라도 피고는 손해배상책임이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해 모욕적인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게시물의 전체적인 내용과 맥락에 비추어 보면, 위 표현들이 담고 있는 의미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가족의 죽음을 이용하여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개인적으로 가져갔고, 전혀 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피고는 구체적인 증거나 자료를 제시하지도 아니한 채 원고들을 비롯한 세월호 유가족들 전체를 하나로 묶어서 ‘금전적 이익에 대한 욕심 때문에 가족의 죽음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지 아니하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하였다. 이는 원고들의 도덕성과 인격에 대한 심각하고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내용으로써 원고들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를 저하시키는 표현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9가합101976 손해배상(기).
또한, “나아가 표현형식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선택한 어휘의 상당수는 중립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으로써 피고는 이를 통하여 원고들에 대한 자신의 혐오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또한 피고는 편향적이고 선동적인 표현(‘좌빨들에게 세뇌당해서’)과 자극적이고 반인륜적인 표현(‘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을 통하여 원고들을 비하하였다. 이는 원고들의 기분을 다소 상하게 하는 부적절한 표현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고들을 비난과 조롱의 대상으로 삼아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나 사회상규에 위배될 정도로 지나치게 경멸적이고 모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결국 위 각 표현들은 전체적인 내용과 형식에 비추어 원고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 내지 모멸적·경멸적인 인신공격의 감정을 담은 표현행위에 해당하여, 이러한 모욕적인 표현까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보호받을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게시물 중 앞서 언급한 표현들은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모욕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는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라고 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19가합101976 손해배상(기).
6. 피고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피고는 2023. 9. 13.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 제출한 변론요지서를 통해서 ”현재 피고인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는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후략)“라고 밝혔습니다. 피고는 위와 같은 내용을 자신의 유리한 양형사유로 주장하였는데 당시 스스로 명시적으로 밝힌 내용과 같이 원고들의 청구를 인정하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것입니다.
7. 유가족이 겪은 정신적 피해가 매우 크며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혐오발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원고들은 직접적이고 공식적으로 “시체팔이”와 같은 표현을 정치인의 입을 통해 접한 적은 없었습니다. “시체팔이”라는 단어처럼 혐오의 정도가 큰 표현은 세월호 참사 이후 명백하게 혐오표현이라는 점이 확인되었고, 형사상 처벌 또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그런데, 피고는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SNS상 혐오발언을 했고, 이로 인해 원고들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참담함, 고통을 느꼈습니다. 원고들은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당시 창원시 시의원직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해당 표현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피고의 발언으로 인한 원고들의 고통은 끝난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일도 아닙니다. 피고에 대한 검사의 항소이유서에도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피고는 ‘행위로 인한 파장을 인지한 후 시의회에서 사과’를 하였을 뿐 피해자인 원고들에게 사죄의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바 없습니다. 유가족들은 피고의 발언 그 자체로 지금까지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또한,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또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들의 진상규명활동은 이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2차 가해 또한 지속되고 있습니다. 피고의 발언이 현재 발생하는 2차 가해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피고의 발언은 현재 유가족이 겪고 있는 고통에 명백한 책임이 있습니다.
원고들이 바라는 것은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받는 것, 이를 통해 피고의 잘못과 책임을 제대로 확인받는 것입니다.
▣ 유가족 발언문 1 – 염미숙님 (이승연 님 어머니)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는 이승연 엄마입니다. 우리승연이는 결혼5년만에 시험관시술 4번 끝에 와준 그 누구보다 귀한 선물입니다. 1.28킬로그램 미숙아로 힘겹게 40일을 인큐베이터에서 생과 사를 오가며 씩씩하게 버텨내었고 그 누구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24년을 보란 듯이 잘 살아왔습니다.
난임부부들의 힘든 과정을 들어보셨겠지만 그 과정은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 정신적고통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난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승연이를 만나는 순간 그동안의 고통은 거짓말처럼 다 잊혀졌습니다.
이러한 보물보다 더 귀한 승연이는 2022.10.29. 친구와 이태원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아직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남아있는 가족은 아직도 그해에 멈춰있는데…
김미나 말에 의하면, 저는 어느 순간 시체팔이 엄마가 되어 있었고 우리 가족은 자식팔아 장사하는 가족이 되어 있었습니다. 왜 일면식도 없는 저런 사람 때문에 우리 귀한 승연이가, 제가, 우리 가족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끔찍한 말을 들어야 하고 왜 저런 사람 때문에 우리가 트라우마를 겪어야 하는 걸까요?
승연이에게는 1분 먼저 태어난 오빠가 있습니다. 엄마뱃속부터 시간을 같이 보낸 오빠가 있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몇 달만에 분신같은 동생을 떠나보내고 힘든 시간을 보내다 1년만에 이제 겨우 힘을 내어 다시 사회로 적응하려 직장에 들어갔는데 1주일만에 직장상사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하고 직장을 접었습니다.
1년 전 김미나의 트라우마가 또 시작된 것입니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김미나도 자식을 둔 엄마이더군요. 어떻게 본인도 자식을 둔 엄마로서 저런 막말을 서슴치 않고 할 수 있는지 그것도 공인인 시의원이라는 지위를 갖은 사람이 어떻게 저런 악마같은 말을 할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저희가족은 지금도 승연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주변에서의 위로도 그때뿐일뿐 그날로부터 한발자욱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저런 공인이라는 사람이 앞장서서 사회적재난참사를 지혜롭게 다루기는 커녕 공감하지 못하고 입에 담지 못 할 막말로 유가족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악마역활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우리사회가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무척 걱정이 됩니다.
제가 떠나고 남아있는 제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무척 걱정이 됩니다.
김미나는 악마같은 막말을 쏟아내고도 사과같지 않은 억지사과를 하며 우리유가족을 두번씩이나 죽였습니다.
지금이라도 그에게 합당한 벌을 내려 주시지 아니하면 이같은 2차 가해는 또 아무렇지 않게 일어날 것이며, 저는, 우리가족은 2022년 10월에서 한발자국도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저희가족과 10.29 이태원유가족들이 조금이나마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판사님께서 도와주십시요.
▣ 유가족 발언문 2- 조미은 님 (이지한 님 어머니)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 차디찬 골목에서 국가의 행정 부작위로 목숨을 잃은 참 잘생겼던 배우 이지한의 엄마입니다.
혹시 판사님은 근 3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식을 잃은 분노와 그리움에 울다 지쳐 잠이 든 적이 있으신지요. 따뜻한, 아니 식은 밥 먹기도 미안하고 제 목으로 밥이 넘어가는 게 혐오스러워 냉장고에 밀리고 밀려있던 차고 딱딱한 밥을 울면서 씹어 드셔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두 다리 뻗고 자는 제 자신이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져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잠을 미루다 해가 뜰 때 겨우 새우처럼 옹크리고 쪽잠을 자본 적이 있으신지요.
이것이 지금의 제 일상입니다. 하물며 지금의 일상도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가 없는데 22년 10월 29일 그때는 어떠했겠습니까.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해 근 한 달을 물밖에 먹지 못했고 샤워를 한 기억이 없어 한 달이나 지나 타올로 얼마나 살에다 생각 없이 문질러댔는지 피가 났지만, 그 피를 보면서 그 날 제 아들이 입었던 셔츠 깃에 묻어있던 피가 생각나 그대로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 우느라 일어나지 못했던 그런 때였습니다.
앞날이 창창한 아이였습니다. MBC드라마 촬영 중이었고 다음 작품은 주연을 맡아 놓은 상태였습니다. 마치 금방이라도 살아서 일어날 것 같았지만 제 아들은 응급실에서 숨을 쉬지 못한 채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 사랑스러운 아이를 차디찬 영안실에 넣어놔야 했고 국가는 제게 한 줌의 뼛가루로 돌려주었습니다. 제 심정이, 이 어미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그런데 김미나 의원은 22년 11월 23일 참사가 일어난 지 채 한 달도 되기 전에 자신의 SNS에 제 얼굴 사진을 아무 거리낌도 없이 너무나 당당하게 올려놓고 제게 의도적인 비하와 조롱과 모욕을 주는 언어폭력을 자행했습니다. 제 사진을 올리고 이런 모욕적인 폭언을 한 김미나는 저뿐만 아니라 지한이 아빠와, 남은 제 딸과, 제 동생, 제 부모의 가슴에 까지도 영원한 고통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지 새끼를 두 번 죽이는 무지몽매한 애미가 다 있나!
자식 팔아 한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애미 자신은 그 시간에 뭐 했길래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가!
자식 앞세운 죄인이 양심이란 것이 있는가!”
너무나 충격적이었고 죽고 싶었습니다.
내가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나. 김미나는 마치 저 때문에 제 아들이 죽은 것처럼 저를 무참하게 비하와 조롱으로 짓밟아 죽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미나가 저를 겨냥해 한 막말과 관련된 기사가 하나라도 올라오면 어떤 기사에는 1,300개의 댓글이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달렸습니다. 그렇게 김미나의 막말에 동조하며 저를 향한 많은 조롱과 비하가 순식간에 퍼지고 늘어났습니다. 참사 초기 진상 규명을 위해 앞장서 활동할 때마다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졌고 또 어떤 2차 가해들이 쏟아질까 두렵고 위축 되어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김미나 저 사람의 말 때문에 ‘맞아, 나는 죽어야 해.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엄마야’ 라고 자책하며 살아있을 의미를 느끼지 못해 아들이 있는 납골당을 다녀가는 길에 차도에 차를 세우고 죽으려는 시도를 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간 지 몇 시간 만에 원인도 모른 채 자식의 장례를 치러야 했던 엄마인 제 마음이 김미나의 막말로 갈기갈기 찢겨져 그렇습니다.
김미나 의원 자신은 장난인 듯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공인인 줄 깜빡했다며 판사님 앞에서만 미안하다고 하면 끝인지는 모르겠지만, 당한 저로서는 충격과 고통이 더해져 삶을 끝내고 싶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죽었어야 김미나의 죄가 무거워지는 것입니까.
그동안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하고 있지만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어서라는 똑같은 말을 합니다. 사람을 죽이고도 반성문 100장을 쓰면, 피해자 앞이 아닌 법정에서만 뉘우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감형의 대상이 된다는 게 과연 정의인지 묻고 싶습니다.
김미나 의원은 형사재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징역 3개월의 선고유예를 받았지만, 형이 과하다며 항소를 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첫 항소심 공판에서 깊이 반성하고 언행에 조심하겠다고 했지만 사과한 주체가 누구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저를 포함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 적도 없으며 저는 김미나를 용서할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판사님께 간청드립니다. 김미나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그 자리에 있는 공직자입니다. 세월호 참사 후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10년 전 공직자의 2차 가해는 10년 후 또 다른 공직자의 2차 가해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특정 유가족을 낙인찍어 혐오와 조롱을 조장하는 공직자들은 김미나를 마지막으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가 죽어야 그때서야 조치를 취하는 세상이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죄질의 무거움을 엄히 판단하셔서 가족을 잃은 참사 피해자들에게 의도적이고 모욕적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폭언과 막말을 하는 공직자들에게 특히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줄 수 있는 판결을 해 주시길 판사님께 마지막으로 간곡히 간청드립니다.
그리한다면 끊임없이 반복되는 2차 가해로 인한 참사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는 자식을 잃은 유가족이 진술서를 쓰며 오랫동안 고통을 반추하고 충격을 곱씹으며 또다시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제가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부디 피해자들을 극단적인 생각에 이르게 하는 김미나와 같은 2차 가해자를 엄히 다스려 자신의 말의 무게를 모르고 가벼운 언행으로 유가족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는 공직자들에게 본보기이자 곧 다음 2차 가해의 예방이 되는 선례를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 재판이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 속에서 헤매고 있는, 힘없고 연줄 없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에게 아직 공감과 정의라는 빛이 있다는 걸 알려줄 수 있기를 이 못난 어미가 간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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