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10.29이태원참사 2025-12-29   65665

[성명] 대통령실 청와대 이전에 즈음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

대통령실 용산 시대의 종언 앞에서, 우리는 묻는다
159명의 죽음은 무엇이었나

오늘(12/29) 2025년을 이틀 남기고 용산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돌아갔다.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시작된 3년 7개월의 용산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 소식을 복잡한 심경으로 듣는다. 용산 시대의 시작이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청년들의 죽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좁은 골목에서 159명의 꽃다운 생명이 스러졌다. 그날 밤, 참사 현장에는 경찰 인력이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다. 2025년 10월에 발표한 이태원 참사 정부 합동 감사 결과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인근 집회 관리를 위한 경비수요 증가를 가져왔고, 이로 인해 이태원 일대에는 참사 당일 경비 인력이 전혀 배치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당선 10일 만에 발표되고, 2개월도 안 되는 준비 기간에 졸속으로 추진된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었다. “청와대를 시민들께 돌려드린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이었다. 이 용산 이전은 단순한 집무실 이동이 아니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자신의 고집을 앞세우며 윤석열 정부 3년 7개월 동안 이어질 문제들을 예고하는 첫 신호였다. 그 과정에서 이태원 참사는 발생했다.

참사 이후에도 진실 규명과 책임 인정 대신, 소통 부재, 정치 공백, 군과의 밀착으로 용산 시대는 이어졌고, 국방부와 합참을 옆에 두고 군과 가까워져 가던 대통령은 결국 12·3 불법 계엄 선포로 스스로 용산 시대를 종언시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얼마 전 자신의 생일을 맞아 “청년들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취지의 옥중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는 묻는다. 이태원에서 스러진 159명의 청년들은 당신에게 무엇이었나. 이들의 죽음에 대해 책임과 반성의 말 한마디 없다가 이제와 청년을 운운하는 모습에 분노가 솟구칠 수밖에 없다. 이제 용산 시대가 끝난다. 하지만 우리의 슬픔은 끝나지 않았고, 진실은 아직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내란 이후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청와대로 돌아가는 이 시점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간절히 요청한다. 정부는 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검경 합동수사팀의 진상규명 조사가 철저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용산 대통령실 이전과 참사의 연관성, 마약수사와 당일 경찰 인력 배치의 문제, 책임자들의 은폐와 방조 행위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또한 형식적인 피해지원을 넘어 유가족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지난 3년간 우리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싸워왔다. 그 과정에서 유가족들은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실질적인 치유와 회복을 위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지원 방안이 절실하다.

용산 시대는 끝났지만, 이태원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159명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이 참사를 낳은 구조적 원인들이 철저히 규명되고, 책임자들이 처벌받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우리는 오늘도 묻는다. 159명의 죽음은 무엇이었나. 그들이 왜 죽어야 했나. 누가 책임져야 하나. 그 답을 들을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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