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한미FTA 2026-10-07   596

[논평] 대미 통상 협상 국내법 절차 위반 논란 진상 밝혀야

어제(10/6) 국회 각 상임위 국정감사에서 대미투자에 대한 질의와 답변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의 투자를 기정사실화 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양국 간에 이면 합의가 있었는지, 첫 대미투자금 송금 전 관련 절차가 생략된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질의였다. 정부가 대미투자에 있어 ‘상업적 합리성’을 약속했지만, 미국의 겁박과 양보 요구가 계속되고 있고 국내법 절차도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정부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 우려와 불안을 떨치기 어렵다.

지난 9월 30일 오후(현지시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합의결과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1호 전략투자 프로젝트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를, 2호 프로젝트로 미국내 대형원전 8기를 건설하는 등의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를 양국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3호 프로젝트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이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상업성 확인 및 법적 절차 충족’을 전제로 한 검토 착수 단계일뿐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합의 사항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투자를 한국이 거절할 경우 부담을 2배로 늘리겠다고 뻔뻔하게 겁박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압력에 더 이상의 양보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강조했던 ‘상업적 합리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겁박과 양보가 아니라 호혜와 상호 존중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트럼프의 알래스카 일방발표에도 국내 절차 생략하고 송금부터 진행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내법이 정한 절차를 임의로 생략하고 대미투자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부 투자금을 이미 송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발표가 있고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첫 대미투자금 24억달러를 송금했다. 어제 국감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송금이 국내법 절차를 준수하여 이루어졌다고 답변했다가 나중에는 “심의의결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바꿨다. 국내법 절차에 따르면 산업부는 국회사전보고 후 한미협의위원회 협의결과를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에 보고하고 ‘투자대상사업을 확정하고 투자를 집행’하도록 되어있다. 트럼프가 투자대상 사업을 확정하고 바로 그 다음날 송금을 하기 전에 운영위원회에 정식 보고하고 의결하였는지 정부는 해명해야 한다. 이뿐아니라 한국에는 45영업일이라는 숙고의 시간이 한미MOU 상에도 보장되어 있는데 국내법에서 보장하는 최종 절차를 거치며 미국의 억지 주장을 저지하는 수 싸움을 할 생각도 못하고 서둘러 거액을 송금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이제부터 대미투자가 본격화하는데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일단 송금부터 하는 협상 상대에게 미국이 향후에도 호혜와 상호 존중보다 겁박과 양보를 들이밀 것이란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회는 외교부 등의 답변을 피동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일방적 발표로 투자대상에 혼란이 조성되고 나아가 주권과 관련한 중대한 논란거리가 발생한 상황에서 더 엄격히 적용해야 할 국내 절차를 도리어 축소한 것이 법적으로 타당한 것인지, 법적 타당성 여부를 떠나 협상대상인 미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닌지 엄정하게 따져야 한다.

미국 압박에 끌려가지 않으려면 ‘상업적 합리성’, ‘국내법 절차 준수’ 엄격히 관철해야

이재명 정부에게도 촉구한다. 정부가 그동안 ‘상업적 합리성’과 더불어 강조해왔던 ‘국내법 절차 준수’라는 약속을 지키는 데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2000억 달러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자되는 중요한 사업인만큼 국회 상임위 보고를 비롯해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 등 ‘국내법적 절차’를 꼼꼼히 거치면서 국민적 감시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단순히 절차적 필요성 때문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술에 말리지 않으면서 협상을 대등하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절차이자 요건이기 때문이다. 아직 한미 간 협상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남은 협상에서 미국의 억지 주장이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호혜 정신에 기초한 협상만이 양국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국내법 절차를 엄정히 준수할 것을 천명하고 그에 맞게 국회와 관련 기관들에 대한 상세한 보고와 논의를 이어가며 절차적 투명성과 대국민 설명 의무를 다해야 한다. 국회도 ‘한미전략투자법’의 입법취지에 따라 국민이익과 주권이 훼손되지 않도록 한미전략투자과정을 촘촘하게 감시하고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더 이상의 양보는 절대 안 된다.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참고>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 ( 약칭: 한미전략투자법 )

제5조(운영위원회의 설치 및 기능) ① 전략적투자를 총괄 기획하고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심의ㆍ의결하기 위하여 공사에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1. 전략적투자의 총괄 기획 및 운영에 관한 사항
  2. 미국 투자위원회에 대미투자 대상으로 제안할 사업의 선정에 관한 사항
  3. 미국 투자위원회가 제안한 대미투자 후보 사업에 대한 사업 추진 의사에 관한 사항
  4. 대미투자 대상으로 선정된 사업에 대한 투자결정 및 집행(금액ㆍ시점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관한 사항
  5. 기금의 재원 조성, 관리ㆍ운용 및 이를 통한 전략적투자 지원에 관한 사항
  6. 공사에 대한 자산위탁 및 위탁자산의 운용에 관한 사항
  7. 제39조에 따른 업무의 위탁에 관한 사항
  8. 공사 업무의 기본방침에 관한 사항
  9. 정관의 변경에 관한 사항
  10. 임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
  11. 공사의 예산 및 결산의 승인에 관한 사항
  12. 공사의 경영성과 평가에 관한 사항
  13. 제48조에 따른 공사 업무의 검사에 관한 사항
  14. 그 밖에 양해각서의 해석 및 이행(개정 및 중지 필요성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과 관련하여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② 운영위원회는 제1항제4호에 따른 투자결정 및 집행을 심의ㆍ의결하는 경우 사업의 진척 정도를 고려한 금액을 집행하여야 하며, 회계연도별로 총 200억 미국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의 투자를 집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운영위원회는 제1항제4호에 따른 대미투자 집행이 「외국환거래법」 제3조제1항제1호에 따른 내국통화의 불규칙한 변동 등 외환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대미투자 집행의 금액과 시점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정부에 미국과의 협의를 요청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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