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기후위기 2026-03-11   9436

[논평] 기후정의 원칙 없는 ‘AI 데이터센터 특혜법’ 논의 중단해야 

기후 규범·규칙·규제 없는 AI 데이터센터는 기후위기 가속화할 것

국회는 데이터센터 에너지 전환·지산지소 원칙 세워야

최근 막대한 전력과 물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 무분별한 확산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회 과방위가 AI 데이터센터 진흥을 명분으로 각종 특례와 특혜를 제공하는 법안들을 논의 중이다. AI 데이터센터의 명확한 법적 규정과 공급 가능한 적정 전력 용량 등 통계·현황, 수도권 과밀 방지 대책이 부재한 현재, 별도의 법제정 논의는 필요하다. 그러나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기후, 에너지, 전력망에 대한 최소한의 규범과 규제 없이 산업 성장만을 앞세운 ‘성장 질주 법안’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국회는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전환 원칙, 지산지소 원칙을 세우는 입법논의를 제대로 진행해야 한다. 

국회 과방위에 계류 중인 인공지능데이터센터 진흥 법안들은 AI 데이터센터에 각종 조세 감면과 세제 지원을 비롯해 복합 인허가 일괄처리, 120일 경과 후에는 인허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하는 타임아웃제도를 도입하고, 에너지 다소비 시설의 집중을 방지하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 신설,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사용자와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PPA 등을 담고 있다. AI 산업 활성화와 데이터센터 진흥만을 위해 규제는 완화하고 비용은 사회가 부담하도록 하는 ‘특혜 패키지’에 가깝다. 여러 문제점과 쟁점사항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신속한 법안 처리만을 강조하며 속도전을 앞세우는 국회 과방위 논의는 무책임하다. 

무엇보다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에너지 수요 증가와 수도권 집중, 장거리 송전망 확충 문제가 크게 대두된 상황에서 수도권 전력 수요 집중 문제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일정 조건 하에서 면제토록 하는 것은 문제다. 또한, 이미 PPA 제도를 통한 전력거래가 가능한 상황에서 별도의 PPA 특례 조항을 명시한 것은 재생에너지가 아닌 LNG나 SMR 등 다른 전원으로의 PPA 확대를 염두한 것으로 보여 매우 부적절하다. 현재 시행 중인 인공지능기본법 등 기존 법률과의 법체계 정합성, 타 산업과의 형평성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전문위원 검토의견도 충분히 논의되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 관련하여 국회가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물 사용이 어느 정도이며 환경적 영향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지, 지역 간 전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은 무엇인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어떻게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 등 인프라 효율 평가는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 등이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전환·지산지소 원칙과 에너지 효율 정책,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을 담은 법제정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를 RE100 원칙도 없이 국가가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법은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것이자 그 비용을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부적절하다. 지산지소 원칙 없는 데이터센터는 결국 LNG나 핵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AI 데이터센터 법안 논의는 과방위 뿐 아니라 기후환경위가 함께 다뤄야 한다. 국회는 산업 진흥에 치우친 AI 데이터센터 특혜법 논의를 중단하고, 기후 규범과 규칙을 세우는 논의를 제대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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