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중소상인공정 2025-09-05   10405

[논평] 플랫폼법 ‘지금’ 추진이 어렵다는 주병기 공정위원장 후보자, 납득하기 어려워

오늘(9/5)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주병기 후보자는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에 대해 “통상 협상 이슈로 과감하게 추진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자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으로 채택된 핵심 민생 과제이다. 이를 외부 압력 탓으로 미루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력남용행위와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고, 중소상인·자영업자를 보호해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야 할 책무가 있다. 참여연대는 더욱 공고해지는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과 시장지배력 남용행위에 착취당하는 플랫폼 이용자를 고려해 주병기 후보자가 온라인 플랫폼법 추진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표할 것을 요구한다. 

오늘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큰 쟁점이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과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규제’였다는 사실은 플랫폼 독과점 피해가 사회적 현안임을 보여준다. 특히 구글, 애플, 쿠팡, 배민과 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을 사전지정해 입증책임을 전환하고 불공정 행위 조사 및 제재 기간을 단축하는 ‘독점규제법’은 통상압력에 굴복하고 말 일이 아니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에 맞서 EU는 “EU와 회원국들은 우리 영토 내 경제 활동을 규제할 주권적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민주주의 원칙과 부합한다”고 단호히 선 그은 바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에서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 강제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에픽게임즈와 같은 미국 기업조차 독점규제를 요구하는 마당에 유독 대한민국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만이 자국 기업 보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구글, 애플의 시장독점에 대한 규제없이는 이재명 정부의 AI 육성도 공염불에 불과하다.

시장지배적 플랫폼 기업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는 배달앱, 숙박, 전자상거래 등 전 분야에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시장을 90% 가까이 차지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선택의 여지 없이 과도한 수수료와 자사우대, 최혜대우 요구와 같은 불공정 피해를 입고 있다. 숙박앱과 쇼핑앱에서도 20~80%에 달하는 수수료가 횡행하며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통제되지 않는 플랫폼 수수료는 결국 시장독점에서 비롯된 폐해이다. 플랫폼 독점이 ‘통상 리스크’가 아니라 ‘민생 위기’이며 이들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통상 리크스’로 치부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 수장이 외부 눈치를 보며 자국민의 권리를 외면한다면 플랫폼 독점으로 인한 폐해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주병기 후보자가 배달앱 수수료 문제의 심각성에 동의하고, ‘광고 수수료를 포함한 총수수료 상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의지를 밝힌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는 부분적 대응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에 있다. 또한 주 후보자가 “무역협상과 독립적으로 왜 독점규제법이 필요한지에 대해 면밀히 준비할 것”이라고 답한 만큼, 위원장직을 맡게 된다면 통상압력을 핑계로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플랫폼 공정화법이나 총수수료 상한제와 같이 즉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은 즉각 추진하고, 독점규제법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과 정부 발의 법안 마련, 플랫폼 수수료 및 플랫폼 노동 현황 등 플랫폼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시장지배적 기업에 대한 사전지정 범위를 늘려 특정 국가뿐만 아니라 여러 해외 기업들을 포함하도록 하거나, 다른 주요 해외국가들의 반독점법 및 반독점 위반 행위 관련 소송 사례에 비추어 국내 플랫폼법 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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