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황과 문제점
「국민건강보험법」상 국고지원 규정(제108조의2)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을 갖는 한시 규정으로, 2011·2016·2017·2023년 네 차례 연장되어 왔음. 22대 국회 후반기에 일몰 기한이 다시 도래하므로, 여기서 정리하지 못하면 다섯 번째 연장이 예정되어 있음.
정부는 2007년부터 2024년까지 18년간 법정 지원 비율 20%(일반회계 14%, 건강증진기금 6%)를 한 번도 지키지 않았고 누적 미지급금은 21조 6,700억 원에 달함. 가입자 수 증가와 소득 상승률을 제외한 채 보험료 인상률만 반영해 예상 수입액을 낮춰 잡는 방식으로 최근 5년간 9조 8,000억 원을 과소 추계했음. 지원율의 크기 이전에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설계가 문제임. 이에 산정 기준을 전전년도 결산액으로 바꾸고 일몰을 삭제하는 법안이 다수 발의되었으나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음.
국고지원의 근거도 재정립되어야 함. 국고지원은 보험료 부과에서 포착되지 않는 자산·자본소득의 몫을 조세로 회수하는 형평성 기제이므로, 감염병 대응·취약계층 진료·필수의료 유지 등 보험 원리로 조달할 수 없는 공공 기능을 국가가 구매하는 재원으로 활용되어야 함. 담배부담금 수입의 65%를 상한으로 묶은 국민건강증진법 단서는 이 재원을 가장 역진적인 목적세에 의존하게 만들어 그 성격을 뒤집어 놓았음.
한국은 단일보험자 체계를 갖고 있으나 보험자가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보장하는 구매자가 아니라 발행된 청구서를 정산하여 처리하는 지불자에 머물러 있음. 수가 계약은 환산지수 인상률 협상으로 축소되어 있고, 공급자의 지역 배치·인력 구성·진료의 질에 개입할 계약 수단이 없음. 그 결과 필수의료 대책은 매번 수가 가산으로 귀결되며, 돈을 더 쓰면 공급이 따라올 것이라는 가정 위에서 재정만 투입되고 공급 구조는 그대로 남음. 재정 국가책임 강화가 이 구조를 건드리지 못하면 늘어난 국고는 같은 경로로 흘러가 같은 결과를 낳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급여·수가·보험료를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이나 가입자 대표는 3분의 1에 불과함. 구성 비율보다 심각한 것은 자기 수입을 결정하는 협상에 공급자단체가 표결권을 가진 당사자로 참여하는 이해충돌 구조이며, 가입자 위원은 선출·추천 절차조차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 대표성도 충분하지 않음. 회의록 등이 공개되지 않아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사후 책임도 물을 수 없음.
2024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64.9%로 전년과 같았으며, 같은 해 비급여 진료비는 21.8조 원으로 추정됨. 급여를 늘려도 비급여가 그만큼 늘어 보장률이 제자리에 묶이는 구조가 고착된 것이며, 비급여에 대한 공적 관리 수단이 전무한 상태에서 혼합진료 금지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움.
2. 세부 과제
1) 국고지원의 항구화와 정산의무부여
-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및 부칙의 한시 규정을 삭제하고, 사후 정산 조항을 신설함. 지원액을 예상 수입액이 아닌 확정된 전전년도 보험료 수입 실적에 연동하고, 과소 지원분은 다음 연도에 정산·교부하도록 의무화하여 추계 재량으로 의무를 축소하는 경로를 봉쇄함. 누적 미지급분의 분할 상환 근거는 부칙에 둠.
- 국민건강증진법상 담배부담금 65% 상한 단서를 폐지하고 재원을 일반회계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원 목적을 법률에 명시함. 부과 형평성 보정과 함께 공공병원·공익의료법인의 기능 유지, 감염병 대응 준비 비용 등 보험 원리로 조달할 수 없는 지출의 국가 부담을 규정하고, 지원율 상향(20%→30%)을 이 목적 규정과 함께 추가함.
2) 보험자의 구매 기능 확립
- 행위별수가 외의 지불 방식(기관 단위 총액, 묶음지불, 성과연동)을 보험자가 정책적 필요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법률상 근거를 신설함.
- 공공병원·공익의료법인에 기관 단위 경상 지불을 도입하여, 개별 청구로 보상되지 않는 대기 기능과 필수 진료 유지 비용을 지불 체계 안에서 직접 구매하여, 공공기능 지원을 보조금이 아니라 구매 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임.
- 수가 계약의 범위를 인상률에서 지역 배치·인력 기준·진료 연계 의무 등 공급 조건에 관한 계약 요소로 확대하고, 부당청구·불법 개설·환자 안전 중대 위반 등 명확한 결격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요양기관 지정취소 제도를 도입함.
3)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절차 개편
- 가입자 대표를 과반으로 확대하고 추천·선출 절차를 법률에 규정하여 대표성의 근거를 확보하고, 이해충돌 회피 규정을 신설함. 특정 공급자 유형의 수가·급여 기준을 의결할 때 해당 단체 추천 위원의 표결권을 제한함.
- 회의록과 안건별 표결 결과를 공개하고, 급여 결정에 부가된 조건에 대한 이행 점검 결과를 정기 보고, 의결하도록 함.
3. 관련 법안
- [2202487]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장종태의원 등 12인)
- [2202564]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남인순의원 등 11인)
- [2202976]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소병훈의원 등 10인)
- [2215829]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전진숙의원 등 11인)
- [2220636]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한지아의원 등 10인)
4. 소관 상임위 : 보건복지위원회
5. 참여연대 담당 부서 : 사회복지위원회 (02-723-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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