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5 2025-08-01   15885

[동향3] 기준중위소득의 적정화를 위해서는 기준중위소득 결정과정의 민주적 원칙 회복 필요

남찬섭 |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경과

정부는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7월 31일 내년에 적용할 기준중위소득과 급여별 선정기준 등을 발표하였다.1 이 발표에서 정부는 2026년도 기준중위소득을 4인 가구 기준으로 역대 최고인 6.51%로 인상했다고 말했다(보건복지부, 2025)(<표 1> 참조). 이와 함께 기준중위소득과 연동되어 있는 급여별 선정기준도 급여별로 차이가 있지만 유사한 정도로 인상되었다.

정부에 따르면, 기준중위소득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급여기준 등에 활용하기 위하여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고시하는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2으로 이 기준중위소득은 2025년 현재 14개 부처 80여 개 복지 사업의 선정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보건복지부, 2025 : 1쪽 및 3쪽).

이러한 정부의 설명으로도 기준중위소득의 중요성은 충분히 짐작된다. 실제로 기준중위소득은 과거 활용된 최저생계비와 유사하게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적 빈곤선(행정적 빈곤선)의 기초가 된다. 즉, 생계급여 선정기준은 기준중위소득의 32%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의료급여 선정기준은 40%, 주거급여는 48%, 교육급여는 50%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기준중위소득은 행정적 중위소득이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한 여러 사업(복지부 설명에 따르면 80여 개 사업)의 운영을 위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만큼 기준중위소득은 국민들의 삶에 밀접히 관련된 지표인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국민들의 삶과 밀접히 관련되는 기준중위소득이 내용적으로 적절하게 결정되었는지, 그리고 그 결정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현황과 비판

  • 4인 가구 기준의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이 적절한가?

우선 <표 1>에서 보듯이 정부가 발표한 기준중위소득 6.51% 인상이 4인 가구 기준 인상률로 역대 최고인 것은 맞다. 하지만 기준중위소득의 인상률을 4인 가구 기준으로 발표하는 것이 적절한가? 현재 가구원 수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가구는 1인 가구이며 이렇게 된 것은 이미 15년에 가까운 일이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에 의하면 2003년에는 4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8.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고 그 다음이 3인 가구로 20.9%였다. 하지만 2004년이 되면 여전히 4인 가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28.0%),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은 3인 가구(20.9%)가 아니라 2인 가구(21.4%)가 차지하게 되며 2010년이 되면 2인 가구의 비중이 가장 많고(23.91%) 두 번째로 1인 가구의 비중(23.86%)이 많으며 4인 가구는 세 번째 비중의 가구가 된다.

2011년에는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비중(24.5%)을 차지하고 두 번째 많은 비중은 2인 가구(24.3%)가 차지하고 4인 가구는 세 번째 비중을 차지하다가, 2012년에는 가구원 수에 따른 가구의 비중이 1인 가구(25.2%), 2인 가구(24.7%), 3인 가구(21.5%), 4인 가구(21.2%)로 4인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에서도 네 번째 순위로 밀려나게 된다(통계청, 2025a). 2024년에 4인 가구는 283만 9천 가구로 전체 가구 2,229만 4천 가구의 12.7%에 불과한 수준으로 떨어졌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1인 가구는 804만 5천 가구로 36.1%에 달했다(통계청, 2025b).

가구원 수에 따른 전체 가구의 구성비가 이러한데 저소득층의 가구원 수에 따른 구성비는 말할 필요도 없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된 직후인 2001년에 기초보장 수급가구 중 1인 가구는 50.6%로 절반을 넘었고 당시 4인 가구는 8.9%로 10%에도 미치지 못했다(통계청, 2025c). 2007년에는 기초보장 수급가구 중 1인 가구가 60.1%로 60%를 넘었고 2021년에는 70.9%로 70%를 넘었다. 이번 정부 자료에서도 기초보장 수급가구 중 1인 가구는 74.4%로 압도적이고 생계급여 수급가구 중에서는 80%에 달한다(보건복지부, 2025). 기초보장 수급가구 중 4인 가구 비중은 2018년에 4.6%로 5%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2023년에는 2.9%로 3% 미만으로까지 떨어졌다(통계청, 2025c).

가구규모로 본 우리 사회의 대표 가구는 전체 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도 1인 가구이며 기초보장 수급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는 말할 필요도 없이 1인 가구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기준중위소득의 인상률을 4인 가구를 기준으로 발표한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기초보장 수급가구의 3%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구를 기준으로 한 인상률을 대푯값으로 제시하고 이를 역대 최고라고 말한 것이다. 기준중위소득의 증가율을 1인 가구를 기준으로 보면 7.20%인데, 이 인상률이 역대 인상률과 비교하여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역대 최고는 아니다. 1인 가구 기준의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은 윤석열 정부 때인 2025년의 7.34%와 2024년의 7.25%에 이어 세 번째이다. 그리고 기초보장 수급가구의 74.4%에 달하는 1인 가구를 기준으로 한 기준중위소득 증가율이 역대 최고가 아니므로 기준중위소득 전체의 증가율도 역대 최고라 하기 어려울 것이다.

  •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

기초보장제도는 당초 빈곤층의 최저생활보장을 위해 최저생계비를 공식적 빈곤선 혹은 행정적 빈곤선으로 사용해왔으나, 2014년에 법이 개정되면서 이른바 개별급여방식을 적용한 맞춤형 급여로 개편이 이루어지고3 최저생계비도 기준중위소득으로 변경되었다. 기준중위소득으로 변경된 이면에는 여러 동기가 놓여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최저생계비에 대해 비판적인 측에서 가졌던바 최저생계비를 무력화하려는 동기였고 다른 하나는 상대적 빈곤 개념의 도입으로 최저생활보장의 상대적 수준을 하락시키지 않게 하려는 동기였다. 이 중 후자의 최저생활보장의 상대적 수준 하락 중단의 동기는 다음과 같은 논리에 의한 것이었다. 즉, 행정적 빈곤선인 최저생계비가 전물량방식이면서 주기적으로 계측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상대적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왔기 때문에 이를 상대적 빈곤선으로 바꾸게 되면 상대수준이 고정되므로 행정적 빈곤선이 전체 사회의 생활수준 변화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물론 실제 행정적 빈곤선을 상대적 빈곤선으로 변경한 것은 개별급여방식을 도입한 맞춤형 급여로의 개편과 최저생계비의 무력화 의도가 함께 이루어졌기 때문에 최저생활보장의 상대적 수준을 하락시키지 않으려는 동기가 많이 반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준중위소득은 상대적 빈곤 개념에 입각한 것이기 때문에 상대수준을 고정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없다고 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실에서 상대수준을 고정시키려는 의도는 적절히 관철되지 못해왔다.

현재 기준중위소득은 단순히 매년도 경과에 따른 인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셋 변경에 따른 보정도 함께 하고 있는데, 전자의 연도경과에 따른 증가를 기본증가라 하고, 보정에 따른 증가를 추가증가라 한다. 그래서 이번 2026년도 기준중위소득에 적용된 증가율을 포함하여 매년 기준중위소득 증가율은 기본증가율과 추가증가율이 합쳐진 것이다. 이처럼 두 증가율이 합쳐진 수치가 기준중위소득의 증가율이라고 생각하면 <표 2>의 증가율 수치가 그리 높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는 매년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을 발표하면서도 그 인상률을 구성하는 기본증가율과 추가증가율이 어떻게 설정되었는지는 단 한 번도 발표한 적이 없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기본증가율과 추가증가율 모두 적절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기준중위소득은 그 산출의 토대가 되는 데이터셋이 과거에는 가계동향조사 자료였으나, 2021년부터 가계금융복지조사(이하 “가금복”) 자료로 변경되었고, 이 데이터셋 변경에 따른 격차가 매우 커서 2018년 기준으로 두 조사자료에 의한 중위소득의 격차가 12.49%였다(중앙생활보장위원회, 2020). 즉, 데이터셋을 가금복으로 변경하고 중위소득을 새로 산출한 결과 그 값이 가계동향에 기초한 것보다 12.49% 높게 나온 것이다. 그리하여 당시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이하 “중생보위”)에서는 가계동향과 가금복에 기초한 중위소득 중 어느 것이 더 현실에 부합하는가를 여러 전문가들에게 의뢰하여 검증하였는데 모든 전문가들이 가금복에 기초한 중위소득이 현실에 더 부합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중위소득은 행정적 중위소득인 기준중위소득을 산출하는 기초가 되는 자료이므로4 단순히 중위소득의 수준이 그대로 기준중위소득으로 반영된다고 생각하면 당시 우리나라는 실제보다 12.49%가 낮은 기준중위소득으로 기초보장 수급자를 선정하고 급여수준을 정해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매년의 물가상승률 등에 따라 기준중위소득을 조정하는 기본증가 외에 데이터셋 변경에 따라 발견된 12.49%의 격차를 보정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다. 당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는 기본증가와 무관하게 단순히 현실과의 격차를 보정하는 것만 해도 매우 시급한 과제이므로 3년에 걸쳐 격차를 모두 보정할 것을 주장했지만, 최종적으로는 2021년 인상부터 2026년 인상까지 6년에 걸쳐 보정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중앙생활보장위원회, 2020). 하지만 이러한 보정에 의한 추가증가율과 기본증가율이 적절하게 반영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은 가금복에 기초한 중위소득에 비해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표 3>을 보면 기준중위소득이 적용되기 시작한 2015년에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수준은 가금복 중위소득 대비 76.1%에 달하는 정도였으나 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23년에는 66.4%까지 떨어졌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하락폭은 9.7%p로 이는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수준이 매년 평균 1.2%p씩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2021년은 데이터셋 변경에 따른 격차의 보정이 시작된 해인데 2020년부터 2023년 기간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은 69.4%에서 66.4%로 하락하여 연간 평균 하락폭은 1.0%p((69.4%-66.4%)/3)이고, 보정이 시작되기 전인 2015년부터 2020년 기간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은 76.1%에서 69.4%로 연간 평균 하락폭은 1.34%p((76.1%-69.4%)/5)이다(격차 보정이 이루어진 후 연도별 하락폭은 ’20~’21년 1.0%p, ’21~’22년 0.8%p, ’22~’23년 1.2%p이다). 그래서 보정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후의 상대수준 하락폭이 그 전보다 감소하였다. 하지만 그 감소는 결코 인상적인 것이 아니다.

만일 데이터셋 변경에 따른 격차 보정이 조금이라도 적절히 이루어졌다면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은 상승했어야 맞을 것이며 아무리 못해도 상대수준의 하락이 멈추기라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이 감소하는 속도가 소폭 줄어들었을 뿐 하락은 계속되었다. 데이터셋 변경에 따른 격차 보정이 적절히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물론 <표 3>에 나오지 않는 2024년 이후 기준중위소득의 증가율은 매년 7.2% 이상이었으므로 아마도 기준중위소득의 절대금액은 그 전보다는 좀 더 높아졌겠지만, 그 정도의 증가율로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의 하락이 멈추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들은 기준중위소득이 우리 사회 전체의 생활수준 변화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준중위소득이 적절하게 조정되어오지 않은 것은 이를 물가를 고려한 실질 금액으로 볼 때도 잘 드러난다. 기준중위소득을 명목금액으로 보면 2015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4.61%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금액으로 보면 2.4% 내지 2.5% 정도의 연평균 증가에 그쳤고, 식품물가를 고려한 경우에는 1.08%씩 증가한 것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기준중위소득이 실질기준으로는 사실상 거의 정체상태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기준중위소득의 32% 수준인 생계급여 기준선은 기준중위소득보다 기간 중 연평균 증가율이 조금 더 높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금액은 기준중위소득과 마찬가지로 높지 않다. 생계급여 기준선 역시 실질 기준으로는 매우 소폭으로 증가해온 것이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금액에서 기준중위소득과 생계급여 기준선이 사실상 정체하였거나 매우 소폭 인상된 것은 특히 저소득층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행(2025 : 6)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농·축·수산물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여온 데다가 최근 가공식품 등 필수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취약계층의 체감물가가 높다. 2020년 12월 대비 2025년 5월의 물가 수준은 소비자물가가 15.9% 더 높고 생활물가는 19.1% 더 높으며 식품물가는 22.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행, 2025 : 6). 즉, 2020년 12월의 물가수준을 100으로 볼 경우 2025년 5월의 소비자물가는 115.9이며 생활물가는 119.1, 식품물가는 122.9라는 것이어서 생활물가나 식품물가의 상승폭이 더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의·식·주 등 생필품의 물가는 OECD의 다른 회원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온다. OECD의 생필품 물가수준을 100으로 놓았을 때 우리나라의 물가는 의류·신발이 161, 식료품이 156, 주거비가 123으로 OECD를 크게 상회한다(한국은행, 2025 : 8).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일수록 식품 등 필수재 소비 비중이 높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소비자물가지수보다 필수재의 비중을 더 많이 반영한 생활물가와 식품물가가 더 높게 올랐고, 실제로 의식주 등 생필품의 물가가 OECD보다 크게 높다는 것은 물가인상이 저소득층에게 더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2205 : 6)에 의하면 2019년 4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의 물가상승률의 소득분위별 체감이 달라 상위 20%인 5분위의 경우 15.0% 인상으로 체감되는 반면 하위 20%인 1분위에는 16.0% 인상으로 체감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위 20%인 1분위 내에서도 하위에 속하는 기초보장 수급자 내지 신청자에게 적용되는 기준중위소득과 생계급여 기준선이 실질기준으로 사실상 정체 내지 소폭 인상의 추이를 보였다는 것은 기준중위소득에 기초한 현행 기초보장제도가 저소득층의 최저생활을 보장함에 있어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준중위소득 결정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개선 요구

  • 행정적 빈곤선의 계측방식 변경이 필요한가?

본문에서 본 것처럼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에 대해 혹자는 상대빈곤 개념을 도입해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예전의 최저생계비로 돌아가자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이 주장은 기초보장제도가 갖는 ‘통합급여’의 성격에 잘 부합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즉, 최저생계비가 행정적 빈곤선으로 사용될 당시 그것은 전물량방식으로 계측되었는데 이것은 최저생활보장에 필요한 품목들을 모두 선정하여 그에 소요되는 비용을 산정함으로써 최저생활 보장에 필요한 총비용을 산출하는 방식이므로 ‘통합급여’, 즉 최저생활보장에 필요한 모든 급여를 다 행한다는 기초보장제도의 본질에 잘 부합한다. 하지만 최저생계비 복원 주장에는 단점도 있다.

우선 최저생계비를 사용할 당시에도 상대적 수준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는데([그림 1] 참조) 단순히 최저생계비를 복원해야 한다고만 주장하면 왜 과거 최저생계비를 사용할 때는 주기적 계측에도 불구하고 상대수준이 하락했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최저생계비가 사용될 당시 계측방법인 전물량방식에 대해 최저생활보장에 필요한 품목을 선정하는 과정이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는데, 사실 이 비판은 최후의 안전망으로서의 최저생계비가 갖는 의미를 소홀히 취급한 잘못된 비판이다. 하지만 최저생활보장에 필요한 품목의 종류와 수량을 둘러싸고 상당한 정치적 갈등이 발생했던 것은 사실이다.

최저생계비를 비판하는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정치적 갈등이 최저생계비가 자의적인 데서 비롯된 것인양 주장하여 정치적 갈등의 원인을 최저생계비에 부당하게 전가하였다. 그런데 이런 주장이 잘못된 주장이라는 비판은 당연히 해야 하고 필요한 비판이지만, 그러한 비판을 한다고 해서 최저생계비 계측이나 결정 시 정치적 갈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저생계비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최저생계비 계측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을 계측방법의 변경으로 접근하려는 것으로 어떤 면에서 오류라 할 수 있다(이는 상대빈곤 개념의 도입으로 행정적 빈곤선의 상대수준을 고정시키려 했던 접근이 가졌던 오류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과거 행정적 빈곤선에 상대빈곤개념을 도입하려는 시도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반대 근거의 하나로 상대빈곤 개념을 도입할 경우 사회 전체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 상대빈곤선도 올라가겠지만, 반대로 사회 전체의 생활수준이 하락하면 상대빈곤선도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상대빈곤선이 올라가는 것은 괜찮으나 상대빈곤선이 하락하는 것은 문제이므로 수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상대빈곤선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특히 상대빈곤선이 내려간다 해도 그것이 반드시 문제인 것은 아니다. 여기서 상대빈곤선이 내려간다는 것은 금액으로 표시된 상대빈곤선의 수치가 작아진다는 의미일 것이고, 이렇게 상대빈곤선의 금액 수치가 작아지는 것이 문제라는 것은 그로 인해 상대빈곤선의 금액수치가 작아지지 않았다면 수급자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이 수급자가 되지 못하거나 수급자가 되더라도 급여수준이 하락할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상대빈곤선의 금액 수치 자체가 작아지는 경우가 있을지도 잘 모르겠지만, 설사 그런 경우가 있다 해도 그것은 사회 전체의 생활수준의 하락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면 상대빈곤선 위쪽 사람들의 생활수준도 하락한 것이고 상대빈곤선 아래쪽 사람들의 생활수준도 하락한 것이다.

대개 상대빈곤선으로는 중위소득을 사용하는데 중위소득은 소득자들을 순서대로 배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한 소득자가 갖는 소득값이므로 그 위쪽과 아래쪽의 생활수준이 하락하게 되면 중앙에 위치하는 소득자의 소득도 하락할 것이다. 상대빈곤선이 하락하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은 다른 생활수준의 하락과 함께 상대빈곤선이 하락하므로 사실은 그 상대빈곤선이 하락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다. 즉, 중위소득자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달라질 수 있지만, 그 위치에 누군가가 위치하여 갖게 되는 중위소득은 그 중위소득 수치만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와 아래의 소득 수치가 다같이 하락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위소득이 하락하지 않았더라면 기초보장 수급자가 되었을 사람이 중위소득의 하락으로 기초보장 수급자에서 탈락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최저생계비 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최저보장을 위한 행정적 기준, 즉 행정적 빈곤선의 상대적 수준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해온 근본적 배경에 대해 잘못된 진단을 하고 있다. 이는 과거 행정적 빈곤선에 상대적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행정적 빈곤선의 상대수준을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의 오류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1997년에 최저생계비를 최초로 법정화하여 그때로부터 2015년 6월까지 전물량방식의 절대적 빈곤선인 최저생계비를 사용했고,5 2015년 7월부터는 상대적 빈곤 개념을 반영한 기준중위소득을 사용해 오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절대적 빈곤 개념에 입각한 최저생계비를 사용했을 때나 상대적 빈곤 개념에 입각한 현재의 기준중위소득을 사용하고 있을 때나 둘 다 그 상대적 수준은 해를 거듭하면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는 행정적 빈곤선의 상대적 수준 하락이 계측방법의 차이 때문이 아님을 보여준다. 물론 기술적 계측방법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행정적 빈곤선의 결정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싸움이다. 이 정치적 갈등과 싸움은 빈곤선을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복지지출을 줄이려는 재정당국의 예산제약논리에 의해 지배되어왔다(이와 관련해서는 남찬섭(2005) 참조).

그래서 최저생계비이든 기준중위소득이든 행정적 빈곤선의 상대적 수준의 지속적 하락은 예산제약논리에 의해 지배되어 온 정치적 갈등과 싸움에 그 근본 원인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행정적 빈곤선의 계측방법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제약논리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하여 행정적 빈곤선의 결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적 갈등과 싸움에서 행정적 빈곤선의 상대수준 하락을 막으려는 측이 어느 정도라도 균형된 입지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의 행정적 빈곤선인 기준중위소득 결정 과정에 관련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 기준중위소득 적정화 로드맵을 발표하라

본문에서 살펴보았듯이 기준중위소득은 이를 적용한 해부터 그 상대적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그리고 가계동향조사에서 가금복 조사로의 데이터셋 변경에 따른 격차 보정이 이루어진 2021년 이후에도 상대적 수준의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격차 보정은 올해 결정된 2026년도 기준중위소득에 마지막으로 적용되었는데, 이번의 결정으로도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 저하는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그간 정부의 발표와 달리 격차 보정이 사실상 이루어진 바가 없는 것이므로 상대빈곤선 결정의 기초로서 기준중위소득의 상대적 수준의 복원을 위한 별도의 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2020년 중생보위에서 격차 보정 로드맵 결정 시 3년에 걸친 보정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재정당국은 10년에 걸친 보정을 주장했고 중생보위는 최종적으로 6년에 걸친 보정을 결정했다. 하지만 그간 6년에 걸친 보정은 실효성이 없었다. 이제라도 정부는 3년에 걸쳐 기준중위소득을 적정화하는 로드맵을 정하여 발표하고 이를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기준중위소득의 적정화와 관련하여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주장이 하나 있다. 그것은 정부가 늘 펼치는 주장인데, 이 주장에 의하면 기준중위소득과 연결된 사업이 너무 많아 기준중위소득을 급격히 인상할 경우 기준중위소득에 지나친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올해에도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준중위소득이 중앙정부 14개 부처의 80개 복지사업의 선정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였다(보건복지부, 2025). 그런데 이 주장은 최저생계비를 사용할 때도 정부가 똑같이 했던 주장이다. 당시 정부는 최저생계비가 기초보장 수급자의 선정기준임과 동시에 급여기준으로 사용되고 있고, 또 정부의 여러 복지사업의 수급자 선정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어서 모든 부담이 최저생계비에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하였고, 많은 전문가들도 동조하였다.

하지만 최저생계비이든 기준중위소득이든 행정적 빈곤선이 선별주의적 복지사업에서 당해 사업의 수급자 선정기준으로 활용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복지사업의 주무부서가 복지부의 기초보장과이고 이 기초보장과가 행정적 빈곤선을 결정하였는데 다른 부처 혹은 복지부의 다른 부서가 이를 선별주의적 복지사업에 활용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다른 부처나 복지부의 다른 부서에서 활용하라고 만들어진 것이 기준중위소득이다. 이것은 마치 과거 기초보장제도 운영 시절 기초보장제도가 통합급여를 한다면서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판했던 개별급여론자들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주장이다. 기초보장제도는 우리 사회의 최후의 안전망으로 최저생활보장에 필요한 모든 급여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하라고 우리 사회가 만든 제도가 기초보장제도이다. 다시 말해서 기초보장제도는 통합급여를 해야 한다.

개별급여론자들은 기초보장제도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차상위층에게 아무런 급여를 마련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잘못을 기초보장제도에 부당하게 전가하였다. 마찬가지로 기준중위소득이 부담이 된다고 주장하는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기준중위소득을 기초보장사업뿐만 아니라 정부의 다른 부처나 복지부의 다른 부서의 복지사업에 활용하게 하려고 만들었으나 그 사실은 숨긴 채 기준중위소득의 활용도가 높은 것을 가지고 엉뚱한 비판을 하고 있다. 기준중위소득의 활용도가 높은 것에 대해 선별주의적 사업이 많다고 비판하는 것이라면 이해가 될 수도 있지만, 정부나 일부 전문가들의 비판은 이런 것이 아니다. 기준중위소득의 활용도가 높은 것 자체는 기준중위소득에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는다. 굳이 부담이 되는 주체를 찾자면 복지사업을 운영하는 해당 부처 및 부서가 사업운영과 관련한 부담을 질 것이고, 정부예산을 운용해야 할 예산당국은 예산배정에서 부담을 질 것이다.

사업운영이나 예산배정과 관련하여 부담을 져야 할 주체는 정부이다. 그러나 엉뚱하게 기준중위소득을 내세워 그것이 문제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전형적인 허수아비 논증의 오류(straw man fallacy)이다. 기준중위소득 적정화의 로드맵을 짜는 과정에서는 이와 같은 잘못된 논증을 듣지 않기를 바란다.

  • 중생보위의 모든 회의에 녹취록을 작성·공개하고 회의자료의 대외비 분류 기준과 기한을 명확히 하라

정부는 중생보위만이 아니라 다른 위원회에서도 걸핏하면 회의자료에 ‘대외비’라는 도장을 찍어서 배포한 후 회의가 끝나면 자료를 모두 걷어가 버린다. 게다가 보안각서라 하여 정부위원회에 참여하는 민간위원들에게 비밀유지 각서를 쓰게 하는데, 그 각서에는 회의 시 알게 된 대외비 유출시 책임지겠다는 문구도 있다. 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다루는 복지부 소관의 위원회에 참여하는 민간위원들에게 보안각서니 비밀 유출시 책임진다는 것을 약속하라느니, 또 회의자료마다 대외비라고 하는 것이 과연 상식적이며 적절한 것인가?

과거 참여정부 때까지만 해도 각종 정부위원회에서는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모든 발언을 녹음하고 이를 풀어 녹취록으로 만들었고, 외부에서 정보공개청구 시 녹취록 전체를 공개하였다(발언자는 익명처리하였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모든 발언에 대해 녹취록을 작성·공개하니까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이 소신껏 발언하지 못한다는 희한한 논리를 들이대며 녹취록 비공개를 결정했고 간략히 요약된 회의록만 공개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다른 문제를 낳는다. 여러 관련 단체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민간전문가 등을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해놓고 그 민간위원이 참석하는 회의에 배포되는 자료에는 대외비 분류도장을 찍어 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걷어가고, 또 민간위원에게 보안각서에 서명하게 하여 입을 닫게 만들고, 회의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상 어떤 내용의 회의를 했는지를 알 수 없게 하는 짤막한 요약회의록만 배포하게 되니 외부에서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가는지, 그리고 최종 결정이 난 후에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것이면 여러 단체들의 추천을 받은 민간위원은 왜 위촉하는가?

게다가 중생보위는 우리 사회의 최후의 안전망인 기초보장제도의 수급자 선정기준과 급여기준에 직접 연결되는 기준을 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기준은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에 외부 사람들은 전혀 개입할 수도 없고 무슨 논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알 수가 없다. 또 그 문제에 관심이 있는 단체가 민간위원을 추천하여 위원으로 위촉되어도 그 위원을 위촉한 단체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 수가 없다. 이것은 중생보위를 비롯한 정부위원회 운영이 비민주적인 것을 넘어 비인간적이기까지 한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먼저 중생보위 및 산하 전문위원회의 모든 회의에 대해 녹취록을 작성하도록 하고, 정보공개청구가 있을 시 청구된 모든 녹취록을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민주정부 시절에 늘상 해오던 일이다. 최근에 국정기획위원회는 정부의 모든 위원회에 대해 위원들의 발언취지를 정리한 형태의 회의록 공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것만으로는 회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발언자의 익명 처리 후 모든 발언의 녹취를 공개해야 한다.

또 정부위원회 혹은 적어도 중생보위의 회의에서는 회의자료를 ‘대외비’로 분류할 때 그것이 어떤 근거로 대외비로 분류되는지 명확한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이 기준은 국회의 해당 상임위의 승인을 받도록 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 매 회의마다 대외비로 분류된 회의자료에 대해 매번 사후적으로라도 국회의 해당 상임위의 승인을 받도록 해야 한다. 국회가 통과시킨 법을 집행하는 행정청이 법 집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면서, 거의 모든 자료에 대외비 분류도장을 찍어오는 것은 확실히 잘못된 행정행위이다.

또한, 중생보위의 회의자료를 대외비로 분류하고 그것이 국회 상임위의 승인을 얻었더라도 대외비로 유지되는 기한을 일정 범위 내로 한정해야 한다. 중생보위가 매년 그 이듬해에 적용될 기준중위소득의 결정을 위한 회의를 여는 기간은 길어도 대략 6개월을 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회의자료를 대외비로 분류하고 그것이 국회 상임위의 승인을 얻었더라도, 대외비의 유지 기간이 중생보위의 회의 기간 전체의 최대 1/5을 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중생보위의 최종회의 때까지 대외비로 묶어두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 중생보위에 대해 결정예고제를 도입하라

적어도 중생보위의 결정에 대해서는 가칭 ‘결정예고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올해도 중생보위가 내년에 적용될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하면서 법정 기한인 8월 1일을 하루 앞둔 7월 31일에 최종회의를 하고 결과를 발표하였다. 회의하는 과정에서 회의자료는 대외비로 분류하여 공개하지 않았고, 민간위원들에게는 보안각서를 쓰게 하여 입틀막을 했으며, 최종회의를 법정 시한 하루 전날 하고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중생보위의 결정으로 ‘죽고 사는’ 시민들은 결정과정에 대해 참여나 소통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알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다. 시민들의 ‘먹고 사는’ 혹은 ‘죽고 사는’ 문제에 직결되는 사안에 대한 결정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인간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앞으로는 적어도 중생보위에 한해서라도 ‘결정예고제’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도 행정부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제정 혹은 개정할 때 입법예고를 하고 입법예고 기간에 시민들로부터 의견을 받는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제정이나 개정에서도 입법예고제가 있는데, 시민들의 삶에 직접 연관되는 정책결정에 대해서 ‘결정예고제’를 도입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결정예고의 기간은 현행 입법예고제를 참조하여 정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결정예고 기간에는 그동안의 결정에 사용된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회의 녹취록도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결정예고 기간에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고 회의에 사용된 자료와 녹취록 분석 등을 통해 결정과정시의 하자가 발견될 경우 하자의 정도에 따라 결정이 수정되거나 심한 경우 재논의하도록 해야 한다.

※ 사족(蛇足)

현재 정부는 기준중위소득이라는 단어를 표기할 때 이를 붙여 쓰지 않고 ‘기준’과 ‘중위소득’을 띄어 ‘기준 중위소득’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예컨대 정부가 ‘2026년 기준 중위소득’이라고 표기하면 사람들은 이를 2026년에 적용될 기준중위소득이라고 알아듣지 않고 2026년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중위소득이라고 알아듣는다. 하지만 통계청이 공식 발표한 우리 사회의 중위소득은 현재도 2년 전인 2023년의 중위소득이다. 우리는 2026년은 고사하고 2024년과 2025년의 중위소득도 알지 못한다. 통계청이 2023년도 중위소득까지만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기준중위소득은 복지부가 기초보장제도의 운영을 위해 만든 ‘행정적 중위소득’이다. 따라서 그것은 ‘기준중위소득’이라고 붙여쓰기를 해야 한다. 즉 ‘2026년 기준 중위소득’이 아니라 ‘2026년 기준중위소득’이고 더 오해가 없게 하려면 ‘2026년 기준 기준중위소득’이라고 해야 한다. 아니면 그냥 사람들이 알기 쉽게 차라리 ‘행정중위소득’이라고 하거나, 정히 띄어쓰기를 하고 싶다면 ‘행정적 중위소득’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 미주 |

  1.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특정 연도의 다음 연도에 적용할 급여별 선정기준과 최저보장수준은 특정 연도의 8월 1일까지 결정토록 되어 있다(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6조 제2항 :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매년 8월 1일까지 제20조 제2항에 따른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다음 연도 급여의 종류별 수급자 선정기준 및 최저보장수준을 공표하여야 한다). ↩︎
  2.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6조의2 제1항 : 기준중위소득은 「통계법」 제27조에 따라 통계청이 공표하는 통계자료의 가구 경상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을 합산한 소득을 말한다)의 중간값에 최근 가구소득 평균 증가율, 가구규모에 따른 소득수준의 차이 등을 반영하여 가구규모별로 산정한다. ↩︎
  3. 기초보장제도 시행 후 이른바 개별급여론자들은 최저생계비를 기초로 한 기초보장제도의 급여방식에 대해 통합급여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즉, 기초보장 수급자가 되면 모든 급여를 주지만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를 조금이라도 초과하면 아무런 급여도 주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를 “All or Noting”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표현하였다. 하지만 통합급여나 “All or Nothing”이라는 비판은 그 자체가 커다란 오류이다. 기초보장제도는 최후의 안전망으로 그 기준에 부합하는 저소득층에 대해 그가 최저생활을 누리게 하기 위해 그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키로 우리 사회가 합의하여 만든 제도이다. 개별급여론자들의 표현대로 하자면 All benefit을 주기 위해 만든 제도이며 통합급여를 하라고 우리 사회가 책무를 부여한 제도이다. 기초보장제도가 모든 급여를 주고 통합급여를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그것이 기초보장제도의 책무라고 우리 사회가 합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차상위층에게 아무런 급여를 마련하지 않은 데 있다. 그런데 개별급여론자들은 차상위층에게 아무런 급여도 마련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잘못을 기초보장제도에 부당하게 전가하고는 맞춤형 급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개별급여방식으로의 전환과 그 문제점에 대해서는 윤홍식 외 (2019), 12장을 참조하길 바란다. ↩︎
  4. 여기서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언급해 둘 것은 중위소득과 기준중위소득은 다른 것이라는 점이다. 중위소득은 우리 사회 전체의 가구소득을 크기 순으로 일렬로 배열했을 때 순서상 중앙에 위치하는 가구가 갖는 소득값을 말하여 그야말로 우리 사회의 중위소득 자체를 말한다(물론 우리는 진정한 중위소득 값은 알 수가 없고 통계적으로 믿을만한 방법으로 처리된 값을 알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중위소득은 그 최신 값을 2년 전의 것만을 알 수 있다는 데 있다(물론 통계청의 마이크로데이터에서 원자료를 받으면 1년 전의 자료를 받아 직접 산출해 볼 수는 있지만, 통계청이 공식발표하는 값은 2년 전의 값이다. 그래서 2020년 당시 데이터셋 변경에 따른 격차가 2년 전인 2018년 기준으로 12.49%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매해 기초보장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따라서 2년 전의 중위소득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되고, 그것을 기초로 해서 매해 수급자 선정과 급여수준 결정에 사용할 수 있는 무언가의 값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만든 중위소득이 바로 ‘기준중위소득’이다. 따라서 기준중위소득은 정부가 가금복 데이터로 알 수 있는 2년 전의 실제 ‘중위소득’을 기초로 거기에 이런저런 작용을 더하여 만들어낸 행정적 중위소득이다. 올해(2025년) 결정한 2026년도 기준중위소득도 실제로는 2년 전인 2023년도 ‘중위소득(가금복 데이터에서 산출된)’을 기초로 해서 2020년부터 2023년의 ‘중위소득’ 연평균 증가율을 적용하여 산출한 것이다. 그래서 내년에 적용될 기준중위소득은 올해 결정되지만, 그것은 올해로부터 최장 5년 전의 가금복 중위소득 수치를 기초로 결정되는 것이다. ↩︎
  5. 우리나라에서 최저생계비가 법률에 최초로 규정된 것은 기초보장법에서가 아니라 생활보호법에서였다. 1997년 8월 22일에 개정된 생활보호법(법률 제5360호)에서 최저생계비 계측이 처음으로 규정되었고 계측주기는 5년으로 정해졌다(최저생계비가 법정 최저생계비로 규정되기 전에는 복지부가 1974년, 1978년, 1988년, 1994년의 네 차례에 걸쳐 계측한 바 있다). 1997년 개정 생활보호법은 1998년 8월 1일 시행 예정이었으나 법이 개정된 해 11월 말에 IMF 외환위기가 발발했고, 최저생계비의 실제 계측을 위한 생활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은 정권이 바뀌고 외환위기가 경제위기로 번진 1998년 9월 1일에 이루어졌고 실계측은 1999년에 진행되었다. 그리고 최저생계비 계측이 진행되던 1999년 9월에 기초보장법이 제정되어 2000년 10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또 1997년 개정 생활보호법에 의해 최저생계비의 계측주기가 5년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1999년 계측 후 두 번째 법정 계측은 2004년에 진행되었는데, 그해 3월에 기초보장법이 개정되면서 계측주기가 3년으로 단축되어 세 번째 법정 계측은 2007년에 진행되었다. 그래서 최저생계비는 법적으로는 외환위기 직전에 그것과 상관없이 규정되었고 법정 실계측도 생활보호법 하에서 이루어졌지만, 실계측이 진행되던 중에 기초보장법이 제정되었고 실계측된 최저생계비가 적용되던 2000년 10월에 기초보장법이 시행되었다. 이에 생활보호법에서 법정화되어 기초보장법의 최저생계비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고 하겠다. ↩︎

| 참고문헌 |

남찬섭, 2005, “최저생계비 결정과정에 관한 연구: 중앙생활보장위원회와 전문위원회의 회의록을 중심으로”, 『사회보장연구』, 21(4) : 255~282.
보건복지부, 2025, 「2026년도 기준중위소득 6.51% 역대 최고로 인상」, 7월 31일.
보건복지부, 각 년도(2015~2025),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 보건복지부.
윤홍식·남찬섭·김교성·주은선, 2019, 『사회복지정책론』, 사회평론아카데미.
중앙생활보장위원회, 2020, 「제6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 7월 31일.
통계청, 2025a, ‘가구주의 연령별/가구원수별 추계가구-전국’, 「장래가구추계」, KOSIS.
통계청, 2025b, ‘가구원수별 가구-읍면동’, 「인구총조사」, KOSIS.
통계청, 2025c,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구-시도별, 특성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현황」, KOSIS.
통계청, 2025d, 「소비자물가지수」, KOSIS.
통계청, 각년도, 「가계금융복지조사」, KOSIS.
한국은행, 2025,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도자료, 6월 18일.

월간 <복지동향> 2025년 8월호(제3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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