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6 2026-03-10   3112

[기획5] 이주민의 건강권 : 문명국가의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방향

권영실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들어가며

2019. 1. 15. 법률 제16238호로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하고 특정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에게 건강보험 의무가입 대상을 확대하였다. 이에 따라 임의가입 대상이었던 다수의 이주민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고,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던 인도적체류자도 포함된 것은 보편적 건강권 보장 차원에서 긍정적인 변화였다. 그러나 여전히 가입이 불가능한 이들이 존재하고, 무엇보다 과도한 보험료 하한 및 차별적인 세대구성으로 인해 오히려 생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체납으로 실제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여 차별 개선을 모색했으나, 보험료 하한과 세대구성 조항은 합헌으로 판단되었고 보험급여 제한 조항에 대해서만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인종차별철폐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국제사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차별적인 건강보험제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의 의료비는 민간의 지원사업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는 갓 성인이 된 인도적체류자 학생에 대한 건강보험 부과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개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아래에서는 이주민의 건강권 보장 근거를 검토하고, 우리 사회 구성원인 이주민을 의료보장 제도 안으로 차별없이 포함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주민 건강권 보장의 근거

대한민국이 비준한 국제조약은 헌법에 의해 법률과 동등한 지위를 지닌다(제6조 제1항). 사회권규약은 사회보험을 포함한 사회보장에 관한 권리(제9조)와 건강을 향유할 권리(제12조)가 인종 등에 의한 어떠한 종류의 차별 없이 행사되도록 보장하고 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일반논평 제14호를 통해 건강권과 관련하여 ‘체약국이 보건 서비스를 모든 사람에게, 특히 가장 소외된 집단에게도 법률상으로 그리고 사실상으로 차별 없이 접근 가능하도록 하여야 하며, 그 비용은 형평의 원칙에 기초하여 사회적으로 혜택받지 못한 집단을 포함하여 모든 이에게 경제적으로 부담 가능하도록 보장하여야 하며, 경제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필수적인 건강보험을 제공하여야 한다’라는 해석 의견을 제시하였다. 일반논평 제19호에서는 사회보장권과 관련하여 ‘체약국이 비국민에게도 감당할 만한 비용으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특히 무국적자, 난민신청자에게도 보건의료, 비기여식 사회보장제도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는 해석의견을 제시하였다.

대한민국이 일찍이 비준하여 1979년부터 효력이 발생한 인종차별철폐협약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19년 말,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앞두고 진행된 대한민국 제17-19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심의에서 외국인의 국민건강보험에 대하여 주요하게 다루면서, 이주아동의 낮은 건강보험 가입률, 높게 책정된 보험료, 이주민이 배제된 사회보장제도에 대해 우려하고, 구체적으로 모든 이주아동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조치를 실시하고,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정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최근 2025년에 진행된 제20-22차 최종 견해에서도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세대합가 기준에 대해 지적하고, 차별적으로 높이 책정된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범위 확대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범위와 관련하여 주된 문제점은 우선 체류자격이 없으면 가입이 불가하다는 점, 그리고 인도적체류자를 제외한 기타(G-1) 체류자격자들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될 수 있으나 지역가입자는 될 수 없다는 점이다(국민건강보험법 제109조 제3항 및 제5항, 동법 시행규칙 제61조의2 및 별표9). 이로 인해 난민신청자 및 미등록 체류자들은 건강보험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는 보건복지부 ‘외국인 근로자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이들을 지원하고 있으나 여러 한계로 인해 실제로 지원받는 이들은 한정적이며, 오히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이주민에 대해서까지 국제수가를 적용하여 높은 의료비를 부담하도록 하는 사례들이 발견된다.

지역가입자 범위에 모든 ‘기타(G-1) 체류자격자’를 포함할 것

기타(G-1) 체류자격 중에는 인도적체류자 외에도 국내에서 장기 체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체류가 불가피한 사람이 다수 존재한다. 그런데 현재 기타(G-1) 체류자격자 중에서 일부 세부 체류자격 해당자들만 취업이 가능하고, 사업장을 통한 건강보험 직장가입이 가능하다. 이 중에는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통해 기타(G-1-99) 체류자격을 받은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국적자들과 법무부 교육권 보장 지침에 따라 기타(G-1-81, G-1-82, G-1-83) 체류자격을 부여받은 장기체류 이주아동의 부모도 포함된다. 인도적 특별체류조치 대상자는 사실상 인도적 체류허가와 유사한 성격이고, 교육권 보장 지침에 따른 이주아동 부모들도 자녀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길게는 10년 이상 한국에서의 생활이 예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가입이 가능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건강보험제도에서 배제되는 상황이다. 그 결과 교육권 보장을 통해 체류자격을 부여받은 아동들만 각자 세대주가 되어 별도로 보험료를 부과받게 된다. 동일한 기타(G-1) 체류자격자를 대상으로 직장가입은 허용하면서 지역가입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 구조는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모든 기타(G-1) 체류자격자에 대해 지역가입을 허용함으로써, 사실상 장기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 가정이 안정적으로 건강보험 제도에 포섭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1년 고용허가제(E-9)로 입국하였다가 임금체불을 이유로 기타(G-1) 체류자격으로 변경된 이후 건강보험 자격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진정을 제기한 사건(20진정0732400)에서 지역가입자 대상에 기타(G-1) 체류자격을 제외하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하였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1) 기타(G-1) 체류자격은 일시방문을 목적으로 입국한 단기체류자와 다르다는 점, 2) 건강보험 가입자로서 성실히 기여금을 납부해 오던 장기체류 외국인이 체류자격이 변경되었다는 이유로 가입자격을 상실하고 정작 필요한 시기에 보험급여를 받지 못한다면 건강보험의 사회연대 원리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점, 3) 기타(G-1) 체류자격은 그 자격을 받을 수 있는 사유가 명확히 정해져 있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에 한하여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남용할 여지도 크지 않다는 점, 4) 직장가입자와 그 피부양자가 되는 데에는 제약이 없는데 이를 달리 대우해야 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출국기한의 유예’를 받은 이주민도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난민신청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기타(G-1-5) 체류자격을 받을 수 있으나, 한국의 형해화된 난민제도 운영 현실로 인해 난민신청자 중 상당수가 해당 체류자격을 부여받지 못한 채 ‘출국기한의 유예’ 상태로 심사를 받고 있다. 법무부가 체류기간 만료일에 임박하여 난민인정 신청을 하거나 재신청을 한 난민신청자에 대해 체류자격 부여를 불허하고 출국기한의 유예 상태에서 난민인정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국기한의 유예’란 부득이한 사유로 기한 내에 출국할 수 없음이 명백한 때에, 출입국·외국인청장의 허가를 받아 일정 기간 또는 그 사유가 소멸할 때까지 국내에 체류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제33조). 이들의 체류는 법률에 위반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체류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보험 가입이 불가한 상황이다. 난민인정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국내 체류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그동안 건강권 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출국기한의 유예 상태에서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국내 출생한 모든 아동에 대한 건강보험 소급적용

한편, 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의 경우, 부모가 출생일에 앞서 지역가입자 또는 직장가입자의 자격이 있으면 아동이 출생한 시점부터 가입자격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90일 이내에 외국인등록을 한 경우에만 소급하여 급여 적용을 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대사관에 출생신고를 하고 외국인등록을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보험 적용의 공백기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건강보험 가입자격이 없는 모의 혼인 외 자녀의 경우, 한국인 부 또는 건강보험 가입자격이 있는 외국인 부가 인지하기 전에는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현재 국회에는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제 도입에 맞춰 국내 출생 아동에 대해 임시체류허가를 부여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국내에서 출생한 모든 아동에 대해서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방안과 연동하여, 부모가 처한 상황과 무관하게 출생 때부터 건강보험이 소급 적용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반영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아래와 같다.

나아가 국내 장기체류하고 있는 미등록 이주민을 고려하여, 체류자격 유무를 건강보험 가입자격의 기준으로 두는 것이 꼭 타당한지 되짚어 볼 필요도 있다. 체류자격은 출입국관리 목적의 행정적 분류일 뿐, 이주민의 보건의료 사회보장수급권을 좌우하는 기준으로 삼아야 할 필연적인 관련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국제인권기준과 국민건강보험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건강보험 가입자격은 체류자격이 아니라 실질적 거주와 지역사회 정착 기반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이러한 기준이 인권·공중보건·재정 측면 모두에서 더 합리적이고 사회적 타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산정 방식 개선

가입대상자를 확대하더라도 현재의 차별적인 건강보험료 산정방식에 따라 보험료가 부과된다면 오히려 저소득 이주민들에게는 부담만 가중될 뿐이다. 현행 보건복지부 고시 「장기체류 재외국민 및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기준」 [별표 2] ‘지역보험료 산정 기준’에 따르면 영주자격 및 결혼이민 체류자격자 외의 이주민 지역가입자는 소득·재산과 무관하게 전체 가입자의 평균보험료 이상이 부과되며(제1호 단서), 지역가입 세대범위는 세대주의 배우자와 19세 미만 미성년자녀로 제한된다(제4호).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보험료 하한 조항’에 대해 “외국인은 국내에 소재한 소득과 재산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곤란하여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 경우 실제의 경제적 형편에 비하여 지나치게 적은 보험료가 산정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하면서 “외국인의 보험료 납부의무 회피를 위한 출국 등의 제도적 남용 행태를 막기 위하여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월별 보험료의 하한을 높게 정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이라고 보았고, ‘세대구성 조항’에 대해서도 “외국인은 정확한 가족관계 파악이 어렵기에 가족구성의 일반적인 형태인 부모와 미혼자녀로 구성되는 소가족의 형태를 반영한 것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이라며 합헌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는 2023. 9. 26. 선고 2019헌마1165 결정).

그러나 외국인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과 문제의 핵심은 외국인이기 때문에 소득 및 재산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있지 않고, 직역 및 고용형태 등에 따른 소득 산정 방식의 불완전성에 있다. 즉 외국인이기 때문에 실제 소득 및 재산을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일용직 또는 단시간근로에 종사하거나 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여 공적인 자료를 통해 실제 소득을 면밀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국적을 이유로 한 보험료 차별은 근거가 빈약하며, 무엇보다 장애 또는 건강상 이유로 인해 단시간근로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사람에게 오히려 더 높은 보험료를 부과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어, 역차별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불안정 노동 및 단기근로가 증가하는 현실에 맞추어 직장가입자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가입자의 소득 및 재산 파악을 보다 정확하게 하는 방식으로 해소해야 할 사안이지,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주민에게 더 높은 보험료를 일괄 부과하여 생계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세대구성과 관련해서도 “외국인은 정확한 가족관계 파악이 어렵다”라는 주장은 일반화하기 어렵다. 출입국관리법령은 주민등록등본을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으로,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는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하도록 하고 있다(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직장가입자의 경우에도 이를 토대로 내국인과 동일한 범위에서 피부양자를 인정하고 있다. 지역가입자의 경우에도 동일한 수준으로 가족관계를 파악할 수 있으며, 현재 건강보험공단은 내부지침을 통해 가족관계 인정 서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에 외국인 대상 보험료 부과·징수 방식에 대해 별도로 보건복지부 고시로 위임하도록 한 법 제109조 제9항 단서를 삭제하고, 원칙적으로 내국인과 동일한 규정이 적용되도록 법체계를 정비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

지역가입자 세대구성 관련 조항 개정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세대구성 조항 관련하여 합헌적 해석을 위해 문언에 반하는 해석을 적용하면서까지 갓 성인이 된 학생에게 이루어진 보험료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하였다. 이 사건 원고는 고등학교 2학년 말부터 성년이 되면서 독립된 세대로 간주되어 매월 10만 원이 넘는 건강보험료 납부 고지서를 받기 시작했다. 원고의 가정은 인도적체류자로, 국내에 10년 가까이 체류하였지만 기초생활보장 등 공적 지원 대상이 아니고 안정적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단체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원고는 국제인권규범 위반에 따른 위 보건복지부 고시의 무효를 주장을 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내국인에 비해 소득, 재산, 부양관계를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지역가입자 보험료 산정에 관한 특례 규정이 그 자체로 위헌·무효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다만, 원고와 같은 예외적 사안에서 위헌적 결과를 배제하려면 이 사건 고시조항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여야 하는 간주규정이 아니라, 외국인 지역가입 측의 반증이 없는 한 적용할 수 있는 추정규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원고 가족은 내전을 피해 입국한 인도적체류자로 생계가 어려운 상황이고, 원고가 당시 갓 성년이 된 고등학생으로 소득이나 재산이 전혀 없으며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실질적으로 부양을 받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고시조항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독립세대로 간주하여 높은 보험료를 부과한 것은 경제적으로 감당 불가능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는 사실상 건강보험 적용에서 원고를 배제하는 결과로서, 인간의 존엄성과 건강권을 보장해야 할 문명국가의 헌법정신에 반한다고 판단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5. 11. 13. 선고 2024구합85038 판결).

해당 판결의 취지를 반영하여 이 사건 고시 조항을 개정하면, 제4호의 세대구성 조항이 간주규정이 아닌 추정규정임을 문언상 명확히 하여야 한다. 즉, 원칙적으로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외에는 독립세대로 보더라도, 당사자가 이의신청 또는 행정쟁송을 통하여 연령, 건강상태, 직업, 재산, 소득 및 부양관계 등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여 독립된 세대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소명한 경우에는 그 추정이 번복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 경우 공단은 당사자에게 보험료를 별도로 부과해서는 안 되고, 세대원으로 인정해야 한다.

나가며

결국 이주민의 건강권 보장은 ‘복지의 확장’이 아니라 헌법이 요청하는 평등과 인간의 존엄을 위한 ‘필수적인 사회보장 과제’이다. 체류자격을 기준으로 가입 여부를 가르고, 차별적인 보험료 부과기준으로 취약한 이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는 현 제도는 건강보험의 사회연대 원리에도 부합하기 어렵다. 이제 국민건강보험법은 실질적 거주와 정착 기반을 중심으로 가입 범위를 넓히고, 보험료·세대구성 특례를 내국인과 동등한 원칙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 특히 이주배경청소년이 성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독립세대’로 간주되어 사실상 의료보장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예외적 취약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구조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개정은 국제인권기준을 이행하는 동시에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며, 우리 사회가 누구의 건강도 배제하지 않는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입법적 응답이 될 것이다.

| 미주 |

  1. 본 원고는 2026. 2. 4. 진행된 ‘이주배경 아동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주배경아동 의료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과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중심으로’ 제목으로 발제한 내용을 수정 및 요약한 것입니다.

월간<복지동향>2026년 3월호(제3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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