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6 2026-04-10   231812

[동향1]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무엇이 문제인가?

김진숙ㅣ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6년 2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두 달 내에 결론 내자고 지시했다. 이른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가 다시 정책 의제의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은 짧았지만, 그 파장은 작지 않았다. 법무부는 빠르게 움직였고, 여론은 압도적으로 찬성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1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는 소년범죄의 흉포화에 대한 대중적 공분과 사법 정의실현이라는 명분을 동력으로 삼고 있다. 법무부는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1년 낮추는 개정안을 추진하며, 이를 통해 강력 범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형사책임 연령의 기준을 낮추는 단순한 수치 조정을 넘어, 우리 사회가 소년범죄를 바라보는 철학적 토대를 ‘교화와 보호’에서 ‘응보와 처벌’로 전환하는 중대한 결정이다.

그렇기에 그러한 결정에 앞서, ‘촉법소년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뒤에 우리가 짚어봐야 하는 구조적 문제들은 없는가?’, ‘연령을 낮추면 촉법소년의 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이 글은 연령 하향을 지지하는 논거를 짚어보는 한편, 그 처방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현재의 촉법소년 처분 체계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촉법소년의 범죄가 늘고 있다는 통계 – 그 이면

이 이슈를 다루는 많은 기사들은 소년범죄가 증가했다는 근거로 법무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의 통계를 사용하고 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자료는 경찰청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인데 이는 공식 통계가 아니고, 인용한 기사마다 그 기준이 ‘입건’인지, ‘검거’인지 조작적 개념조차 통일되어 있지 않다. 또한 수치는 있으나 근거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 기사들도 많아 여기서는 공식 통계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많이 인용되는 대검찰청의 <소년범죄 통계>는 만 14-19세까지의 소년의 범죄통계로 범죄소년에 대한 수치이지, 촉법소년 범죄에 대한 수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촉법소년 범죄 증가의 근거는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인용되고 있다. 법원행정처의 사법연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통계로는 <소년보호사건 통계>가 있다. 이에 의하면 촉법소년의 수는 다음 <표1>과 같다. 그런데, 이 통계로는 소년보호사건 중 촉법소년의 규모만 파악될 뿐 처분 유형, 범죄 유형, 범죄 이유 등 촉법소년의 범죄 내용을 파악하긴 어려워 촉법소년들의 강력범죄가 증가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경찰청의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음의 죄종별·연령별 소년범 현황이다.


소년범 현황은 소년보호사건 현황보다 더 많은 수로 나타났는데, 그 차이는 형법에 의한 사건을 포함하고 있어서 그런 것으로 파악된다. 이 통계치에 의하면, 강력범죄에 해당하는 죄종에 있어 성범죄, 폭행상해, 약취는 다소 증가했다. 그러나, 이 수치 또한 촉법소년의 범죄 증가를 나타내는 수치는 아니다. 또한, 경찰청 자료 중 연령별 소년범 현황 통계표에는 2023년과 2024년에는 촉법소년 소년범이 없고, 그 이전에도 극소수이다. 이를 사법연감의 소년보호사건과 연계해서 생각해보면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소년범은 100명이 안되는데 같은 시기 소년보호사건은 3,000건이 넘는다. 또한, 경찰이 비공개자료로 밝힌 2023년 촉법소년으로 입건된 10세~13세 청소년은 1만 9,654명이라고 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자료는 ‘입건’이 기준이다. 여기에는 훈방처리되거나 각하처리된 건수가 모두 포함된 수치이다. 따라서, 이 수치도 촉법소년 범죄증가를 직접적으로 설명한다고 볼 수는 없다.

촉법소년의 범죄 추이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통계는 없지만 2022년부터 청소년들의 범죄와 입건 수가 증가하는 경향은 발견된다. 그런데, 범죄와 관련한 통계를 살펴볼 때에는 실제 범죄가 증가한 것인지, 신고가 증가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2022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추정해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학교폭력 신고와 관련된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학교로 복귀한 학생들의 갈등 조율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폭력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동시에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신고 또한 증가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공식 통계가 충분히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신뢰있는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근거로 정책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표4> 학교폭력 유형별 처분별 검거현황2 (단위: 명)

처벌가능성이 범죄를 억제할 것이라는 논리– 그 검증?

처벌이 범죄를 억제한다는 논리는 직관적으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이 논리가 실제로 성립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위에서 살펴본 통계 중 대검찰청의 소년범죄 통계는 촉법소년 범죄가 아닌 형법상 책임을 져야 하는 만 14세 이상의 소년범죄 통계이다. 이 통계도 지난 5년간 범죄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처벌이 가능한 만 14세 이상의 소년범죄는 왜 감소하지 않는가? 재범률은 왜 줄어들지 않는가? 처벌이 가능한 연령의 소년들도 범죄와 재범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처벌에 대한 위협’이 범죄를 억제한다는 논리는 그 자체로 취약하다.

또한, 현실적으로 만 13세 청소년을 형법에 의해 처벌하게 되면 부모를 비롯한 보호자특별교육을 부가 처분할 근거가 없어 범죄소년의 가정환경 개선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구금을 해야 하는 경우 소년원 대신 소년교도소에 수감하게 된다. 형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그 기간동안 정규교육의 단절 가능성도 높아진다. 13세에 형사재판을 받은 아이가 학교로 돌아갔을 때 어떤 사회적 눈길을 받게 될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학교, 또래 관계, 지역사회와의 단절은 재범으로 이어지는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 중 하나다. 이러한 상황이 촉법소년의 재범 예방에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다. 이는 실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춘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도 범죄발생률이나 재범률이 감소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 – 그에 대한 오해

촉법소년은 형법에 의해 처벌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들이 소년법에 의해 ‘보호처분’이라는 이름으로 상당히 강도 높은 개입을 받고 있다는 것은 잘 모르고 있다. 소년부 판사는 촉법소년에게 1호부터 10호까지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4~5호는 보호관찰, 6~7호는 아동복지시설이나 병원 등 시설위탁, 8호부터 10호까지는 소년원 송치이다. 시설위탁과 소년원 송치는 사실상 자유가 제한되고 면회가 제한되며 자신의 사회적 관계망으로부터 단절된다. 그 중 소년원 송치는 사실상 신체구금으로 성인의 단기징역과 유사한 수준의 처분이다. 자유를 제한하고 신체를 구금하는 제도의 명칭이 보호처분이라고 해서 본질이 처벌이 아닌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따라서, 촉법소년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정확한 표현은 ‘형사처벌 전과 기록이 남지 않을 뿐’ 소년원 송치 등 사실상 신체구금이 가능하다. 법적으로 ‘보호처분’은 처벌이 아니기 때문에 전과기록이 남지 않지만,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은 남아 재범했을 때 심리나 재판에서 참고된다.

또한, 현행 소년법에서는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그러나 ‘아직 저지르지 않은’ 우범소년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통고’제도를 통해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통고 제도는 보호자, 학교장, 사회복리시설장이 비행 청소년(10세 이상)을 경찰 등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법원(가정법원/지방법원 소년부)에 보호 처분을 의뢰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이미 만 10세 이상의 소년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뿐 아니라,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을 때에도 다른 나라보다 엄격한 처벌을 하고 있는 중이다.

여론이 압도적으로 찬성하고 있다는 통계 – 그 이면

지금까지 살펴본 주장들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논거가 되고 있다. 여론 또한 이러한 논거에 의하여 찬성의견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같은 구체적인 사항을 정확히 알고 찬성하는 것인지 확신하기 어렵다. 범죄와 거리가 먼 생활을 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극단적인 사례를 기사로 접하긴 했으나, 소년법에 대해서 상세히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정부가 제시하는 통계에 대해서 세세하게 따져볼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소년원에 구금되는 것은 처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실제 범죄가 증가한 것인지 신고가 증가한 것인지 판단해가며 통계를 이해하지 않는다. 이렇게 사실에 대해서는 호도된 채, 가해자에 대해서는 공분을 느끼며 피해자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상태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압도적인 찬성 수치보다 그 수치의 이면을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 국민들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찬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소년범죄의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법감정일 것이다. 일상용어와 법률용어의 간극이 불러온 오해(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보호처분을 받을 뿐이라며 법률적 의미의 보호를 일상적 의미인 ‘지켜준다’고 생각하는 경향)로 우리나라 사법제도가 가해자 인권을 피해자 인권보다 더 신경쓰고 지켜준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피해자 지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정 부분 사실이다. 피해자는 범죄피해로 인해 일상이 깨지고, 그로 인한 신체적 상해, 경제적 손해, 학업이나 직장 중단, 관계의 상실 등 어려움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는 피해자보다 일상생활을 잘 영위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따라서 범죄의 피해가 있더라도 국가가 지켜주고 도와주고 위로가 되며, 가해자를 반성하게 하고 재범하지 않게 한다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범죄에 대해 정의가 실현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지금은 소년사법체계를 다시 들여다볼 기회

그렇다면, 소년범죄를 예방하고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소년들에 대한 개입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촉법소년 문제의 핵심은 ‘어떻게 처벌하느냐’가 아니라 ‘왜 그 나이에 그 아이가 그런 선택을 했느냐’에 있다. 대부분의 촉법소년 사건은 방치된 아동이 또 다른 취약한 환경에 놓인 결과다. 위기 가정 조기 발굴,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지역사회 멘토링 프로그램의 확대 등 범죄 발생 이전의 개입이 연령 하향보다 훨씬 실효적인 예방책이다.

두 번째는 처분의 실효성 있는 집행을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촉법소년들을 책임지는 우리나라의 보호관찰관 1인당 담당 소년 수는 현재 100명이 넘는다. 성인까지 포함해 본다면, 우리나라 보호관찰관 1인당 사건 수는 98.3건으로 OECD 평균(32.4건)의 약 3배이다.3

보호관찰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형사처벌 연령을 낮추는 것보다 재범 억제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있다. 비교적 무거운 처분인 6호 처분의 경우, 촉법소년의 보호위탁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 위탁되는 시설 중 아동복지시설은 보호치료시설이라고 되어 있으나 치료적 기능은 제한적이다. 입소자 30명당 1명의 임상심리상담원이 배치되나, 한 보호치료시설의 경우 정원 50명에 임상심리상담원은 1명으로 6개월의 치료감호 기간동안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부가처분되는 보호자특별교육명령 등을 수행할 접근성 좋은 기관들의 전문적인 프로그램과 이를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피해자 지원을 별도로 강화하는 것이다. 찬성론이 ‘피해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촉법소년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곧 피해자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회복적 사법(restorative justice) 프로그램이 피해자 만족도와 재범 억제 모두에서 전통적 처벌 방식보다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국제 연구들이 충분히 축적되어 있다. 현재 한국의 소년사법에서 회복적 사법은 극히 일부에서만 시범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전면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는 범죄 통계를 제대로 구성하고, 읽어야 한다. 촉법소년 입건 수가 두 배로 늘었다는 통계는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이 증가가 실제 피해 발생 건수가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인지 및 신고율이 높아진 것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단순 입건 수 증가를 ‘범죄 급증’으로 등치시키는 것은 정확한 정책 판단을 방해한다. 통계는 현실을 정확히 읽는 도구여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여러 사법기관의 통계치가 합치되어 현실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어야 하며, 정책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사항목들이 구성되어 정확하게 조사되며, 조사결과가 축적될 수 있어야 한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말했듯,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를 결정하기 앞서 우리 사회가 소년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라는 비전을 먼저 보여줬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 물음은 정책의 우선순위에 관한 실질적인 질문이다. 촉법소년 범죄가 늘었다는 통계 뒤에는 지원받지 못한 가정,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 과부하에 걸린 보호처분 체계가 있다. ‘처벌 연령을 낮추자’는 요구는 그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 단지 그 구조의 결과물을 조금 더 일찍 사법체계 안으로 끌어들일 뿐이다.

국가와 사회는 누구를 처벌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소년을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복귀시킬 것인가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격리와 통제가 아닌, 사람과 관계에 기반한 회복으로 정책이 구현될 때 비로소 우리는 범죄로부터 안전한 공동체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 미주 |

  1. 토마토뉴스, 2025.4.10., “국민 94.2%, 촉법소년 연령 하향 찬성” ↩︎
  2. https://www.data.go.kr/data/15100240/fileData.do?recommendDataYn=Y ↩︎
  3. 법무부, 2025.12.09.,“재범 위험성 높은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 방지 위해 노력 중.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56110 ↩︎

월간<복지동향>2026년 4월호(제3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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