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제도의 여성수급현황과 성 인지적 개선과제”여성포럼 열려
지난 2월 28일 한국여성개발원에서는 「사회보험제도의 여성수급현황과 성인지적 개선과제」에 대한 여성정책포럼을 열었다. 현행 4대 사회보험인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건강보험이 여성의 빈곤과 실업, 건강문제에 대하여 사회보장제도로서 적절히 기능하는지를 검토하고 개선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변화하는 여성의 역할과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황정임(한국여성개발원 전문연구원)은 4대 사회보험의 여성수급 현황에 대한 주제발제를 통해 변화된 외부환경적 요인을 근거로 제시하며 사회보험제도가 여성의 역할과 욕구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제기하였다.
달라진 외부환경 요인은 첫째, 여성노인의 급속한 증가이다. 남성노인인구의 2배에 이르는 여성노인의 증가는 소득보장, 의료비부담, 장기요양보호의 수요팽창에 대한 새로운 필요를 만들어낸다. 둘째, 이혼여성 등 여성가구주의 증가는 남성부양자-여성피부양자의 역할을 전제로 하는 현 보험제도의 변화를 요구한다. 셋째, 경제활동의 비지속성, 3차 산업과 소규모사업장의 높은 종사비율, 임시·일용직 여성근로자의 증가, 남녀간의 임금격차 등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불안정성은 사회보험제도로 연동되어 여성이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넷째, 여성에게 부여된 육아, 가사, 부양 노동 등의 역할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노동시장에서 취약한 여성지위와 연관된다. 따라서 이러한 여성의 재생산적 역할에 대한 적절한 보상 혹은 대체서비스의 확대가 요구된다 다섯째,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평균수명이 긴 반면 질병, 장애기간이 더 길고, 유병률도 높아 여성건강의 취약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되는 외부환경에서 각각의 사회보험제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적용 및 급여수준을 통해 살펴보자.
○ 국민연금과 여성
2000년 말 현재 전체 가입자는 약 1,200만명이며 이중 여성가입자는 3,263,955명으로 27.7%이며 이는 15세 이상 여성인구의 17.5%, 여성경제활동인구의 36.3%, 취업자의 37.4%이다. 국민연금의 가입률은 연령별로 30대에 감소, 40대 다시 증가하는 M자형 추세를 보이며 특히 60세 이상 여성의 경우 전체 인구 중 1.7%만이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나 여성노인의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 남녀의 취업구조의 차이는 남녀 가입률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으며 여성의 종사비율이 높은 5인 미만 사업체의 미가입, 여성의 불완전 고용, 여성취업자 중 가족종사자의 국민연금 미적용 등이 여성의 낮은 가입률을 초래한다
급여종류별 여성수급자 비율은 노령연금 28.1%, 장애연금 9.6%, 장애일시보조금 8.7%인 반면 유족연금수급자는 92.2%로 월등히 높게 드러나 대다수 여성이 독립적인 수급권을 가지지 못하고 피부양자인 유족으로서 가시화되는 현실을 반영하고있다. 또한 유족-노령연금 병급조정에서 여성이 69.8%로 중복되어 많은 유족이 유족연금을 포기하는 현상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 고용보험과 여성
2000년 말 현재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는 약 675만명으로 이중 여성의 비율은 31.3%이다. 고용보험제도가 1인 이상 작업장에 적용되면서 여성에 대한 포괄성이 향상되었지만 성비율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가량 많은 것은 비정규직, 소규모사업장에 집중된 노동시장 내 여성의 취약성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다.
여성실업급여 수급비율은 1995년 말 21%에서 2000년 현재 36,3%로 실업급여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이직이 잦은 소규모 사업장에 여성 피보험자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것과 관련된다. 실업급여의 경우 저임금수급자격인정자에서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 남성의 경우 4-6만원, 7-8만원대에 집중되어 있고, 여성의 경우 2-4만원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남녀 임금의 격차를 반영한다. 고용보험의 급여가 여성들의 고용 촉진을 위한 급여를 신설하여 산전산후휴가, 육아휴직급여 등이 확대된 점은 고무적이다.
○ 산업재해보상보험과 여성
1999년 말 기준 전체 취업자의 36.7%만이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어 적용상의 실효성 제고가 시급하다. 2000년 기준 전체 재해자 중 여성 비율은 13.1%이며 사업장별로는 5인미만 규모가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여성근로자 중 5인미만 사업장 종사자는 전체 여성 근로자의 29.5%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의 재해 노출과 각종 직업병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가 심각함을 예상할 수 있다.
산재보험은 그동안 대규모 사업장, 제조업, 남성 중심으로 운영되어 옴으로써 소규모, 비제조업, 여성근로자들이 소외된 측면이 있으며 예방보다는 사후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 건강보험과 여성
건강보험의 전체 중 여성의 비율은 2000년 현재 49.4%이며 공교건강보험 28.8%, 직장건강보험 24.5%, 지역건강보험 약 50%를 차지한다. 직장과 지역보험 모두 피보험자에서는 남성이 피부양자에서는 여성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진료건수와 수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건당 진료비와 급여비는 여성보다 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외래와 약국에 대한 수진율은 여성이 높은 반면 입원은 남성이 높게 드러난다. 성별 수진율과 유병률 모두 남성보다 여성이 높으며, 연령별로 볼 때 중년기 이후 여성의 유병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출산 및 분만과 관련된 산전산후 검사에 대한 급여도 미흡하며 생애주기별 여성건강욕구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접근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른 장기요양보호의 필요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
현재의 4대 사회보험제도는 임금노동에 따른 가입자격을 기초로 설계하고 있어서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여성의 과반수이상을 보험제도내에서 피부양자로 가시화할 확률이 높으며 이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의 요소가 내재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한국여성개발원 박영란 연구위원은 이에 대한 사회보험제도의 성인지적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 성인지적 개선방안
가족구조의 변화, 노동유연화, 고령화 등의 외부환경적 요인으로 여성은 사회보험제도에 대해 제한된 접근성과 권한을 갖게되고 이는 가부장적 남성부양자 중심의 사회보험제도로 나타난다. 이를 성인지적 사회보험제도로 전환하기 위해서 남녀평등모델의 구축, 가족구조변화에 대응하는 제도구축, 탈산업화시대의 노동개념에 적합한 제도로의 전환, 국가의 책임성 강화, 성주류화 전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여 남녀평등을 실현하고 여성의 삶의 질을 향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현행 사회보험별 구체적인 개선과제를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 국민연금
1인 1연금계정 도입방안 검토, 당연적용 대상 확대, 연금분할 수급제도 개선, 사회보험간 병급급여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 사회보장제도 및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열린 대화 촉진
○ 고용보험
노동유연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비정규직 보호기능 강화, 성 인지적 실업대책 개발, 남녀 근로자의 육아 및 보호노동 등 재생산적 역할 수행에 대한 고용보험의 지원 강화, 여성고용정책의 실효성 제고, 비정규직 관련 표준통계 및 기타 성별노동통계 생산 확대
○ 산업재해보상보험
산재보험의 적용률 제고, 사업장 중심에서 근로자 중심 관리체계로 전환, 재활 및 재해예방기능 강화, 위해요인 확대 및 남녀 근로자의 업무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파악
탈산업화에 대응하는 제도로의 개선 및 성 인지력 제고, 산재보험관련 성별분리통계 확대 생산
○ 건강보험
건강보험에 대한 여성의 접근성 강화, 여성건강 중심의 보험급여 확대, 생식보건관련 급여 확대,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욕구에 대한 의료보장 기능 강화, 여성노인의 장기요양보호관련 급여 제공
성인지적 관점, 실천과 결부되어야
정책포럼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여성의 욕구가 사회복지정책으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수립이 요구된다는 의견과, ‘남성이 여성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사회적 관념이 여전히 지배적인 사회문화에 대한 대응과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 등과 함께 여성에 대한 단일한 논리로 접근하기 보다는 계층별, 집단별로 사회보험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후속연구가 이루어져야 함을 제안하였다.
이번 정책포럼은 사회보험제도를 여성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며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사회의 지배적인 가부장적인 성역할 고정관념과 문화를 극복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좀더 설득력 있는 논리개발과 심층연구 및 다른 집단과의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연대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월간 <복지동향> 2002년 04월호(제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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