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조치 결정을 촉구한다

강제수사는 공익제보행위 압박에 해당할 수 있어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제보자 중 한 명이 지난 6월 12일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의 보호조치 결정이 늦어지는 사이 공익제보자에 대한 강제수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제보자가 제기한 블랙리스트 문제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제보자에 대한 강제수사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려고 한다면, 이번 강제수사는 공익제보자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압박행위이다. 경찰은 제보자가 제기한 블랙리스트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제보자에 대한 부당한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 국민권익위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조치 결정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공익제보자들은 지난 2월 쿠팡이 계약직·일용직으로 일한 1만 6,450명의 개인정보를 모아 블랙리스트로 추정되는 명부를 작성하고, 이 명부에 등재된 사람들을 취업에서 제외하는 취업 방해 행위를 해왔다는 의혹을 MBC에 제보하고 국민권익위에 비실명대리신고 했다. 그러나 쿠팡은 MBC 보도 이후 비실명대리신고 변호사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공익제보자 두 명을 영업기밀 유출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이에 공익제보자들은 지난 2월 28일 국민권익위에 보호조치 신청을 하였으나 국민권익위는 법정 시한을 넘긴 120일이 넘도록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법」 시행령 제16조 제1항에 따르면, 보호조치 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60일(1회 연장 30일, 최장 90일) 이내에 보호조치 결정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권익위의 보호조치 결정이 늦어지는 사이 공익제보자는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6월 12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공익제보자 중 한 명의 자택을 찾아 노트북, 컴퓨터, 핸드폰을 압수수색했다. 공익제보자가 쿠팡 풀필먼트서비스(CFS)의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유출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강제수사는 임의제출로 받을 수 있는 자료를 굳이 강제수사까지 진행한 점, 강제수사로 공익제보자의 제보 의도가 퇴색되고 마치 영업비밀을 탈취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처럼 호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공익제보자가 신고한 쿠팡의 블랙리스트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으면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공익제보자를 영업비밀 유출과 업무상 배임으로 몰아가려 한다면 이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탄압이다. 경찰은 쿠팡 블랙리스트에 대한 수사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 또한 공익제보자에 대한 지위 인정을 전제로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권익위는 공익제보자들이 법에서 정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보호조치 결정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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