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정 사유
윤석열의 검사 시절 수사 무마 의혹을 보도한 언론들을 제재하기 위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사적 인맥을 동원하고, 사적 이해관계자의 민원이 접수된 사실을 알면서도 심의에 참여했다는 이른바 ‘민원사주’ 의혹은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 보호라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설립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를 문제제기하고 신고한 방심위의 공익제보자 3인이 없었더라면 이 의혹의 실태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거듭된 고발에도 불구하고 류희림 방심위원장에 대한 수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데 반해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수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에 제동을 건 주요한 사건 중 하나였다는 점, 방심위의 설립 취지 및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 등 해당 제보가 지키고자 했던 공익성 등을 높게 평가하여 2024 올해의 공익제보자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 수상자 및 제보 사건 소개
○ 공익제보 내용과 결과
2022년 3월, 뉴스타파에서는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자의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담은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듬해 9월, 해당 보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동관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에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내용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이를 인용 보도한 방송 등에 대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발언이 있었던 2023년 9월 4일부터 9월 18일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뉴스타파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한 보도에 대한 민원이 다수 접수되었다. 이 민원들은 9월 5일 열린 제31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에서 여당 측 추천위원인 허연회 위원의 긴급심의요청과 황성욱 당시 방심위원장 직무대행의 의결을 거쳐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방심위 직원들은 뉴스타파 인터뷰 인용 보도와 관련한 다수의 민원을 접수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윤석열이 8월 새 방심위원장으로 위촉하여 9월 8일 호선된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사적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발견했다. 이들이 접수한 다수의 민원 내용은 오탈자까지 동일했다. 이후 구글 검색을 통해 류희림 방심위원장과 민원인들과의 관계를 확인한 공익제보자 3인은, 사내 게시판 등에서 이와 관련해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입장을 묻고 심의에서 회피할 것을 요구했다. 9월 27일, 당시 지상파방송팀 차장이었던 지경규 씨는 사내 게시판에 “류희림 위원장님, 뉴스타파 인터뷰 인용보도 안건 심의 왜 회피하지 않으십니까?” 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게시했다. 이와 같은 문제제기는 방심위 사내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언급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도,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심의에서 회피하지 않았다. 9월 14일 류희림 방심위원장에게 ‘위원장님 형제분’의 민원 접수 상황이 보고되었지만,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뉴스타파 인터뷰 인용 보도에 대한 심의에 약 7차례 참여했으며, 심의는 11월까지 진행되었다. 그 결과 11월 중순 MBC, KBS, JTBC, YTN 등의 방송사에게 역대 최고 수위의 징계가 결정되었고, 수천만 원의 과징금 부과가 결정됐다.
김준희, 지경규, 탁동삼 세 명의 공익제보자들은 결국 2023년 12월 2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류희림 방심위원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비실명대리신고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행위는 방심위 업무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5조 제1항을 위반한 행위로 부패방지권익위법상 부패행위 신고 대상이다.
○ 공익제보자 상황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2023년 12월 27일 자신의 민원사주 의혹을 민원인들의 개인정보 불법유출로 규정하고 방심위 내 특별감사반을 구성했으며,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방심위원장의 수사 의뢰로 서울경찰청은 2024년 1월과 9월 공익제보자들의 자택과 방심위 사무실을 2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하고 또한 방심위 직원 등 관련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통신사실을 조회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공익제보자들은 2024년 9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스스로 신분을 공개하며 공익신고에 이르게 된 경위를 밝히고 류희림 방심위원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언론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등이 고발한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사건을 맡은 서울양천경찰서는 2024년 11월까지 류희림 방심위원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2024년 7월, 방심위원장 민원사주 의혹 신고사건에 대해 이해충돌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채 다시 방심위로 송부하였고,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 신고 사건은 수사기관으로 이첩했다. 방심위는 부패방지권익위법 제60조에 따라 사건을 송부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조사를 종결해야 하나, 사유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한 차례 조사 기간을 연장하고 지금까지 어떠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는 2023년 12월 말 접수한 공익제보자들의 보호조치 신청에 대해 지금까지도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사이 2024년 2월 탁동삼 씨는 좌천성 인사발령을 받았고, 2차례에 걸친 압수수색 등 공익제보자들에 대한 강제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24년 10월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궁이 이루어졌지만,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박종민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 국민권익위원회의 지도부는 ‘수사중인 사건은 보호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며 제보자 보호에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 수상 소감
김준희
어제오늘 방송에서 앵커들과 기자들이 검정색 옷을 입은 걸 알고 계셨나요? 언론노조에서 탄핵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블랙투쟁’ 지침을 내려서 저도 지금 ‘블랙투쟁’ 중입니다. 언론인은 아니지만은… 과거 2008년에 YTN에서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는 의미로 까만 옷을 입고 진행을 했었어요. 거기에 방심위가 최고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거기에 항의하고 YTN에 연대하는 의미로 SBS와 MBC에서 블랙투쟁에 동참한 적이 있어요. 방심위는 당시 여론의 눈치를 보다가 SBS와 MBC에 대해서는 ‘문제 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가 지금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부당함에 맞서다가 불이익을 당하는 동료가 옆에 있을 때, 같이 불이익을 당할 줄 알면서도 연대의 힘으로 부당함을 이기는 일도 벌어지더라는 거죠. 저희가 처음에, 옆의 탁동삼 선배가 ‘류희림 위원장님께 묻습니다’ 라는 글을 쓰고, 이틀 뒤에 그 옆에 있는 지경규 차장님이 ‘류희림 위원장님 왜 뉴스타파 인용보도 회피하지 않으십니까?’ 라는 글을 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팀장 11명이 가짜뉴스 심의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하고, 가짜뉴스 심의센터 직원들이 ‘이렇게는 못하겠다, 원 소속부서로 보내달라’ 라고 고충을 제기했을 때 150여 명의 직원들이 연대서명을 했었어요. 그리고 저희 세 명이 작년 연말에 익명으로 공익신고를 했는데, 제보자 색출에 들어가니까 방심위 직원들 149명이 기명으로 권익위에 신고를 했습니다. 시민들의 연대로 민주주의를 지켜가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민들의 연대를 믿습니다.
탁동삼
저희들끼리 칭찬하는 시간을 좀 갖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저희가 딱 이제 1년 됐는데요. 작년 이맘 때 저희가 공익신고 고민하던 게 아직도 새록새록합니다. 그 날 이후로 1년 여 지났구요. 옆에 있는 김준희, 지경규 둘 다 제 후배들인데, 그간 1년 동안 제가 한 번도 칭찬해주지 못했습니다. 매 순간 구박만 했고, ‘우리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잘 해야 된다, 너네 뭐하냐’ 맨날 혼만 냈는데, 오늘 정말 그동안 이 둘이 같이 있어줘서 고마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굉장히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특히 옆에 있는 지경규 차장님 같은 경우는 굉장히 수줍고 조용한 사람인데, 이 친구가 처음에 MBC 담당자로서 ‘민원사주’를 처음에 인지하고 문제제기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이런 의혹이 밝혀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저희가 신고하는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 후배지만 지경규 차장님의 큰 용기와 정의감에 존경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공익신고하고 나서, 149명 직원들이 같이 기명신고를 했는데요. 기명신고하는 데 가장 힘을 써준 게 노조 집행부 후배 친구들입니다. 오늘 그 집행부 친구들 중에 네 분 여기 나왔는데요. 박수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상을 완성시켜 준 친구들이라고 생각하고요.
이 중에서 한 친구는 지금 피의자가 되어서 서울경찰청에서 저희와 함께 지금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제가 항상 옳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바탕이 되어 준 친구였고, 그리고 항상 제가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저를 격려해 주고 채찍질해 주고, 용기를 줬던 친구입니다. 한없는 미안함과 감사함을 꼭 전하고 싶고요. 이 미안함과 감사함에 보답하기 위해서 앞으로 더 당당한 모습으로, 제 삶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경규
저희가 공익신고를 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데요. 내부적으로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서 자정조치를 기대했었는데 전혀 그런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고, ‘외부기관을 통해 좀 해결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권익위에 신고를 한 건데 현 정권 아래에서 공공기관은 다 같은 것 같습니다. 권익위도 독립기관인데 정권의 하수인이었고, 제2의 방심위였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공익신고를 한 이를 대상으로 강제수사도 진행을 해서 공권력이 되게 불공정하구나, 하는 걸 많이 목격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신고는 가치가 있는 것 같고, 이런 가치를 좀 더 돋보이게 해 주신 참여연대 측에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저희가 작년 12월에 공익신고를 했는데요. 지난 1월달에도 방심위 사무처 직원 149명이 집단으로 실명 신고를 같이 했습니다. 같이 동참해주신 149명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현장에서 발언한 수상소감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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