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청년행동] 당신의 ‘소문의 낙원’은 어디에 있나요?

“소문의 낙원. 우린 모두 그곳을 찾아 떠나왔죠.”

AKMU의 신곡 <소문의 낙원>은 지치고 힘든 ‘나그네’들을 다독이며 ‘소문의 낙원’을 찾아가자고 제안합니다. 제게는 그 노래 속 ‘나그네’가 지금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처럼, ‘소문의 낙원’은 ‘청년들이 바라는 삶’처럼 들렸습니다.

인구 전환, 디지털 전환, 기후 전환. 거대하고 비장해 보이기까지 하는 파고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런 혼란 틈에 살아갈 나와 친구들은 앞으로 삶의 방향을 어떻게 모색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그 고민의 단초를 지방선거라는 길목에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푸른 하늘 아래 넓은 초원에서 다양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여러 줄로 서 있는 장면이다. 배경에는 텐트와 무대처럼 꾸며진 구조물이 보이며, 일부 인물은 동물 탈을 쓰고 있다. 화면 위에는 노란색 손글씨로 ‘소문의 낙원’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다.
▲AKMU(악뮤) ‘소문의 낙원’ 뮤직비디오 일부 AKMU 공식 유튜브 캡쳐 ©AKMU

우선, 제 이야기로 시작해보죠. 저는 올해로 서울살이 13년차입니다. 한때 저의 ‘낙원’은 서울이었습니다. 충북 음성, 작은 시골동네를 벗어나 서울로만 가면 모든 기회와 자원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기대였습니다. 서울에서 새로운 기회와 관계, 편리한 교통과 풍부한 문화자원의 혜택을 누렸지만, 높아지는 집세 압박과 출근길 ‘지옥철’은 도통 적응이 되지 않는 일상입니다.

“다시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럼에도 서울로 청년들이 몰리는 건 ‘일자리’ 때문입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한해 동안 청년 4만 4000여 명이 수도권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제 주변도 고향 친구들 중 대부분이 일을 찾아 주변 중소 도시나 서울로 이주했습니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던 친구들도 결국 몇 해 만에 다시 서울행 차편을 끊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지역에서 ‘적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지역은 점점 청년이 줄어 고령화되고, 수도권은 집값이 치솟고 과밀 상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근무 형태와 조건으로 일하느냐에 따라 임금 수준도 복지 혜택도 천차만별이고, 부모의 자산 정도에 따라 주거 조건과 생애 경로를 가르는 구조는 굳어진 지 오래입니다. 너도나도 서울로 가니 지역엔 또래 친구가 없고 안전한 커뮤니티를 구하는 것이 무척 어려워졌습니다. 이는 다시 지역을 떠나는 악순환의 고리입니다.

AI로 인한 노동 대체와 플랫폼 쪼개기 노동의 확산으로 청년이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을 기회는 갈수록 협소해지고,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고립과 외로움을 토로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습니다. 대체 ‘소문의 낙원’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를 넘어 “현따구(현생 왜 이따구? 답 있다구!)”

하지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며 자책만 하고 있을 순 없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은 많으니까요(아마도?). 그래서 범청년행동은 함께 ‘답’을 찾고, 그 답을 찾아갈 ‘동료’를 찾으려고 합니다. 이번 지방선거 캠페인 슬로건이 “현따구(현생 왜 이따구? 답 있다구!)”가 된 건 그 이유 때문입니다.

▲범청년행동의 ‘3X3의제 교차표’지방선거 후보자와 정당에 요구하는 3중 전환과 3대 불평등 해결 과제범청년행동

범청년행동은 노동·주거·관계돌봄의 불평등과 인구·디지털·기후 전환이 교차하는 9가지 삶의 모습으로 우리의 ‘낙원’을 그려봤습니다. ▲지역에서도 적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 ▲일하는 방식이 달라도 권리는 같은 삶, ▲화면이 아닌 동네에서 돌봄이 이어지는 삶, ▲기후재난에 취약하지 않은 삶. 더 이상 밀려나지 않는 삶, 누구나 나답게 살 수 있는 삶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전환의 시대, 위기가 불평등이 되지 않도록”

인구전환은 저출생·고령화라는 숫자의 문제로 축소되어 왔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입니다. 하루 40여 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회에서 아이를 낳으라는 주문이 먹힐 리 없고, ‘정상가족’ 중심의 경직된 사고는 스스로 공동체를 이루며 서로를 돌보려는 귀한 마음을 주변화시킵니다.

디지털 전환은 무수한 연결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기술 격차와 배제, 또 다른 단절을 초래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중심의 사회적 연결망과 돌봄망을 촘촘히 설계하는 것이 오히려 더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기후 전환의 비용은 언제나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먼저 청구되고 있습니다. 이 위기가 불평등으로 굳어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일할수록 기후를 지킬 수 있는 녹색 일자리와 탈탄소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이들을 위한 촘촘한 안전망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전환의 시대, 위기가 불평등이 되지 않게” 지방선거 정책요구 기자회견범청년행동 기자회견 사진범청년행동

“전환의 시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정당과 후보자를 찾습니다”

6.3 지방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모든 위기가 발생하고, 일상에서 부딪히고 갈등하는 곳이 바로 ‘지역’입니다. 지방선거는 내 동네의 문제를 가장 가깝게 해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입니다. 조례로 임대료 상한을 조정할 수 있고, 예산으로 청년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 수 있으며, 행정력으로 취약 주거 전수조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소문의 낙원’은 어쩌면 거창한 곳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지치고 힘든 나그네”에게 “잠깐 앉아요. 따뜻한 스프와 고기가 있어요”라고 말해주는 곳, “당신의 불치병은 그곳에 존재할 수 없어요”라고 약속해주는 곳. 우리가 바라는 정치도 그런 것입니다. 불평등한 현실에 지친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그 낙원으로 가닿을 수 있는 지방선거 후보자를 찾습니다.

“현생 왜 이따구?” 좌절만 할 수 없으니까, “답 있다구!”를 외치자!

위 로고 이미지를 누르시면, <불평등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의 6·3 지방선거 캠페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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