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자의적 해석 폭넓게 열어 둔 개악안 폐기해야
집회 장소와 시간 관련 6개 집시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의견서 국회 제출
22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에는 집회의 자유의 핵심적 내용인 장소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일부 개정안들이 다수 계류 중이다. 대통령 집무실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추가하는 내용, 본연의 업무 활동 방해할 우려가 없거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등에 한해 금지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넣는 등 국가 주요 기관 앞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부 예외를 두는 내용 등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장소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집회 장소나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다. 이에 참여연대는 이들 법안들에 대해 오늘(11/5)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개정안」에 관한 입법의견서 – 집회 장소 선택의 자유 침해하는 집시법 개악안 폐기해야>(총 16쪽)를 국회 행안위에 제출하였다.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2소위원회는 국민의힘 김종양의원안(의안번호 제2205767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의원안(의안번호 제2211634호),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의원안(의안번호 제2211866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의원안(의안번호 제2210735호), 국민의힘 주호영의원안(의안번호 제2206152호), 기본소득당 용혜인의원안(의안번호 제2205787) 등 6개 법안들에 대해 지난 9월 3일 한차례 심사를 진행했다. 이 중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안을 제외하고, 현행 집시법의 절대적 집회 금지장소에 대통령집무실을 추가하고, 주요 기관 앞에서 집회를 금지하되 일부 예외를 두는 한편 야간집회를 일정시간 동안 금지하는 등의 내용으로 현행의 집시법보다 집회의 자유를 크게 축소하는 것이 골자이다.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는 장소, 방법, 시간 선택의 자유를 포함한다. 특히 장소 선택은 집회의 성패에 결정적인 요소로 집회의 자유의 핵심적 내용이다. 집회를 통한 의사표현의 핵심적 대상은 주로 국가권력이다. 그래서 국가권력의 소재이자 상징인 장소에서, 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장소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집시법11조의 절대적 장소 금지 조항에 대해 최초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집회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한 헌법의 정신에 비추어 보거나 이러한 헌법의 정신에 부합하여 일정한 신고절차만 밟으면 원칙적으로 집회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집시법의 규정체계를 볼 때, 법익충돌이 특별히 우려되는 장소에서의 집회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집회가 허용되는 것으로 규정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라고 한 바 있다.
집회 장소나 시간을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여러차례 선고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외교기관 주변 집회 금지에 대한 위헌결정(2003)을 선고한 이후 국회의사당 주변, 법원 주변, 국무총리 공관 주변(2018), 대통령 관저 주변(2022), 국회의장 공관(2023) 주변 집회 금지에 대하여 각각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헌법재판소는 이와 같은 주요 국가기관 인근의 집회를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단순한 장소적 제한에 그치지 않고, 집회의 자유의 핵심적인 부분을 제한”한다고 거듭 확인한 바 있다.
현행 집시법은 이미 폭력적인 집회로 국가기관의 헌법적 기능이 훼손되는 특수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집회의 성격와 양상에 따른 다양한 규제수단을 규율하고 있다. 집시법 ▲제5조 제1항은 집단적인 폭행ᆞ협박ᆞ손괴ᆞ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함으로써 폭력집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제6조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신고제를 규정하여 관할경찰서장이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8조 제5항 제1호에 따라 주거지역이나 유사한 장소의 집회·시위로 시설에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관할경찰관서장이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고, ▲제18조는 집회에 대한 사후적 통제로서 해산명령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11조의 헌법기관의 기능 보호라는 입법목적 달성은 집시법의 다른 조항을 통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그럼에도 6개의 법안들 중 용혜인 의원안을 제외하고 집시법11조에 대한 개정법안들은 여전히 특정 장소에서의 집회를 전면 금지하면서 아주 예외적으로, 그것도 경찰의 자의석 해석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집시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이에 참여연대는 이들 법안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출했다.
- 대통령집무실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추가한 김종양의원안, 윤건영의원안 : 대통령 관저는 대통령과 그 가족의 주거용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거의 평온 등을 위해 집회시위의 일정정도 제한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대통령 집무실을 반드시 대통령의 주거 공간과 동등한 수준의 집회 금지장소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려움. 더욱이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정에 반영해야 함. 일부 허용 조건으로 본연의 업무활동 방해할 우려가 없거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등에 한해 금지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었으나 경찰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집회개최여부가 결정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될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임. 이에 대통령집무실을 집회 금지구역으로 추가한 김종양의원안, 윤건영의원안은 폐기되어야 함.
- 야간집회 시위 금지를 다시 부활시키려는 김종양의원안 : 2010년 이후 야간집회, 시위 금지 조항이 사문화된 후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야간집회, 시위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거나 폭력이 발생하여 치안 공백이 발생한 경우는 없었음. 오히려 지속적으로 정권에 불리하거나 반대하는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밤샘 농성, 문화제 등을 야간 집회 조항으로 규제하기 위한 입법시도가 이어져 왔음. 자정이 넘는 시간에 이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집회, 시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무리 일부 예외를 둔다고 하더라고 헌법에서 폭넓게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임. 따라서 야간집회 시위 금지를 다시 부활시키려는 김종양의원안 역시 폐기되어야 함.
- 교도소, 구치소 등과 도시철도 역사, 철도 역시설 등의 경계로부터 100미터 이내 집회 시위를 전면 금지를 하는 김영배의원안과 주호영의원안 : 교도소, 구치소 등과 도시철도 역사, 철도 역시설 등의 경계로부터 100미터 이내 집회 시위를 전면 금지를 하는 것은 특정 장소를 포괄적, 전면적 금지하는 것으로, 특정 국가기관 앞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조항들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여야 한다는 헌법정신에 반함. 김영배의원안과 주호영의원안 역시 폐기해야 할 것임.
- 절대적 집회 금지장소 조항 삭제하는 용혜인 의원안 : 집회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국가기관 등에 대해 헌법기관의 기능 보호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이미 집시법은 제5조(집회 및 시위의 금지)), 제8조(집회 및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 통고) 등과 같이 다양한 제한을 두고 있음. 따라서 이들 국가기관 인근의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용혜인 의원안은 헌법에 부합하여 입법에 찬성함.
집회의 자유는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한 근본요소라는 점은 헌법재판소가 여러번 확인한 바 있다. 특히 한국의 현대사에서 집회의 자유는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국정농단을 단죄하는 한편, 불법계엄과 내란에 맞서는 시민의 중요한 저항 수단이었다.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입법권을 행사하는 것이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국회는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집시법을 개정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신고만 하면 원칙적으로 집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평화적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여 헌법의 가치에 부합하는 집시법 전면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내에 입법청원할 예정이다.
<국회 행안위가 심사한 집시법 의원발의안의 주요내용 및 참여연대 검토 의견 요약표>
| 대표발의자 / 의안번호 | 주요내용 | 주요쟁점 | 참여연대 검토 의견 |
|---|---|---|---|
| 국민의힘 김종양의원안(의안번호 제2205767호) | 집회 및 시위의 금지 장소에 대통령 집무실을 추가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본연의 업무 활동을 방해할 우려가 없거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허용.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집회시위 금지, 주민의 사생활 평온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예외적 허용 | ⏶집회시위 금지장소에 대통령 집무실 추가⏶야간집회 금지 | 반대 |
| 더불어민주당 윤건영의원안(의안번호 제2211634호) | 집회 및 시위의 금지 장소에 대통령 집무실을 추가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의 직무를 방해할 우려가 없거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허용 | ⏶집회시위 금지장소에 대통령 집무실 추가⏶집시법 11조에 절대적 집회시위 금지의 예외 규정을 둠 | 반대 |
|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의원안(의안번호 제2211866호) |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을 대상으로 하지 않거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허용 | ⏶집시법 11조에 절대적 집회시위 금지의 예외 규정을 둠 | 반대 |
| 더불어민주당 김영배의원안(의안번호 제2210735호) | 집회시위 금지 장소에 교도소ㆍ구치소 및 그 지소, 보호감호소, 치료감호시설, 소년원 및 소년분류심사원 등 교정ㆍ보호 시설 추가 | ⏶집회 금지 장소에 교도소, 구치소 등 추가 | 반대 |
| 국민의힘 주호영의원안(의안번호 제2206152호) | 집회시위 금지 장소에 대중교통시설 중 도시철도 역사, 철도 역시설, 환승시설, 여객자동차터미널, 항만 대합실 및 공항 여객터미널과 3차로 이하의 도로를 추가 | ⏶집회 금지장소에 도시철도 역사, 철도 역시설 등 추가 | 반대 |
| 기본소득당 용혜인의원안(의안번호 제2205787) | 기본권으로서 집회의 자유 보장을 위해 절대적 집회시위 금지 장소 규정 삭제 | ⏶절대적 집회 금지장소 삭제 | 찬성 |
▣ 별첨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개정안」에 관한 입법의견서 – 집회 장소 선택의 자유 침해하는 집시법 개악안 폐기해야>(총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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