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포트] 기업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금수저 대물림 실태 보고서
참여연대, ‘기업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금수저 대물림 실태 보고서’ 발표
위반기간 전후 자산 4조 2천억 원 증가했는데 과징금은 고작 0.4%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확대하고 행정 제재·형사 처벌 강화해야
참여연대는 오늘(11/4) 5개 건설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실태를 종합한「기업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금수저 대물림 실태 보고서」 이슈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이슈리포트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사익편취 혹은 부당지원으로 제재했거나 조사 중인 건설업계 기업집단의 사례를 살펴보고,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방안을 제언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기업 총수일가들이 최소한의 자금으로 그룹 지배력을 확대하여 기업의 성장보다 사익을 추구하고, 2세, 3세가 소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상속세 부담 없이 부를 축적하거나 지배력을 승계하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건설회사들은 공공택지 입찰에 유령법인 또는 계열사나 협력사를 참여시키는 소위 ‘벌떼입찰’을 통해 택지를 낙찰받은 후 이를 총수 자녀들의 지분이 많은 회사에 전매하거나 건설 일감, 분양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사익편취를 해왔습니다. 특히 벌떼입찰은 특히 공공택지가 그 대상이라는 점에서 큰 문제입니다. 정부가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하는 토지가 총수 본인 및 2세, 3세 등 총수일가의 부를 축적하고 대물림하거나 그룹 경영권을 승계받는 데 이용되는 것입니다.
이번 이슈리포트를 통해 공정위가 벌떼입찰 및 일감몰아주기로 제재했거나 조사 중인 건설회사 사례들 분석한 결과, 일감몰아주기와 불·편법적 승계가 제도의 감시망 밖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집단’이란 형태는 창업자가 일군 회사를 자식들이나 친족들이 계열사를 지배하면서, 경쟁이 아닌 혈연을 통해 사업기회를 가지게 되고 부를 증식하는 불공정한 부의 이전, 부의 승계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제47조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게만 적용되고, 공정위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대해서만 시장감시를 하게 되어, 비공시대상기업집단은 그 현황을 알 수도 없고 규제 사각지대에서 불공정한 부의 승계를 추구하게 됩니다. 실제로 사례들을 살펴보니 호반건설, 중흥건설, 대방건설 등 공시대상기업집단뿐 아니라 제일건설, 우미건설 등 공시대상 외 중견기업에서도 동일한 구조로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을 통한 부의 세습,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들 기업이 부당하게 쌓은 부에 비해 과징금이 미비한 점도 드러났습니다. 이번 이슈리포트에 수록된 기업 중 위반기간 전후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중흥그룹 2세 정원주 부회장이 보유한 중흥토건으로, 9년 간 자산총액이 4조 2,228억 원 늘어나고 지주회사 전환으로 경영권 승계를 완성했습니다. 반면 공정위가 중흥그룹에 부과한 과징금은 180억 원에 그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호반그룹 2세 김대헌 사장이 보유했던 호반은 위반기간 기간 동안 성장하고 지주회사 호반건설과 합병하면서 자산이 3조 4,432억 원 증가했고, 김 사장이 호반건설 지분의 54.7%를 확보하면서 경영권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했습니다. 김 사장의 동생인 김민성 전무가 보유한 호반산업 역시 자산이 1조 2,426억 원 증가했습니다. 반면 호반그룹에 대한 공정위 과징금은 608억 원에 그쳤고. 그마저도 항소를 통해 243억 원으로 감경되었습니다. 증가한 자산 대비 과징금 비율을 보면 중흥그룹과 호반그룹이 각각 0.4%, 0.5%에 그쳤습니다. 그 외 과징금 처분을 받은 다른 건설회사들도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을 통해 얻은 이익에 비해 과징금 액수가 미비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약한 수준의 행정 제재는 재벌 총수 및 지배주주의 경제범죄에 대하여 관대한 법적 판결을 내려주는 관행과 더불어 총수로 하여금 ‘과징금 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 일감몰아주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표] 지원객체 회사들의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 전후 자산총액 증가 추이 | (단위 : 백만 원)
| 회사명 (위반기간) | 위반기간 전후 자산총계 증가액 | 위반기간 전후 자산총계 평균증가액 | 위반기간 전후 자산총계 증가율 | 위반기간 전후 자산총계 평균증가율 |
| 호반 (2010~2018) | 3,443,295 | 344,329 | 4438.54% | 46% |
| 호반산업 (2014~2018) | 1,242,635 | 207,105 | 741.89% | 43% |
| 대방산업개발 (2014~2023) | 545,920 | 49,629 | 502.31% | 18% |
| 중흥토건 (2015~2022) | 4,222,817 | 469,201 | 1557.75% | 37% |
| 제이제이건설 (2016~2020) | 223,311 | 37,218 | 202.99% | 20% |
| 제이아이건설 (2017~2023) | 47,197 | 5,899 | 388.31% | 22% |
| 우미건설 (2019~2021) | 59,414 | 14,853 | 6.46% | 2% |
이렇듯 일감몰아주기는 회사와 주주, 회사의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손해를 입히고, 경제력 집중의 심화, 불공정한 시장 경쟁, 불·편법적 부의 세습 등의 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에, 공정위는 정부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장려하고자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여 내부거래 현황 등에 대한 공시 의무를 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이슈리포트를 통해 그 한계 또한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이번 이슈리포트에서는 이러한 일감몰아주기 문제의 대안으로 ① 규제 대상 확대, ② 행정 제재 강화, ③ 형사 처벌 강화를 제시하였습니다. 구체적인 규제 대상 확대 방안으로는 자산총액 5천억 원 이상 기업집단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기업집단 신고제도’를 도입하고 공시대상기업집단에게만 적용되는 공정거래법 제47조를 신고대상기업집단으로 확대하여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는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일감몰아주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당지원으로 얻은 이익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부과하거나 총수일가를 적극 고발하는 등 행정 제재를 더 강하게 내려야 하고, 제재 취소소송 과정에서 사법부가 단호히 판결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총수일가의 경제범죄에 대해 민사적·행정적 제재의 한계가 있는 만큼 배임죄 등 형사적 수단도 병행되어야 하며, 경제범죄를 저지른 총수일가에 집행유예 판결 등 관대한 형량이 내려지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형사처벌을 강화하여 사익편취 근절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이슈리포트를 발표하며 “일감몰아주기 사례들을 종합하여 기록하고 제대로 된 처벌까지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한 이 보고서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 부의 대물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 붙임1 : 이슈리포트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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