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국제분쟁 2024-09-20   7317

[논평]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외면한 한국

유엔 총회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 중단 요구 결의안’에 기권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과 역할 포기

지난 9월 18일(현지시간) 유엔 총회는 제10차 긴급 특별 세션을 개최하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을 12개월 내에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A/ES-10/L.31/Rev.1)을 채택했다. 이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지난 7월 권고 의견에 따른 것으로 1967년 이래 이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을 ‘불법’으로 인정하는 의미 있는 결의이자 더 이상의 불법 점령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즉각 철수하고, 유엔 회원국들은 불법 점령 종식을 위해 회원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 종식과 더불어 유엔 회원국들의 이행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이번 결의안은 181개 회원국 중 찬성 120표, 반대 14표, 기권 43표로 채택되었다. 한국 정부는 기권했다. 어떤 말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무책임한 선택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를 향한 집단학살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서안지구로까지 공습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 점령 종식과 평화 정착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기권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반세기 넘게 지속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과 전쟁범죄를 외면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과 역할을 포기한 한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과 무차별적인 학살로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다. 이에 결의안은 1967년에 시작된 이스라엘 점령의 종식을 지체없이 달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엔 회원국에 ▷자국민과 자국의 관할권 하에 있는 기업 및 단체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조성한 불법적 상황을 인정하거나 유지하는 데 지원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 ▷이스라엘의 정착촌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사용될 우려가 있는 무기나 탄약, 관련 장비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거나 이전하는 것 등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불법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가 더 이상 외면하거나 방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구체적인 이행 조치로 조속히 불법 점령을 종식시키겠다는 결의이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오랫동안 반복되어 왔던 이스라엘의 불법 행위를 조사하거나 중단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지 않은 적이 많았다. 오히려 이스라엘에 지속적으로 무기를 수출하고 군사협력을 이어왔다. 대규모 학살이 벌어졌던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5,200만 달러(약 710억 원) 어치의 한국산 무기를 이스라엘에 수출했으며 집단학살이 격화된 작년 10월 이후에도 최소 128만 달러(약 17억 6천만 원) 어치의 무기를 수출하였다. 뿐만 아니라 HD현대 굴착기는 이스라엘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가옥과 상하수도 시설을 파괴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한국이 무기 수출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을 돕고, 한국 기업이 불법 점령지에서의 불법적 상황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10월이면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격화된 지 1년이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되고 있는 참상은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다. 가자지구 사망자만 4만 1천 명을 넘어섰으며 부상자도 9만 5천 명 이상이다. 이중 다수가 아동과 여성이다. 지난 344일 동안 이스라엘은 공중, 지상, 해상을 가리지 않고 가자지구를 향해 무차별적인 폭격을 퍼붓고, 난민촌을 향한 공격도 지속하고 있다. 병원, 학교 등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반복적인 대피 명령으로 강제 이주하고 있는 피난민들의 인도적 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이스라엘을 향한 가자지구 공격 중단과 휴전 압박이 절박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 종식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기권해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불법 행위에 눈감고, 집단학살의 공모자가 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을 12개월 내 종식시키고 팔레스타인 평화 정착을 위한 국제사회의 행동에 동참해야 한다. 지금 즉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과 수입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무기 금수 조치를 시행하라. HD현대 굴착기가 불법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 가옥을 파괴하고 불법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사용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라. 나아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은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국제사회는 즉각적이고 완전한 휴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 정부를 비롯한 유엔 회원국들은 불법 점령 종식 결의를 지금 즉시 이행하라.

<사진= X, @UN_News_Centre / 한국 영문명 REP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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