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제출 1주년 맞아 시민사회 공동행동
“보편적 인권의 원칙, 베트남전에도 적용해야.”

6월 23일(화)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등 인권침해 진실규명 촉구 1만 시민 청원」 제출 1주년을 맞아 이재명 정부에 베트남전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였다.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번 기자회견에는 모두, 62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성명에 연명했다.
지난 2025년 6월 23일,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의 방한에 맞춰 10,541명의 시민들이 「새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등 인권침해 진실규명 촉구 청원」을 대통령실에 제출했다. 청원은 ▲국가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의 수용과 전쟁범죄 은폐에 대한 인정·사과 ▲진상조사를 통한 민간인학살 등 인권침해 사실 인정 및 공식 사과 ▲국가 차원의 공식 기억 조치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청원이 제출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부는 해당 청원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베트남전 진실규명과 관련한 실질적인 조치 역시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에 청원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하며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등 인권침해 문제의 진실규명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하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Nguyễn Thị Thanh, 69세)는 영상 발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희망을 품었으나 1년이 지나도록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며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들의 아픔이 위로받고, 고통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며 “한국 정부가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여 그들의 고통이 위로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퐁니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Nguyễn Thị Thanh, 66세)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제가 바라는 것은 누구에게 복수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진실이 인정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겪은 상실과 고통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라며 “저는 대통령님께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지금 제게 남은 것은 실망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대통령님께서 양심에 따라 옳은 일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진실을 인정하고, 우리 피해자들에게 사과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임재성 변호사(민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TF 단장)는 2019년 문재인 정부가 베트남전 진실규명 청원에 거부로 답변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2019년의 대한민국은 비겁했지만 솔직했습니다. 인정할 수 없다, 조사하지 않겠다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2026년의 대한민국은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겁한 답변이라고 해주십시오. 비판조차 받고 싶지 않다면 너무나 무책임합니다.”라고 발언했다.
이어서 임 변호사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소송이 국방부의 항소로 대법원에 계류되어 있는 점과 관련하여 “대통령께서도 야당 대표 시절 1심 판결 선고를 두고 환영하시지 않았습니까? 그 판결이 지금 피고 대한민국의 불복으로 대법원에 있는데, 이것을 1년 넘게 그냥 두고만 있는 것이 과연 이재명 정부의 윤리입니까? 민감한 쟁점은 사법에 모든 것을 미뤄두고 정부는, 대통령은 눈감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책임입니까?”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타리 활동가(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는 “전쟁범죄를 저지른 전범국가에 속한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내가 속한 국가의 정부가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그에 따라 마땅한 책임을 지도록 요구하고 강제하는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으로 가자지구 집단학살 문제에 연대하는 것과 베트남전 진실규명 문제의 공통점을 언급했다.
타리 활동가는 “베트남전에서 자행했던 한국군의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고, 책임을 이행한다는 것은 60년간 강제로 접혀있던 시간을 펼치는 것입니다. 펼쳐진 시간을 직면함으로써 가해성을 삭제하며 스스로 면책한 역사적 기억, 베트남 사회와 사람들을 향한 인종차별적 태도, 전쟁과 민간인학살을 경제적 이해관계로 왜곡하는 폭력성을 바로잡아 나가야 합니다.”라고 발언했다.
신재욱 활동가(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는 12.3 내란 이후 국방부 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점과 관련해 “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단순히 제도 개혁만이 아니라 군 스스로의 가해행위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베트남전 진실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활동가는 12.3 내란의 진실을 증언한 군 관계자들을 언급하며 “베트남전쟁과 관련해서도 몇몇 참전군인들이 당시의 일에 대한 사죄와 성찰의 태도를 보여주셨고, 또 당시 동원되었던 군인들이 겪었던 어려움 역시 말해주고 있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군이 줄기차게 내세우는 명예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역대 정부는 국가안보와 경제성장을 명분으로 베트남 전쟁을 미화했습니다. 수교 이후에도 ‘과거를 묻고 미래로 가자’는 베트남 정부의 공식 입장을, 역사를 외면하는 핑계로 삼았습니다.”라며 그동안 정부가 국익을 이유로 베트남전 진실규명을 외면해온 것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베트남전 국가배상소송에 국방부가 상고한 것에 대해 “그때 이 나라가 했어야 할 일은 상고가 아니라 공식 사죄였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즉각 상고했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기계적 변명 뒤에 숨어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이것은 생존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나시기만을 기다리는, 가장 잔인한 방식의 정치적 지연입니다.”라며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 정부를 향해 ‘위안부’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대한민국의 목소리는, 왜 베트남의 퐁니·하미 마을 앞에서는 멈춰서야 합니까?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인권은 보편성과 정당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시민사회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전세계 시민들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천명한 보편적 인권의 원칙이 유독 베트남전쟁 문제 앞에서만 멈춰선 것을 비판하며 1만 시민 청원에 즉각 응답할 것을 요구했다. 성명서에서 “이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책임 회피이며 국가의 부작위이다.”라고 강조하며 “전쟁범죄에 대한 국가의 원칙이 피해자의 국적에 따라 달라질 수 없으며, 세계 시민들 앞에서 대한민국이 과연 보편적 인권과 문명국가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조하며 정부에 ▲1만 시민 청원에 대한 정부의 즉각적인 응답 ▲베트남전 국가배상소송 상고 취하와 판결에 따른 배상 ▲ 베트남전 진상조사 추진과 피해자에 대한 공식사과, 명예회복, 피해회복을 위한 제도적 조치 마련 ▲베트남전 파병군인 방치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조사 등을 청와대에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는 청와대 경청수석실 관계자에게 시민사회 공동 성명서와 하미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 그리고 퐁니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직접 전달하고 정부에 베트남전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대형 피켓팅 액션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개요] 1만 시민 청원 1년, 이재명 정부에 베트남전 진실규명 답변 촉구📢
- 일시 및 장소 : 2026년 6월 23일(화)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광장
- 순서
- 사회 : 이미현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발언 1. 응우옌티탄 하미학살 피해생존자(영상 발언)
- 발언 2. 임재성 변호사(민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TF 팀장)
- 발언 3. 타리 활동가(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 발언 4. 신재욱 활동가(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 발언 5. 두부 활동가(병역거부자·한베평화재단)
- 발언 6.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 공동성명서 낭독
- 퍼포먼스
베트남전 인권침해 진실규명 1만 시민 청원 제출 1주년 기자회견 성명서
베트남전쟁에 침묵하는 보편적 인권은 없다
이재명 정부는 1만 시민 청원에 응답하라
꼬박 1년의 시간이 지났다. 2025년 6월 23일, 10,541명의 한국 시민들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생존자들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에게 베트남전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청원은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과 전시 성폭력 등 베트남전쟁 시기 인권침해의 진실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피해회복을 위한 국가의 책임 이행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부는 청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없이 어떠한 공식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책임 회피이며 국가의 부작위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 정부의 무책임 속에 피해자들이 진실규명의 책임을 떠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은 국가배상소송을 통해 법정에서 자신의 피해를 입증해야 했고, 하미 마을의 피해자들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거부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소송 투쟁을 벌이고 있다. 1999년부터 피해자들이 직접 피해를 호소하고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힘겨운 싸움을 해야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고,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을 맞아 전달된 1만 청원의 외침은 이제는 정부가 나서라는 것이었다. 피해생존자들은 이제 고령과 병환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정부가 스스로 진실규명에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한 이재명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가자지구와 이란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비판하며 “보편적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제주4·3을 언급하며 국가폭력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해 나치 전범처럼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러한 목소리는 유독 베트남전쟁 문제 앞에서만 멈춰 서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도 베트남전쟁 문제를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역대 민주정부 대통령들이 베트남 방문 시기 과거사에 대한 유감과 성찰의 메시지를 밝혀왔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재명 국회의원 시절에는 응우옌티탄의 국가배상소송 승소를 일본의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와 비교하며 “대한민국의 문명국가로서의 입지를 명확히 보여준” 판결이라고 했다. 이제 대통령의 자리에 선 그가 달라질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전쟁범죄에 대한 국가의 원칙이 피해자의 국적에 따라 달라질 수 없으며, 세계 시민들 앞에서 대한민국이 과연 보편적 인권과 문명국가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베트남전 진실규명은 베트남 피해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2025년 1만 시민 청원은 베트남전 파병군인 인권침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함께 요구했다. 베트남전에서의 귀환 이후 전쟁트라우마를 호소하는 파병군인들을 정부가 무책임하게 방치하여 발생한 자살, 자해, 전쟁후유증에 대한 사실을 조사하라는 것이었다. 베트남전쟁의 진실을 마주한다는 것은 전쟁이 남긴 모든 상처를 직시하는 일이며, 피해자와 참전군인을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외면해 온 책임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다. 정부는 베트남 피해자들의 목소리뿐 아니라 참전군인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응답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이재명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정부는 1만 시민이 제출한 베트남전 진실규명 청원에 공식적으로 응답하라.
둘째, 정부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소송에 대한 상고를 즉각 취하하고 항소심 판결에 따라 응우옌티탄에게 배상하라.
셋째, 정부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과 전시 성폭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와 진실규명에 착수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 사과와 명예회복, 피해회복을 위한 제도적 조치를 마련하라.
넷째, 정부는 베트남전 파병군인 방치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표하며 공식 사과하라.
올해 베트남 중부의 수많은 학살 피해 마을에서는 60주기 위령제와 따이한 제사가 이어지고 있다. 전쟁범죄의 고통과 기억을 품고 있는 피해생존자들은 이제 고령과 병환으로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진실규명은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또 한 명의 피해자가 진실을 듣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이재명 정부는 베트남전쟁 인권침해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 보편적 인권과 국가폭력 책임의 원칙이 말이 아닌 실천임을 증명하라. 이재명 정부는 베트남전쟁 진실규명에 응답하라.
2026년 6월 23일
기자회견 성명서 연명 62개 단체/모임 일동
(가나다순) 강정일상저항행동, 개척자들,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국제민주연대, 극단 종이로 만든 배, 김복동희희망, 녹색당,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대안문화연대, 대전평화여성회, 대한예수교 장로회 언약교회(한익스프레스 이천물류창고 화재산재참사 고 김형주 님 유가족모임), 리영희재단, 멈 비엣남 (Mâm Việt Nam, 베트남에서 일하는 국제개발협력자들의 모임), 민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TF, 민족문제연구소, 박종철 합창단, 베트남평화의료연대, 보건의료 반전평화팀, 부루벨코리아노동조합, 부산자주연합, 부울경5.18민주유공자회,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뿌리의집, 서울민예총,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박한자유인, 식민지역사박물관, 아리아리불꽃, 아시아의 근대를 읽는 시간, 아시아의친구들,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아카이브 평화기억,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이스크라21, 인권운동사랑방, 전쟁없는세상,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중앙대학교 여성주의학회 여백, 지팡이사회적협동조합, 참여연대,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창작공동체 무적의무지개, 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춘천교구 우리농본부, 청년기후긴급행동,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팔레스타인문화연대, 팔레스타인문화연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바닥, 하노이-호아빈 한국어 학습자 모임,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한국회복적정의협회, 한베평화재단, 희망세상일구는 구로여성회, (사)아디, (사)아시아이주여성센터, (사)충북민예총, (재)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SF 판타지 전문 도서관
하미 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의 1만 시민 청원 1주년 영상 메시지
대통령이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저는 이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베트남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보니,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며 실망했습니다.
대통령이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 고통은 이미 수년 동안 계속 이야기되어 온 것입니다. 대통령이 진실을 인정하고, 국방부를 비롯한 모든 관련 부처와 기관에 베트남 피해자들을 도와달라고 요청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들의 아픔이 위로받고, 고통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랍니다. 저의 바람은 그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진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여 그들의 고통이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6년 6월 23일
하미 마을에서 응우옌티탄
퐁니 학살 피해생존자 응우옌티탄의 1만 시민 청원 1주년 서면 메시지
대통령님께서 양심에 따라 옳은 일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일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저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여러 차례 한국까지 직접 갔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한국에 가서 법원과 청와대에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제가 바란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한국 정부가 상고를 취하하고, 진실을 받아들이며, 항소심 판결을 인정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고, 지금까지도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언제 결과가 나올지도 알 수 없습니다. 저는 그 기간이 2년을 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저는 너무 슬픕니다. 이제 제 나이도 많고 건강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진실이 인정되는 것을 보고, 한국 정부와 국방부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듣는 것이 제 유일한 바람입니다.
이 일이 계속 길어지기만 한다면 저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더는 기다리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제 이웃이나 지인들은 제가 두 번이나 소송에서 이겼다는 소식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상고를 제기했고, 제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는 거의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이런저런 말 때문에 저 역시 큰 압박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이렇게 길어지면서 저는 마음이 아프고 너무 지쳐갑니다. 저는 너무 답답하고 억울합니다. 새 정부에 많은 기대를 걸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저는 그가 베트남전쟁과 관련된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피해자들에게 직접 진실을 인정하는 말과 사과의 말을 전해줄 사람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지금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과거의 아픈 일들 역시 진지하게 언급되고, 진정성 있게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이 일을 끌어서는 안 됩니다. 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날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제 모두 노인이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미 세상을 떠났고, 많은 사람들이 중병을 앓고 있습니다. 계속 기다리기만 한다면, 결국 아무도 그 답을 들을 사람이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이 이것이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 그 고통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얼마 남지 않은 피해생존자들이 한국 정부와 국방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평범한 시민이라 정치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고통받는 무고한 사람들의 아픔에 관심을 가진다면, 과거에 일어났던 고통 역시 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쟁 속에서 가족과 친척을 잃은 베트남 사람들 또한 죄 없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모든 피해자들이 똑같이 공정한 대우를 받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재명 대통령께 직접 말씀드릴 수 있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한국 국민에 대해 어떠한 원한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소송과 진상규명 과정에서, 저는 진실의 편에 서서 저를 도와준 많은 선한 한국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누구에게 복수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진실이 인정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겪은 상실과 고통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는 대통령님께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지금 제게 남은 것은 실망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대통령님께서 양심에 따라 옳은 일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진실을 인정하고, 우리 피해자들에게 사과해 주십시오.”
2026년 6월 23일
퐁니 마을에서 응우옌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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