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가격 부양 정책에 작년 대비 디딤돌대출 집행 2.7배 늘어
실수요자 눈치보는 사이 비수도권, 세입자, 자영업자는 사실상 방치
흔들림 없는 가계부채 감축, 예대마진·금리부담·자영업 부채 대책 필요
윤석열 정부의 오락가락 대출 정책이 점입가경이다. 올해 들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한(DSR) 규제 2단계 적용 연기, 8월 비아파트 경기 부양 대책 등 잇따른 규제 완화 정책으로 서울 주택 가격이 상승하자 윤 정부는 부랴부랴 신규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 지적이 이어지자 18일 시행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가 23일에는 수도권에 한해 시행할 예정이라며 열흘만에 세 차례나 입장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금융위, 금감원은 서로 책임을 미루며 정부 내에 가계부채 정책의 컨트롤 타워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동안 주택가격과 가계부채를 안정화시켰다며 자화자찬했지만 정부 정책의 결과가 아닌 ‘높은 금리’와 같은 외부적 요인 때문이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일관성 있는 가계부채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정부가 계속해서 부동산 경기와 극소수에 불과한 실수요자들의 눈치를 보며 오락가락 정책을 반복한다면, 집값 안정화와 가계부채 감축이라는 정책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것은 물론, 수도권-비수도권, 자가소유자와 세입자간 자산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부동산버블의 붕괴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
정부가 오락가락 대출정책을 반복하는 사이에 상환능력이 비교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를 초과하는 주택의 대출잔액이 반년 사이에 21조 4천억원이 증가했고, 올해 9월까지 집행된 디딤돌대출액은 22조 3천억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택가격 상승으로 지방과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자 불안감을 느낀 무주택자들이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앞다투어 무리하게 내집마련에 나선 셈이다. 올해 7월 서울 아파트값 평균이 사상 최초로 12억원을 돌파하고 6억 이하 아파트가 자취를 감춘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정부는 서울의 주택수요가 계속 늘어나자 지난 8월에는 비아파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며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비아파트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비수도권 국민들을 비롯해, 서울시민의 절반이 넘는 대다수의 세입자들에게는 먼 얘기에 불과하고, 폭등하는 서울집값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다중채무에 연체율까지 폭등하고 있지만 상환유예 외에 사실상 별다른 정부 대책이 없어 방치된 것과 다름없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천불이 날 일이다.
이 와중에도 수도권 미분양 주택 물량은 줄고, 금융기관들은 예적금금리를 줄이며 예대마진 장사에 나서고 있다. 가뜩이나 대다수 국민들이 고물가, 고금리에 실질소득 감소로 고통받고 있는데, 금융기관과 건설사들만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세입자들이 내집마련 불안 때문에 무리하게 주택구입에 나선다면 주거안정대책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대출정책에 예외에 예외까지 인정하며 집을 사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정부는 소득기준에 예외없이 총부채원리금상환(DSR) 기준을 적용하는 한편, 기존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반환채무 등에 대한 DSR 적용을 흔들림 없이 점차 확대하여 전세보증금을 포함해 OECD 최고 수준인 가계부채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의 과도한 예대마진, 이로 인한 서민들의 금리부담은 물론,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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