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25년 09-10월 2025-09-03   10247

[인포그래pick] 0.02%도 세금 안 내면누가 나라 곳간 채우려 할까

박희원 조세재정개혁센터 활동가

지난 7월 31일, 이재명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같은 부자 감세안이 포함되긴 했으나, 구멍난 ‘나라 곳간’을 다시 메우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각 구간별 법인세율 1%p 복원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논란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터졌다. 상장주식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윤석열 정부 이전으로 복원하자는 것을 두고 일부 주식 투자자들이 반발에 나섰다. 얼마 뒤 더불어민주당도 여기에 가세했다.

편의점 알바를 해도 근로소득세를 내고, 카카오뱅크 한 달 적금에도 이자소득세가 부과된다. 그런데 왜 10억 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한 큰손에게는 세금을 매기지 말자는 것일까? 일부 언론과 투자자들은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추면 주가가 하락한다고 주장한다. 큰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서 연말에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주주 지정을 회피하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 또, 세금 때문에 주식을 매도했다면 연초에 다시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즉, 대주주 회피로 인한 시장 충격은 과장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제로 자산시장이 급등했던 2020~2021년을 제외하면, 매년 3천 명 가량이 꾸준히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다. 정말 들쭉날쭉한 과세 범위가 문제라면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는 것이 맞다. 해외 주요국은 그렇게 ‘자본이득세’ 또는 ‘주식양도세’를 부과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 따라 역대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범위를 확대해왔다. 2013년 50억 원, 2016년 25억 원, 2018년 15억 원, 2020년 10억 원으로 대주주 기준을 낮춰왔다. 2025년이 50억 원인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퇴행’시킨 결과물일 뿐이다. 특히나 상장주식을 10억 원에서 50억 원 미만으로 보유한 이들은 전체 투자자의 0.023%다. 위 그래프를 참고하면 확인하기도 힘든 수의 투자자가 코스피 상장법인 전체의 4.6%를 소유하고 있다. 한 명이 여러 종목을 보유한 것을 중복으로 집계한 수치라 실제 수는 더 적다.

‘퇴행’을 복원하는 것조차 좌절되고, 수십 억원으로 또 수십 억원을 버는 0.023%에게도 세금을 매기지 못한다면 공정과세를 말할 수 있을까. 원칙도 없이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한 재원 마련의 필요성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이제 이재명 정부의 결단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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