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pick] 개인정보 유출의 일상화, 어떻게 기업 책임을 강화할까
글 이연주 민생희망본부 활동가

2025년 11월 말, 쿠팡으로부터 ‘개인정보 노출 통지 안내 문자’를 받았다면 집 주소, 전화번호, 주문정보뿐만 아니라, 주소록에 있는 회사, 가족 집 주소, 공동현관문 비밀번호 등 일상과 밀접한 정보 또한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은 스미싱, 스팸 사기와 같은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12월 18일, 금융감독원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악용한 2차 금융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며 소비자경고를 ‘경고’ 단계로 격상했다. 이번 쿠팡의 3,370만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참사’에 가깝다.
이처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국내 소비자 대응방안은 제한적이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소비자협회 등 전문기관을 통해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개별 로펌을 통해 집단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데, 집단소송을 진행하는 여러 로펌들 가운데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까다롭고 복잡한 분쟁조정 신청에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등 여러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복잡한 절차 끝에 분쟁조정과 소송이 이루어져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보상안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집단소송은 법원 소송 절차를 따르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이 강하지만,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반면, 집단분쟁조정은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등 전문기관에서 중재하고 권고안을 통해 합의를 유도하지만, 기업 측에서 조정안을 거부하면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그러나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은 이후에 소송 과정에서 권위 있는 근거로 활용되기 때문에 유용한 과정이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2월 10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총 1,663명의 시민들과 함께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집단분쟁조정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30만 원 이상의 피해보상과 경영진들의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했는데, 참가자들은 쿠팡의 뻔뻔한 태도에 분노하는 마음으로 참여한다는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쿠팡을 비롯하여 SKT, KT, LG유플러스, 신한은행 등 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의 책임 강화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포괄적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 증거개시(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특히 포괄적 집단소송제도는 피해자 일부가 승소하면 판결 효력이 모든 피해자에게 적용되도록 하는 법안이다. 피해자들이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고, 기업은 문제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반드시 포괄적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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