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허울뿐인 ‘노력의무’, 오너리스크 해소가 핵심이다
대주주만 편드는 이사회에 배임죄 책임 묻지 못하는 실효성 없는 조항
민주당 5대 과제도 추상적, 이번엔 개혁과제 제대로 완수할 책임 있어
재계 반대에 흔들림 없이 소액주주 권리·지배구조 개선 위한 입법해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정부가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노력 의무’를 상법 제382조의3 제2항으로 신설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법무부는 ‘노력 의무’ 수준의 허울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공언해온 것처럼 지배주주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시민사회가 주장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법제화는 “이사회는 재벌총수일가나 지배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경제민주화 의제이다. ‘노력 의무’라는 애매한 표현은 공허한 선언에 불과하고 아무런 실효성 없는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 당론으로 추진하던 ‘이사의 전체 주주 이익 보호의무’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더니, 이번에는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면서 기업지배구조 문제와는 전혀 관련 없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맞바꾸기 위해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업지배구조 개혁의 핵심은 재벌총수일가 및 지배주주의 독점적 권력 집중 해소다.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겠다는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 △독립이사 의무화 △감사의 분리선출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 △전자주총 의무화 및 권고적 주주제안 허용)’로는 부족하다. 최소한 인적분할 시 자사주 신주배정 금지 법제화, 손자회사 지배 금지, 단독(또는 소수)주주권 도입 등의 개선이 포함되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국회에서 반쪽 처리했던 개혁과제를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완수해야 한다.
정부는 겉으로는 ‘코리아 밸류업’을 외치면서, 정작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인 후진적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같이 재벌총수일가 및 초부자들에게 감세 혜택을 안겨주려고 한다. 정부의 모순된 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잃는 지름길이다.
정부가 재계의 요구에 부응하여 ‘노력의무’와 같은 허울뿐인 개정을 한다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셈이다. 정부는 이미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에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 신뢰를 배신하지 말고 끝까지 책임감 있게 실효성 있는 상법 개정을 추진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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