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10.29이태원참사 2024-10-26   9112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개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개최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

  • 보라리본행진 10. 26.(토) 오후 1:59, 이태원역 1번출구 앞 출발
  • 시민추모대회 : 10.26.(토) 오후 6:34, 서울광장(시청역)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입니다. 2주기를 앞두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024년 10월 26일(토) 오후 6시 34분 서울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개최합니다.

시민추모대회에 앞서 오후 1시 59분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는 4대종단 기도회를 개최합니다. 원불교, 기독교, 천주교, 불교 순서로 기도회를 진행하고 이후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서울광장을 향해 행진합니다. 행진은 참사 현장인 10.29 이태원 참사 기억과 안전의 길(이태원역)을 출발해 대통령실 앞, 서울역,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지나 서울광장으로 들어올 예정입니다.

시민추모대회는 이선영 MBC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됩니다. 유가족을 대표해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인사말과 생존피해자 이주현님의 발언, 참사 2주기를 맞아 가족들과 서울을 찾은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Grace Rached)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Joan Rached)의 편지 낭독도 진행됩니다.

또한 김종기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송기춘 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장,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22대 국회 여야 7개 모든 정당 원내·상임대표가 추모사를 할 예정입니다.

추모사와 발언 외에도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고 애도의 뜻을 담은 공연들도 진행됩니다. 여는 공연으로 웨슬리 오케스트라(지휘자 임영웅)의 연주를 비롯해 종합예술단 봄날 합창공연, 가수 하림의 추모 공연이 이어집니다. 가수 하림은 유가족 한분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처음으로 서울광장에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마지막 순서로는 진상규명을 위해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진실을 향한 우리의 약속” 낭독이 이어집니다.

시민추모대회에 앞서 서울광장에서는 이태원참사 추모와 기억, 재난참사, 생명안전 등의 주제로 부스를 운영하며 시민들을 맞이합니다. 특히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부스를 차리고 생존자와 구조자,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특조위에 진상규명 조사신청을 하는 방법과 제보를 접수하는 절차 등에 대해 안내할 예정입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오송참사 시민대책위, 생명안전시민넷의 부스도 운영될 예정입니다. 또한 생존자, 지역주민, 활동가, 정책 전문가 등 자발적으로 모인 다양한 시민들로 구성된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과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축제 기획단’이 “기억은 힘이 셉니다”라고 하는 애도와 기억의 메시지 벽을 운영하고, 그 옆으로는 ‘10.29기억과 안전의 길’ 빌보드에 지난 1년 간 게시되었던 작품들도 전시될 예정입니다. 또한 이번 2주기를 맞아 발간된 구술기록집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창비)과 추모도서 <이태원을 연결합니다>(플레이아데스)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 및 판매 부스도 운영됩니다. 또한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함께 추모할 수 있는 기억물품을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서 나눌 수 있는 부스도 열립니다.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가운데, 최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마땅한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무책임과 무능으로 159명이 희생되었음에도 재판부는 소극적인 법 해석으로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책임있는 자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필요하고, 또한 흔들림 없이 진상조사를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진상규명을 향해 또 한 걸음 내딛는 유가족과 생존자들과 함께 하겠다는 마음으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 붙임자료. 유가족 발언문.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주영 님의 아버지)
▣ 붙임자료. 특조위 위원장 추모사 송기춘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 붙임자료. 유가족 편지. 그레이스 라쉐드 어머니 조안 라쉐드 (영문, 국문)
▣ 붙임자료. 진실을 향한 우리의 약속문


▣ 붙임자료. 유가족 인사발언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주영 님의 아버지)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연대하기위해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많은 재난참사 피해자분들과 정치계, 종교계, 시민단체 그리고 무엇보다도 항상 우리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되어주시는 시민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2주기에는 한국을 좋아해서 한국을 찾았다가 희생을 당한 외국인 희생자의 가족분들도 방한하여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분들의 고통도 결코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에 이 시간이 조금이나마 이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2년 전 10월 29일 그 날 밤은 한없이 어둡고 공포스러운 긴 터널과 같았습니다. ‘다녀올게요’ 말 한마디 남기고 집을 나섰던 아이가 갑자기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우리는 자식을 이렇게 떠나보내야만 했습니까? 아이를 지키지 못한 제 자신을 원망하고, 가슴을 치면서 세상을 저주했습니다.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이와 이제 다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저와 제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이곳에 앉은 모든 유가족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지난 2년의 삶은 지금껏 겪은 그 어떤 고통보다 훨씬 더 크고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빈자리는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었습니다. 10월이 되면 언제라도 불쑥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은 착각속에 그리움만 더 깊게 가슴을 파고듭니다.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눈물과 애환의 산 증인들이 있습니다. 가족을 잃고 평생을 고통스런 멍에를 메고 살아가야 하는 4월의 세월호 그리고 10월의 이태원, 또 수없이 많은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들이 그 분들입니다. 이런 사회적 참사가 수십년이 지나도 반복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더 이상 이 나라에 이러한 불행이 반복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생명의 가치는 그 자체로도 고귀하며 충분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우리 유가족들은 그 소중하고도 당연한 생명의 가치를 외면하는 불행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계속해서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은 입으로만 외친다고 저절로 지켜지는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두 번 다시 재난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이 없도록 한 걸음 나아가는 주춧돌이 되고자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참사를 겪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피해당사자로서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먼저,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부탁드립니다. 이태원 참사는 정쟁의 도구로 소모되어서는 결코 안 될 엄청난 국가적 재난참사입니다. 그러므로 이 참사가 정치권에 부여하는 의미를 깊이 되새기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이행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당부드립니다.

종교계에 부탁드립니다. 종교인들이 한결같이 재난참사 피해자들 곁에서 눈물을 닦아주고 우리의 눈과 귀가 되어준 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가장 맨 앞에서, 가장 먼저 비를 맞고 바람에 맞섰던 것을 기억합니다. 지금껏 걸어온 길보다 진상규명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더 멀고 험하다고들 합니다. 또 다시 무릎이 꺾이는 순간이 찾아올 때 우리들 곁에서, 재난참사 피해자들 곁에서 의지할 등불이 되어 주십시오.

시민사회단체에 부탁드립니다. 참사 직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안전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행동하고 함께 걸어주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제 막 걸음을 뗀 진상조사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감시자이자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묻는 과정에,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그 긴 과정에 지치지 않는 걸음으로 함께 해 주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상 이태원 참사를 잊지 않고 함께 해주시고 우리의 용기가 되어주시는 시민 여러분들께도 호소합니다. 지난 2년 간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연대는 우리 유가족들이 버텨온 힘이자 위로였고 응원이었습니다. 또한 왜곡된 시선으로 악의적인 모욕과 폄훼를 퍼붓는 이들로부터 우리를 버티게 해 준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이는 수많은 생존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이 이태원 참사를 이야기하고 기억하는 일을 주저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에 맞서 이태원 참사를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함께 해 주십시오.

지금 우리는 잃어버린 꿈들의 잃어버린 진실을 찾기 위해 기나긴 여정을 내딛고 있습니다. 그 긴 여정에 지치지 않도록, 외롭지 않도록 함께 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은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자,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는 동반자입니다. 누구나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안전한 나라, 생명이 존중되는 따뜻한 사회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 붙임자료. 특조위원장 추모사

追慕祭 祭文 (추모제 제문)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송기춘

님들이 하늘의 별이 되신 지 해가 두 번 바뀌고, 다시 그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두 해면 잊힐 법도 하건만, 날이 갈수록 함께 했던 기억이 살아나고 더욱 그리워 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가 님들을 보내지 못하고 또 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작별의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작별할 거라는 어떠한 예상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맞이한 느닷없는 이별이라 그 충격은 아직 가시질 않습니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적지 않습니다. 유족들은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진심을 담아 사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님들에 대한 모함과 명예를 훼손하는 언사는 아프고 슬픈 유족들과 피해자들의 가슴을 후비고 마음을 움추리게 합니다. 자유민주국가에서 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면서 혐오의 비수를 던지는 자들로 인하여 유족들과 참사 피해자들은 이중의 고통 속에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폭력성이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공격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여가 지났습니다. 위원회는 참사의 진상을 밝여 희생자의 원을 풀고 유족을 위로하고 안전한 사회를 이루는 디딤돌을 만들고자 하는 시민사회와 국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독립된 조사기구입니다. 위원회는 2년 전 10월 29일 밤의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왜 희생자와 피해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들이 행해졌는지,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이러한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우리들이 제기할 수 있는 모든 의문과 요청에 답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조사가 이뤄졌고 현재 용산서장이나 서울경찰청장, 용산구청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인데 굳이 조사가 더 필요한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조사는 수사와 목적과 관심의 방향이 다릅니다. 수사는 특정인에 대한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기 위한 것이라면, 조사는 사실관계가 어떠했는지를 밝히는 일입니다. 유족단체에서 제출한 진상규명 9개 조사 과제 가운데 첫째 항목이 희생자들이 가족들에게 인계되기까지의 행적을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그걸 밝히는 것이 이 참사의 본질적인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유족들이 가슴 아파하고 희생자들을 마음 속에서 붙잡고 있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도 함께 아파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부분 때문이 큽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시신의 이송이나 실종신고 요구, 멀리 떨어진 곳으로 시신을 이송하게 된 것, 유족의 뜻과 달리 사진도 위패도 없는 분향소의 설치, 유족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것 등이 어쩌면 참사가 더욱 아픈 것이 되고야 만 뒷 얘기를 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부분은 수사에서 다룰 수 없는 것이디고 합니다.

용산구청장과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유족들의 마음이 아프실 줄 압니다. 아직 1심판결의 선고이니 앞으로 상급 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것입니다. 하지만 설사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해도 이들이 다른 모든 책임으로부터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고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책임도 져야 합니다. 반드시 지적되어야 할 부분은, 자신이 무죄판결을 받았으니 이제 떳떳하다는 듯, 아무런 잘못이 없고 자신에 대한 비난이 부당하다는 듯 행동하는 모습은 좋지 않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자신의 잘못으로 하늘의 별이 된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공자님 말씀처럼, 법만 가지고 다스리면 부끄러움을 잃어버린다는 말이 맞습니다. 존엄하고 가치 있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잃어버리면 법치주의는 삭막한 원칙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위원회는 아직 조사에도 착수하지 못하였으므로, 최근 선고된 판결의 옳고 그름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논평을 할 처지는 아닙니다. 다만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그것이 진정 사실인지 여부까지도 다시 철저하게 살펴보려 합니다. 형사재판에서 드러나는 사실관계는 대체로 형사책임의 입증 또는 반증과 관련하여 구성된 것이므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관계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사회에는 희생자와 생존 피해자에 대한 혐오와 매도의 시각이 있습니다. 죽은 원인을 희생자의 탓으로 돌리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희생자들의 희생이 그들의 잘못 때문에 죽었다고 보는 것은 바르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들의 죄로 환원시키려는 시각은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예수님은 누가복음에서 실로암 탑이 무너져 죽은 사람에 대해 죽은 이들이 그들의 죄로 죽은 것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에게 그렇게 말합니다. 이들이 너희들보다 죄가 많아서 죽은 줄 아느냐?

우리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아픔을 함께 아파해야 합니다. 10월 29일 발생한 이 참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들 가까이에 희생자가 있고, 그날 거기에 가려 했던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이태원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이 몰리는 축제 현장이나 혼잡한 지하철역 등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날 위험이 있는 곳은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들이 왜 죽었는가를 밝히는 것을 넘어 우리와 우리들의 후손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조건을 확보하고 그러한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제 위원회가 활동한 지 한 달이 되었고 2주 전에는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의결하였습니다. 이제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하여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정책대안 마련에 필요한 기구를 구성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과업을 수행하는 데 적절한 인력과 예산을 확보해야 합니다. 정부의 협조를 기대합니다.

법률에 따라 만들어진 위원회는 출발부터 한계가 많다고들 합니다. 여야의 추천으로 위원들이 임명되었고, 조사기간도 1년에 불과하고 권한도 작다고 합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위원회 위원들은 추천된 정당과 무관하게 활동하고 한 마음과 한 뜻으로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 소재도 규명하려 합니다. 이제는 추천을 누가 했느냐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어떠한가를 밝히고자 독립적으로 활동할 것입니다. 특별조사위원회의 9분 위원들의 뜻과 마음도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위원회가 가진 권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진상규명 작업에 함께 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역사가 발전한다는 것을 믿듯이, 양심이 살아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거짓이 횡행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이들이 있고, 이로 인해서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감춘 것을 참지 못하는 이들이 있고, 과도한 비난을 받은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고 거짓이 드러나지 않을 리 없습니다. 앞으로 1년 여의 시간 동안 위원회에 부여된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습니다. 응원하고 지켜봐 주십시오.

거듭 유족분들과 생존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아픔과 슬픔을 잘 간직하고 함께 아파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붙임자료. 유가족 편지 (영문, 국문)

Joan Rached (Mother of the Late Grace Rached)

Dear Grace,

I can’t picture you beyond the 23 years you lived to the fullest. I will forever remember you how you left us, full of happiness and a love for life. I will always remember how you made us feel loved and important. I realise the years you spent with us were a blessing and brought us so much joy. I never wanted you to rush through life because you seemed to have it all under control. You were just beginning to live your dreams and I never had a doubt that you would fulfil them.

The last time I saw you was when you left in the early hours of the morning on Oct 17th that year to go to the airport. I remember we decided that it was easiest to take an Uber because it was so early and so I said goodbye to you from our front door. I have since regretted not driving you to the airport that morning so that I could have spent a little more time with you.

I miss you walking through the front door, regardless of the day you had, you would open the door with your beaming smile yelling ‘Hi ma!’ making all my worries and thoughts disappear for that brief and so serene moment. I still picture it sometimes when I look towards our front door.

As you were growing up I was learning from you without realising it. Because of you I was able to be a better mother. I am able to communicate without anger, I am able to see things from another person’s point of view. You taught me these things because this is how you lived your life. Without hate, without anger. Always with love, compassion and understanding. You knew who you were, and you did not waiver. This world, with all its fears and doubts, did not shake you.

You loved God and God blessed you.

Although I can’t picture you beyond the 23 years, I see you through your sisters every day. I see your influence and passion in both of them. I see your beauty in both of them. Rebecca is well into her first year of university and she has followed in your footsteps, she also has the travel bug like you. Isabelle is now a teenager in High School and has the exact same mannerisms as you. Her sass and her humorous wit keep us entertained. You would be so proud of them. They are independent thinkers just like you and they have taken on your qualities of love and compassion.

The turnout at your funeral showed us just how many people’s lives you touched. St Joseph’s was overflowing with so many people who came to say goodbye, and even the beloved priest shed a tear during his eulogy. So many of your friends and acquaintances and even people you met for a few days on some shoots, all expressed how you made their day a better one. Not that this surprised us. Even in your farewell we were honoured to be your parents and we will forever.

You lived love, you lived heartache, you lived disappointment, you lived success, you lived stress, you lived happiness. You worked so hard and you reaped rewards. You travelled so much for your young years and learnt so much. I was always telling your stories to whoever would listen. And I still do.

Not a day goes by where you do not come up in conversation because there are constant reminders of you wherever I go.

You would be so delighted to know that a scholarship was set up in your name in February 2023 between your last place of work, electriclime and the University of Technology where you studied. They called it the Grace Rached Internship. The program gives students from UTS the opportunity to get first-hand experience in production and grow their skills as they take their early steps in the industry. Your father and I are involved in selecting candidates which encapsulate your spirit. You would be so proud knowing this gives young females the opportunity to build a promising career in film production. We hope you like it.

Right up until just a couple of months ago, you have been winning awards for your accomplishments in the production industry, I only wish you were here to celebrate the successes with your peers. Instead, we are left with the pieces of honouring you. As difficult as this is, we are so very proud.

You lived life with beauty and grace. Not a better name could have been chosen for you.

I miss you.
I have no doubt that you are with our Lord and pray that you are at peace.
I love you.
Mumma.

[국문]
조안 라쉐드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어머니


사랑하는 그레이스에게

네가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23살, 그 후의 너의 모습은 더이상 상상할 수 없구나. 나는 네가 우리를 떠날 때의 모습, 행복과 삶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 모습을 영원히 기억할거야. 그리고 네가 얼마나 우리를 사랑했고, 우리가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느끼게 해주었는지 항상 기억할거야. 우리들이 함께 보낸 시간은 축복이었고 네가 우리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단다.

너는 항상 자신의 모든 것을 잘 해왔지. 그래서 엄마는 네가 아무것도 서두르지 않기를 바랬단다. 너는 이제 막 꿈을 이루기 시작했고 그 꿈을 완성해갈 것이라는 걸 난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지.

너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 해 10월 17일 이른 새벽에 공항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을 때였어. 너무 이른 시간이었기 때문에 우버를 타는 것이 가장 편하다고 판단해 현관 앞에서 작별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날 아침 너를 공항까지 데려다 주었더라면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을 거라고 계속 후회하고 있단다.

네가 항상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며 어떤 일이 있건 간에 ‘엄마 안녕’을 외치며 환하게 미소 짓던 게 너무 그립구나. 그 짧지만 아름다운 순간에 모든 걱정과 잡념이 사라지곤 했어. 나는 지금도 가끔 현관문을 바라볼 때면 네가 문을 열고 들어오던 그 모습이 그려져.

네가 자라면서 알게 모르게 엄마가 너한테서 배운 것들이 있단다. 네 덕분에 나는 더 나은 엄마가 될 수 있었어. 화내지 않고 소통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 있게 되었어. 네가 그렇게 살아가고 배우면서 나에게도 이런 것들을 가르쳐 주었지. 미워하지 않고, 화내지 않고, 항상 사랑과 공감, 이해로. 너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 갔고 주저하지 않았어. 세상이 주는 두려움과 의심에도 흔들리지 않았지.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했고 하나님께서는 너를 축복해주셨어.
23살 이후의 너를 상상할 수는 없지만, 엄마는 매일 너의 두 동생들을 통해 너를 보고 있어. 너의 두 동생들에게서 너의 영향력과 열정, 그리고 너의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레베카는 이제 대학 1학년에 적응중이고 너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어. 그리고 너처럼 여행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지. 이사벨은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고 너와 같은 모습을 보인단다. 대담하고 유머러스한 재치로 늘 우리를 즐겁게 해줘. 네가 본다면 정말 자랑스러울거야. 너를 닮아서 둘 모두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고 너처럼 사랑과 공감의 자질이 가득해.

네 장례식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왔어. 그 모습을 보며 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었어. 성 요셉 교회는 네게 작별 인사를 하러 온 수많은 사람들로 넘쳐났고, 추도사를 하던 신부님도 눈물을 흘렸단다. 많은 친구와 지인, 심지어 네가 일하던 촬영장에서 단 며칠 만났을 뿐이라던 사람들까지 모두 네가 그들에게 얼마나 좋은 시간을 선사했는지 얘기해 주었단다.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는 하나도 놀랍지 않았어. 너와 이별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너의 부모였다는 게 자랑스러웠고, 앞으로도 주욱 그럴거야.

너는 사랑도, 가슴앓이도 알았고, 실패도, 성공도 해봤고, 긴장감도 행복도 아는 인생을 살았지. 열심히 일했고 보람도 얻었지. 젊은 시절 여러 곳을 여행했고 참 많은 것을 배웠지. 나는 늘 누군가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너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단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단다.

어디를 가든 너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른단다. 그래서 내가 나누는 대화에서 네가 빠지는 날은 하루도 없단다.

네가 이걸 들으면 너무 기뻐할 거야. 2023년 2월, 너의 마지막 직장이었던 electriclime과 네가 공부했던 대학(Univ.of Technology Sydney)에서 너의 이름을 단 장학금을 만들었단다. 이 장학금은 그레이스 라쉐드 인턴십이라고 한단다. 이 프로그램은 UTS 학생들이 업계에 첫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영화 제작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쌓고 기술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거란다. 네 아빠와 나는 너와 같은 성정을 가진 후보자를 선발하는 역할을 맡았단다. 이런 기회를 통해 젊은 여성들이 영화 제작 분야에서 유망한 경력을 쌓을 기회를 얻게 된다니 네가 보았다면 분명 뿌듯했을 거야. 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이룬 성과로 영화업계에서 상을 수상했는데, 동료들과 함께 그 성공을 축하하는 자리에 네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단다. 이제 우리에게는 너를 기리는 작품들만 남았구나.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을 알기에, 엄마아빠는 정말 자랑스럽구나.

너는 네 이름만큼이나 늘 아름답고 온화하게 삶을 살았지. 그레이스, 너에게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은 없었을 거야.
네가 많이 보고 싶다.
네가 주님과 함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으며 늘 평안하기를 기도한다.
사랑한다. 우리딸.
엄마가.


▣ 붙임자료.

진실을 향한 우리의 약속

다시 10월 29일이 돌아왔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갑작스레 떠나보낸지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다녀올게’하고 집을 나선 가족들을 다시 만나지 못한지 730일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처음 맞는 할로윈 축제, 수만 명의 인파가 모일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정부는 아무런 예방도 대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밀듯이 쏟아지는 인파를 보고도 책임있는 자리의 누구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년간 유가족들과 생존피해자, 시민들은 왜 정부가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는지, 왜 시민들의 위험신호에도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그 답을 얻기 위해 수없이 거리를 오가며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습니다. 극적으로 여야 합의로 특별법이 통과되어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하늘의 별이 된 159명 앞에 다짐했던 그 말, ‘그날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그 약속을 지켜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참사의 책임자로 재판을 받은 공직자들이 재판 내내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고 결국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진실을 향한 우리의 약속은 절대 약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 날의 진실을 밝혀내 마땅히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고한 희생을 낳는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어낼 것입니다.

우리는 진실을 가로막아 온 사회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일에도 나설 것입니다. 참사의 목격자인 생존피해자들, 구조자들의 목소리는 그동안 장벽에 갇혀 충분히 드러나지도,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그 날의 진실을 요구하는 당연한 목소리를 가로막는 장벽을 깨는 일에 나서겠습니다. 이태원 참사와 핼로윈 축제를 외면하는 사회적 장벽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우리는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그 날의 기억에 대해 누구나 이야기하고 꺼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재난참사의 진상규명 과정이 얼마나 지난한 싸움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진상조사에 비협조적인 기관과 사람들에 맞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을 간절히 바라는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입니다. 우리는 특별조사위원회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진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도록 강력한 힘이 되겠습니다.

이에 오늘 우리는 약속합니다.

하나, 10.29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독립적 조사기구로서 제대로 된 조사 결과를 내놓는지 지켜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하나,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과정에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잘 협조하는지, 은폐와 왜곡, 지연과 방해가 없는지 감시하는 일에도 힘을 다하겠습니다.

하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 원인과 그 책임을 규명하고 진실을 밝히는 그 길고도 힘든 과정에 한 걸음, 한 걸음 함께 하겠습니다.

하나, 참사의 희생자와 생존피해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사라지고 이태원 참사의 기억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하나,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이 만들어져 모든 이들이 안전하고 평등한 일상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생명과 존엄의 사회가 될 때 까지, 연대와 지지의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2024. 10. 26.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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