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25-12-24   148639

[성명] 표현의 자유 침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본회의 통과 규탄한다

수 차례 수정된 졸속 입법, 언론 감시기능 위축 대책 없어

이재명 대통령은 재의요구권 행사해야

오늘(12/24)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안’「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하 정보통신망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상임위원회 대안 수정, 법사위의 월권적 수정, 본회의 상정 전 수정안 제출 등 수정이 거듭되며, 졸속 입법이란 것이 드러났음에도 결국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이다. 애초 국가가 나서 허위조작정보인지 여부를 판단하고 이에 대한 유통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법취지 자체가 적절하지 못했다. 그 내용 또한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과 비판이 시민사회와 학계 및 언론계에서 이어졌다. 땜질식 수정만으로는 이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서라도 위헌적 법률안의 시행을 막아야 할 것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오늘 최종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시민사회, 언론, 학계 등에서 수차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최민희 의원안(의안번호 2213684) 거의 그대로다. ▲허위조작정보를 불법정보로 추가함으로써 그동안 행정심의·정치심의 등으로 비판받아 왔던 방송미디어심의위원회(방미심위)의 심의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 ▲공공의 이익 침해라는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이유를 근거로 유통을 금지하여 명확성·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하고, ▲플랫폼 기업에게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판단하고 삭제·계정해지 등의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여 사적 검열의 위험이 있다는 점, ▲무엇보다 규제 대상에 언론보도까지 포함하여 언론의 권력 감시기능을 위축시킬 것이란 등 우려가 제기됐지만, 아무런 수정 없이 통과되었다. 특히 과방위 대안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삭제되었다가, 법사위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일부 부활시킨 것을, 최종 통과안에서는 다시 전면 백지화됐다.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 위축 등으로 폐지요구가 높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또다시 현행 그대로 존치시킨 것은 이번 법안 개정 과정이 얼마나 졸속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거듭 지적하지만 ‘허위조작정보 유통금지 조항’이 신설됨으로써 방미심위는 이 조항에 근거하여 언제든 자의적 판단에 따라 ‘허위조작정보’를 자신의 심의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방미심의위는 그동안 현행「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미통위 설치법)」제22조 제4호에 따라 이른바 ‘유해정보(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시행령 제22조 등에 따른 심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해석하여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정보에 대해 심의 및 시정요구를 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이 법의 규제 대상인 게재자에는 언론사까지 포함되어 방미심의위가 앞으로 인터넷 기사까지 심의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국회는 전혀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계속 위헌성이 지적되어 온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허위정보의 유통금지 조항도 달라진 것이 없다. 또한 언론의 권력 비리 보도, 미투 운동, 내부고발, 소비자 제품 평가 등을 억누르는데 악용되어 사회적으로도 폐지 요구가 높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는 또다시 원점으로 회귀했다.


이번 국회 통과 정보통신망법안은 허위조작정보를 광범위하게 불법화해 유통을 금지하고, 행정기관 심의를 확대하며, 언론에 대한 충분한 보호 장치 없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국가 중심의 규제와 강력한 처벌을 도입하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국가 주도의 행정심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 내지 확대하면서 사기업인 플래폼에게조차 광범위한 삭제와 계정 차단 권한을 주어 논란이 되는 표현물은 무조건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표현물에 대해 무차별적인 고소고발과 소송이 이어지면서 언론사들은 논란이 될 사안에 대해 외면하거나 침묵을 강요당할 것이다. 이 같이 민주주의 토대가 되는 표현의 자유, 국민의 알 권리 침해는 공론장의 위기를 넘어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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