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반부패 2001-06-19   1248

돈세탁방지법 또다시 무산

야, 이번엔 ‘FIU 계좌추적권 불허’

“돈세탁방지법에서 정치자금을 제외하느냐, 포함시키느냐는 문제는 국회가 국민을 주인으로 보느냐,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느냐를 보여주는 사안이다. 정치권은 현재 FIU(금융정보분석원)와 관련해 기능과 형식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로 몰고 가고 있다. 그러나 이 두가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FIU가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다.”(반부패국민연대 김거성 사무총재)

지난 18일 여야 3당이 자금세탁관련법의 규제대상에서 정치자금을 제외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참여연대, YMCA 등 3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는 19일 오후 2시부터 정치권의 이러한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갔다. 당초 돈세탁방지법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이 당론을 번복, 처리되지 못했다.

여야 입장차이로 처리 무산

국회는 19일 오후 법사위와 본회의를 열어 자금세탁방지 관련 2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FIU 계좌추적권 부여를 둘러싼 여야간 입장 차이로 처리하지 못했다. 지난 18일 여야 3당은 자금세탁관련법의 규제대상에서 정치자금을 제외하는 대신 FIU에 계좌추적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했으나 한나라당이 19일 정치자금을 규제대상에 포함하는 대신 FIU에 일체의 계좌추적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당론을 선회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자금세탁방지법 9인 소위’를 열어 전날 합의대로 정치자금을 규제대상에서 제외하고 FIU에 광범위한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한나라당이 이를 번복함에 따라 여야단일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자금세탁방지법의 국회통과가 무산된데 대해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는 여야 담합에 의해 정치자금 조사를 제외한데 이어 FIU에 계좌추적권 부여도 막으려는 정치권의 태도를 ‘개혁의지가 의심스럽다’며 비난했다.

한편 여야는 25일 본회의 개의에 앞서 소위를 열어 다시 절충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여야간 입장 차이가 분명해 자금세탁방지법의 입법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한나라당, “계좌추적권 야당 정치인에게 남용 소지”

한나라당은 이날 소위에 앞서 이회창 총재 주재로 총재단 회의를 열어 FIU의 계좌추적권은 인정하지 않고 행정, 금융기관의 신용거래 정보에 대한 자료제출요구권은 허용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다. 한나라당은 “FIU의 계좌추적권을 인정할 경우 야당 정치인들의 계좌가 무차별적으로 추적되는 남용의 소지가 있다”며 FIU 계좌추적권을 부여하기로 한 여야 합의를 번복했다.

한나라당은 FIU가 정치자금과 관련한 금융거래 내역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접수하면 즉각 선관위에 알리고 선관위는 10일 내에 해당 정치인에게 통보하도록 함으로써 FIU의 계좌추적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또한 정치자금 이외에 마약이나 조직 범죄 등 일반범죄와 관련한 계좌에 대한 추적권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규제대상에 정치자금 및 탈세자금 포함 ▲FIU의 계좌추적권 인정 ▲FIU의 행정.금융기관에 대한 신용정보 요구권 인정 등을 골자로 한 수정안을 여야의원 30명의 서명을 받아 마련, 본회의에 제출키로 했다.

전홍기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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