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감시센터 검찰개혁 2025-09-26   26009

[성명] 검찰청 폐지, 전횡 일삼은 검찰의 자업자득이다

수사-기소 조직적 분리, 경찰개혁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

오늘(9/26)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 소속으로 공소청을 신설하며,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안 제35조 및 제37조)하도록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다. 이로써 수사와 기소의 조직적 분리가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이번 개혁은 검찰청이 폐지되기에 이르도록 무소불위 권한을 휘두르고 국민 위에 군림하며 개혁의 기회를 걷어차버린 검찰의 자업자득이자 사필귀정이다. 이번 개정안 통과의 의미는 단순히 하나의 기관을 폐지하고 신설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형사사법체계를 재편하는 것이다. 시행유예기간 1년 동안 잘 준비하여 형사사법체계 개혁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공소청과 중수청을 제대로 설치하고 형사소송법의 개정과 수사절차법의 제정 등 관련 후속 법률을 정비하는 작업이 흔들림 없이 그리고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한다.

오늘의 검찰청 폐지가 국민적 요구일뿐만 아니라 ‘자업자득’이라는 점을 검찰은 명심하여야 한다. 이제 수사권, 기소권 등 권한을 남용해온 ‘무소불위 검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 자성은커녕 검찰청 폐지가 “개명”, “개혁의 오점될 것”이라는 등의 망언을 입장문으로 내놓으며 반발하고 있는 노만석 대검차장(검찰총장 대행)의 공직을 즉각 박탈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의 수사통치에 앞장서고 심지어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취소에도 즉시항고를 하지 않아 ‘내란의 공범’이라 지탄받아온 검찰에 대한 개혁은 더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국민은 검찰의 환골탈태를 고대하고 있다. 검찰은 개혁의 요구가 높을 때면 조직적으로 반발하며 셀프개혁을 외치고, 수사권을 활용해 검찰개혁을 무산시켜왔음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검찰 스스로도 이번 개혁의 취지를 왜곡하거나 편법적으로 회피하려 하기보다는 그간의 과오를 돌이키고 새로운 체계에 맞게 스스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번 개정은 형사사법체계의 정상화를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검찰의 과도한 권력독점이 야기한 체계 내부의 불안정과 부정의를 야기했고 어느덧 국민이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그간 검찰은 형사사법절차 상에 있어 사실상 재판권을 제외한 거의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수사권, 기소권을 오남용하며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이며 봐주기 수사를 하기 일쑤인 반면,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야당, 시민사회, 노조에 대해서는 권력의 입맛에 맞는 무리한 수사, 강압 수사를 해왔다. 검찰은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고 전횡을 일삼으면서 ‘공익의 대표자’가 아닌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

이번 검찰청 폐지 및 중수청 설치 등은 1년간의 시행유예기간을 두었다. 이것을 개혁의 유예나 지연의 빌미나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지난 2022년 여야는 검찰 직접수사를 폐지하고 중수청은 특위 구성 후 6개월 내 입법 조치를 완성하고 입법 조치 후 1년 이내에 발족시킨다는 내용을 담은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바 있다(직후 파기됨). 이후 중대범죄수사청(한국형FBI) 설치 논의를 하겠다며 국회 사법개혁 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 결의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지만 결국 회의 한번 열지 않고 사개특위(위원장 정성호, 현 법무부장관)의 활동이 종료된 바 있다. 결국 다시 ‘검사의 나라’ 3년을 겪고서야 수사-기소 분리 입법이 이제서야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국무총리실에 설치될 범정부TF 구성과 논의를 주목할 것이다. 범정부TF에서는 21세기 대한민국에 합당한 형사사법체계 개혁을 위한 충실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형사사법체계의 변화를 반영하여 세밀한 부분까지 숙고하여 관련 제도가 섬세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실무지원 등의 명분으로, 개혁의 대상인 법무부 소속 또는 파견 검사를 TF에 참여하게 하여 그 개혁의 방안을 좌지우지하도록 하는 것은 개혁을 망치는 길이다. 최근 참여연대의 소송을 통해 드러난 바와 같이,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의 수사개시 범위가 6대 범죄로, 이후 2대 범죄로 축소되었지만, 검찰은 내규 등을 통해 수사개시 범위를 사실상 무한대로 넓혀왔다. 공개된 ‘검사의 수사개시에 대한 지침’(대검 예규)는 이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범정부TF에 개혁 대상인 검사를 다수 참여시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로서 검찰 수사의 폐지란 검찰의 직접수사 인력을 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참여연대가 줄곧 주장해온 검찰개혁의 핵심이다. 이번 개정법안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검찰청에 있는 수사인력(약 6,000명)이 공소청에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인력이 공소청에 남아있는 한 검찰의 직접 수사는 언제든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또한, 수사기관, 공소기관으로 재편되더라도 부여된 권한을 오남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기관들에 대한 시민통제, 민주적 통제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검찰총장, 경찰청장 같은 독임제 기관이 아니라 실질적 권한이 있는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국가수사위원회(가칭), 검찰시민위원회(가칭)를 각각 설치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의 오남용 통제를 위한 수사적정성심의위원회(가칭), 공소심의위원회(가칭)를 각각 도입해야 한다.

검찰개혁, 경찰개혁 등을 포함한 형사사법체계 논의가 이제서야 본 궤도에 올랐다. 시민의 목소리가 제도 운영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민주적 형사사법체계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국가수사본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나 견제 장치 확보 등 실효적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만큼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킥스(KICS) 개편, 책임수사제, 수사기관 협의체 구성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본격적인 경찰개혁도 늦출 수 없다.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고 경찰 또한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을 조직적으로 분리해야 하며, 정보경찰을 폐지하고, 자치경찰제도도 실질화해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조직 분리와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개혁이 신속하고 효능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 또 이번 개정을 형사절차에서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의 개정과 독립적인 수사절차법의 제정도 필요하다. 국민이 신뢰하는 형사사법체계를 갖추기 위하여 완전한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안정적으로 제도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참여연대는 그 길을 시민과 함께 굳건히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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