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따로 특검 따로, 정부와 여당의 공수처안은 중복과 비효율만을 야기할 것
1.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공수처를 신설하되 기소권은 부여하지 않고, 공수처 수사에 대한 보완책으로 특검제를 상설화 하는 방침을 정했다고 알려졌다. 정부, 여당안의 함의는 특검제의 긍정성을 수용하고 공수처라는 별도의 사정기구 신설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제도 혹은 기구를 단순히 병렬시키는데 머물지 말고, 두 제도의 도입취지와 목적을 최대한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번 안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고, 독립기구화 하면 이런 번거로움과 중복을 피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쉬운 길을 두고 돌아가려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2. 어제(11/2)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공수처에 수사권은 주되 기소권을 부여하지 않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했다. 그리고 공수처의 수사결과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할 경우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독자적 수사권이 없는 경우 권력형 부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요구되는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등에 있어 검찰의 일상적인 개입과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은 이미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설령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완전 배제한다 할지라도 공수처가 수사한 내용을 검찰이 공소제기 등을 이유로 재수사하면서 수사내용이 왜곡되거나 변질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옷로비 사건에서 특검이 수사한 결과를 토대로 기소한 사안을 검찰이 공소유지과정에서 내용을 변경했지만 결국 법원이 특검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은 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독자적인 기소권은 수사의 독립성, 완결성,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권한이다.
3. 한편 정부와 여당은 당정회의 과정에서 공수처 수사에 대한 보완책으로 특검 상설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말하는 ‘특검상설화 방안’은 사안마다 별도로 법률을 제정하는 과거의 특검제와 달리, 특별검사제를 도입할 수 있는 요건과 절차 등을 미리 법률로 정해놓고 국회의 의결로 이를 실시하는 것이다. 특별검사임명요청권을 국회외에도 공수처 등이 행사하고, 사건마다 법률을 제정해야 하는 입법상의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과거의 특검제와 다른 것이 없다. 하지만 특검제가 수동적으로 맡겨진 사건을 처리하는데 그치는데 반해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부패, 비리행위를 적극적으로 적발, 처벌할 수 있는 인지수사권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특검의 일시적.한시적 효과를 극대화.일상화시킬 수 있는 비교우위가 있다.
4. 또한 ‘기소권을 갖는 공수처’는 중복수사 및 정치적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선 여당이 추진하는 특검제 상설화 방안은 다소 혼란스럽다. 특검제를 공수처의 수사가 미흡할 때, 즉 공수처 수사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입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결정을 내릴 경우, 즉 검찰의 기소권 행사가 부당할 때 특검에게 맡긴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단순한 수사미진의 문제를 특검에게 맡기는 것으로 특검제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설령 수사의 중립성이 문제라면 이는 공수처의 독립성을 강화해 해결할 것이지 특검제로 보완할 것은 아니다.
후자의 경우는 사실상 공수처에 특별검사임명요청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특검이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재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중복수사를 피할 수 없다. 어느 경우이든 ‘사후 특검제’는 중복수사 문제외에도, 기존 사정기구의 수사 및 기소권 행사와 관련한 정치적 논란과 정쟁이라는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은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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