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추천배제방침은 대법원 스스로 독립적이고 합리적인 대법관제청 능력부족을 자인하는 셈
대법원이 어제(4일) 신임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 추천을 공고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예년과 달리 이번 공고를 통해, 후보자 추천은 비공개 서면방식이어야 한다는 기존의 원론적 수준의 입장을 반복하는데 그치지 않고 만약 추천자가 추천후보자를 공개하면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의 심의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조국, 서울대 교수)는, 후보자의 공개자체가 부당한 외압으로 이어질 것이라 보아 공개추천자를 제외하겠다는 대법원의 발상은, 최고법관을 뽑는 과정을 가급적 비밀스럽게 진행하겠다는 것일뿐만 아니라,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 구성 및 운영을 포함한 대법관 제청과정에서 대법원이 인사에서의 독립성과 합리성을 유지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 본다.
특히 대법원의 이같은 입장은 작년 6월 1일 사법개혁위원회가 대법원장에게 제출한 의견서에서 “추천자가 후보자를 공개하였다는 이유로 자문기구의 심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한 내용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대법원장이 자신의 책임 하에 구성하였던 사개위의 의견마저 묵살한 것이다.
이미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 내규 제2조 5항에서는 후보자추천은 비공개방식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그동안 대법원은 내규상으로 비공개 원칙이 유지될 뿐이지 실제로는 공개된 추천자에 대해서도 접수를 하겠다고 하는 입장이었으며 실제 작년의 경우에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공개추천한 후보자를 접수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이번 2월 인사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대법원이 태도를 바꾼 것은 이번 대법관 선임이 현 대법원장이 퇴임직전에 마지막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설령 그것이 아니라 시민단체에 의한 추천자 공개에 대해 일부 법조계 인사와 정치권이 반발했던 것을 빌미로 공개추천을 배제하겠다는 것이라면 이것이야말로 대법원 스스로가 인사에서의 독립성을 지킬 의지나 능력이 부족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민들의 후보자추천 자체를 문제삼는게 아니라, 추천이후 법원안팎에서 제기되는 피추천자에 대한 호불호 표현을 문제삼는다면 이는 인사의 독립성을 지킬 대법원의 능력과 의지에 관한 문제일뿐이다.
대법관이라는 국가 최고 공직자가운데 한 사람을 뽑는 과정에서 후보의 자질에 대한 공개토론과 제청후보자에 대한 공개 추천 등은 신임 대법관뿐만 아니라 대법원, 나아가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고 사법부와 법에 대한 이해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대법원이 독립성과 합리성을 유지한 채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를 운영할 능력과 의사가 있다면 대법관 선임과정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저해하는 공개추천후보자 심의대상배제 입장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아울러 비공개추천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 내규(2조5항)도 삭제하고 제청자문위원회가 대법원장에게 추천한 결과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내규(6조2항)도 삭제할 것을 촉구한다. 최고법관의 추천과정은 훨씬 더 공개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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