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위협하는 ‘동맹 현대화’ 안 된다

대만 등 역내 갈등에 대한 군사 개입, 주한미군 역할 변경 반대해야
한반도가 대중국 견제 전초기지 되어서는 안 돼

한미 정상회담이 오는 8월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동맹 현대화’가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는 한반도 방어에 국한하여 해석해 왔던 한미동맹을 대중국 견제 동맹으로 확대 변경하는 것으로 한미동맹의 근간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한반도가 대중국 견제 전초기지가 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정부가 아래의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대만, 남중국해 등 역내 갈등에 대한 군사적 개입과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미국은 자국의 국방 전략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할을 인도·태평양 전략에 확대 적용하여 변경하고 대만 유사시 한국군의 역할도 요구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에 한국이 동의·동참하게 되면 미국의 대중국 군사전략에 따라 한국이 전초기지가 되어 원치 않는 지역 분쟁에 연루될 위험이 있다. 이는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재명 정부는 주한미군의 작전 권한이 한반도 방어를 넘지 않도록 주한미군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분명히 하고, 역외 전개 시 한국 정부의 사전 동의 필수 협의를 요구해야 한다. 미국의 군사전략에 편승하여 한반도·동북아 평화를 위협에 빠뜨리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둘째, 미국의 터무니없는 국방비와 방위비분담금 인상 압박에 응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동맹 현대화’를 명분으로 한국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5%까지 인상하고, 주한미군 주둔 비용 인상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한국의 국방비는 재정 상황과 필요에 따라 국민의 동의를 구해 결정하는 것이지 미국이 이래라저래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방위분담금 역시 한국은 이미 직·간접 지원을 통해 주한미군 주둔 경비를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다는 것과 한미가 지난해 11월, 2026년부터 적용할 제12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상기하여 아무런 근거 없이 방위비분담금을 인상하라는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에 응해서는 안 된다.

셋째, 주한미군 감축에 소극적으로 임할 필요는 없다. 미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연계하여 한반도 방어에 대한 한국군 역할 확대를 요구하며, 주한미군 감축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자국 방어에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 주한미군 숫자에 연연하여 감축에 소극적으로 임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지금의 상황을 군사적 자주권 회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또한, 주한미군 규모 축소에 따라, 방위비분담금을 삭감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아가 주한미군 기지 이전 사업에 따라 지난 2004년 합의한 주한미군 기지도 조속히 반환받아야 한다.

넷째, 전시작전통제권은 즉시 환수되어야 한다. 전작권 환수는 의지의 문제이지 조건의 문제가 아니다.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은 전작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하는 구실만 되고 있다. 조건 충족 여부는 미국의 전략에 따라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고, 안보 환경은 언제든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권 국가로서 당연한 권리인 전작권을 더 이상 조건 충족의 문제로 엮어서는 안 된다. 조건부 전환이라는 기준과 검증 방식을 전면 수정하고, 전작권을 조건 없이 환수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방적이고 맹목적인 한미동맹 종속화는 더 이상 안 된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이 자국의 군사전략에 따라 한미동맹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직시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상호 호혜적인 관계’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관계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미 트럼프 정부의 강압적이고 부당한 요구에 대해 당당하게 주권과 국민의 이익, 평화를 지키는 방향으로 한미 관계를 전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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