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미투자특별법 심의 부실을 우려한다


국고 대미투자가 국민에게 미칠 영향 평가, 리스크 대책 여전히 미흡

어제(3/5) 국회 대미투자특별법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투자공사 설립 등에 대한 여야 합의를 이루었다고 한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무효화된 상태에서 향후 미국이 품목별 관세를 어떻게 할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게다가 미국 연방 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부과한 대체 관세도 미국 내 24개 주가 무효 소송을 국제무역법원(CIT)에 제기했다고 한다. 이처럼 섣불리 기존 합의대로 투자할 상황이 아님에도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 법을 심의하는 국회 특위는 시한에 쫓겨 대미투자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여야합의는 대미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지도 못하고 있고 국회의 민주적 통제 권한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구체적으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알려진 내용을 살펴보면, 투자 건마다 국회 동의를 받는 대신 정부가 소관 상임위원회에 사전 보고토록 했고, ‘국가 안보와 기업 경영 활동 비밀에 해당하는 부분’은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한다. ‘해당상임위에 특정 분야 비공개를 전제로 사전보고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대책이 될 수 없고, 국회가 스스로 통제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대미투자 국회 사전보고만으로는 불충분, 사전동의 필수

우선, ‘투자 건마다 소관 상임위에 사전보고’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사전동의가 필수다. 국회 공청회 과정에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에 언급된 ‘상업적 합리성’은 추상적인 합의일 뿐 실제로는 미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투자하는 것이 우선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막대한 국고의 지출에 국회가 동의권을 포기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양보에 양보를 거듭해온 통상협상 불확실성 해소되지 않아

‘국가안보와 기업경영 활동 상 비밀에 해당하는 것은 비공개한다’는 것도 겉보기에 그럴듯하지만 잠재된 문제가 크다. 정부는 시종 통상협상과 안보협상을 연계하는 태도를 취해왔고 통상에서의 양보를 안보이익 때문이라고 강변해왔다. 국가안보라는 이유로 사안을 비공개하며 투자필요성을 강변하는 것에 국회는 대비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미국 행정부가 의회 승인없이 부과할 수 있는 관세는 ‘품목관세’에 한정되고 이 경우 관세영향이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국민세금을 미국에 투자하면서 ‘기업경영 비밀’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입는 기업과 산업의 정보가 비공개되는 일이 용인되어서는 안된다.

여야는 또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신설하고 여기에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는데, 이에 대한 책임있는 관리방안도 불명확하다. 국가에 막대한 채무를 부담케 하면서 시행하는 대미 투자를 책임있게 관리하려면 국가재정법상 기금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재정법상의 통제를 받게 된다.

한미통상특위로 전환하여 재협상 문제 포함해 대미투자법 심의해야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문제는 여야가 시한에 쫓겨 ‘대미투자’만을 별도로 검토하는 심의방식 그 자체이다. 국회가 대미통상협상의 큰 그림을 보고 국민의 권익을 지킬 방안을 논의하는 대신 미국의 요구를 채우기 위한 덜 위험한 방안만을 논의하고 있는 논의구조 자체가 국민의 대표로서 제 역할을 스스로 축소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유럽의 중견국들이 연합의 형태로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강경하게 임하고 있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국회는 현 대미투자특별법 특위를 한미통상특별위원회로 확대개편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특위에서 대미투자 영향 및 리스크 평가, 재협상 및 추가협상 전략 등을 검토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대미투자특별법을 심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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