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무기와 전쟁을 팔면서 ‘평화공존’을 촉진할 수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NATO 정상회의 참석과 방산포럼 기조연설이 불러올 메시지의 혼선을 우려한다

오늘(7/7) 이재명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며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을 더욱 넓혀가려 한다”며 한국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공식행사 중 하나인 나토 방산포럼에 기조발제자 중 하나로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나토 방산시장 진출과 방산 공급망 구축의 계기로 설명하고 있다. 평화공존을 말해 온 정부가 이번 나토 순방외교에서 정작 강조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을 낮추기 위한 평화전략이 아니라,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앞세우는 군사산업 전략이란 점이 아이러니다. 평화공존을 내세운 정부의 외교 성과가 방산 세일즈인가? 그렇다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무기 수출과 방산 세일즈 외교에 앞장섰던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외교는 무엇이 다른가?

더 많은 무기를 파는 일을 어떻게 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한 기여라고 말할 수 있는가. 더구나 대통령이 무기 세일즈를 펼치려는 무대는 다름 아닌 나토다. 나토는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위비 증액과 무기 공동조달, 방산 생산 확대를 추진해 온 군비증강의 핵심 축이다. 또한 나토의 전략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이 추구하는 대중국 군사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 정부는 이를 단순한 시장진출로 묘사하지만, 정치경제적으로는 군산복합체 연결망으로의 편입이고 군사적으로는 패권경쟁 연루가 불가피하다. 

무기 수출은 군수산업체의 이해관계일 뿐, 그 자체가 평화도, 국익도 될 수 없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전쟁을 무기 수출의 기회로 계산하는 현실부터 성찰해야 한다. K-방산을 K-pop이나 K-드라마처럼 한국의 정체성을 확산하는 산업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방산 수출은 문화상품 수출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무기와 전쟁 수행 수단을 판매하는 행위다.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앞세우며 평화외교의 성과처럼 포장하는 순간, 평화의 언어는 군수산업의 언어로 대체된다.

지난달 발표된 한-EU 공동성명에 이어 이번 나토 무대에서 조차 방산 세일즈를 내세우며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우는 대외 정책의 신호가 평화공존이 아니라 적대와 군비경쟁의 문법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른 나라에 무기를 팔겠다고 나서면서 한반도 평화를 호소할 수는 없다. 정전 상태의 한국 외교가 우선해야 할 일은 무기 수출 확대가 아니라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공존,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이다.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서 해야 할 일은 군수산업체의 판촉에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확산을 막고 군비경쟁을 줄이며 평화의 조건을 넓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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