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4 2014-02-10   1793

[동향2]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의 문제점과 국토부의 왜곡 비판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의 문제점과 국토부의 왜곡 비판    

이영수|공공운수정책연구원 연구위원

1. 껍데기만 공적자금이며 언제든지 민간자본에 매각 또한 가능하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수서발 KTX 자회사 분할이 민영화라는 비판을 받자, 정관에 주식양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국민연금기금 등 공적자금만(코레일 41%, 공적자금 51%)  출자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국토부의 주장은 민영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우선 국토부가 참여시키겠다고 하는 국민연금기금 등의 공적자금은 기본적으로 공공성보다는 수익 극대화에 치중하는 민간자본과 다를 바 없다. 

예를 들면 국민연금기금은 사용목적으로만 보면 노후를 위한 기금으로서 공적성격을 지닌다. 하지만 기금의 운영은 국민연금법 102조(기금의 관리와 운영)에 의해서 최대한의 수익률을 올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민자사업에 투자한 다른 금융형 공공기관들 또한 수익률을 올리는데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러한 공적자금마저도 언제든지 정부의 의지에 따라 민간자본으로 교체될 수 있다. 국토부는 수서발 KTX 자회사의 주식에 대해서 원천적으로 매각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은 위법인데 상법이 보장한 주식의 자유로운 양도원칙을 전면 금지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00.9.26 선고 99다48429 판결) 상법을 적용받는 수서발 KTX 자회사의 정관에 매각금지 조항을 아무리 명시해도 주주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주식양도를 원천적으로 금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률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정관으로는 원천적으로 민영화를 막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수서발 KTX 자회사가 분할해서 알짜 공기업으로 거듭나면, 집권세력의 성향에 따라서 언제든지 민영화는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 때 한국공항공사에서 분할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명박 정부 때 민영화될 뻔했던 사실이 잘 말해주고 있다. 

2. 한미 FTA 협정에 의해서 한국철도가 해외자본에 완전히 노출될 수 있다.

2006년 체결된 한미 FTA 협정은 2005년 6월 30일 이전에 건설된 철도 노선에 대해서는 코레일의 운영 독점권을 보장하는 조항을 명시하여 전면적인 철도 개방을 유보하고 있다. 그런데 수서발 KTX 노선은 2005년 6월 30일 이전에 건설된 노선(경부고속선 평택~동대구 구간)을 포함하고 있다. 만약 해외자본이 수서발 KTX 자회사의 주식을 일부라도 매수한다면 이러한 유보조항(2005년 6월 30일 이전의 철도노선은 개방 안함)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2005년 6월 30일 이전의 철도노선도 개방이 된다는 말인데 역진 방지(래칫)조항에 의해 되돌릴 수 없게 되면서 한국철도 전체가 해외자본에 노출될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야당과 노조에서 요구하는 철도 민영화 방지법안 제정 요구에 대해서 정부는 한미 FTA 협정에 위배되기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미 FTA 협정에 의한 공공부문이 영향 받을 수 있음을 시인하는 것이므로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 또한 철도부문에 대한 전면 개방으로 충분히 연결될 수 있다. 

3. 철도산업에서의 분할은 경쟁의 효과는 없고 비용을 더욱 많이 유발한다. 

철도교통에 대한 수요는 요금뿐만 아니라 시간절약 정도, 연계교통 이용의 편리성, 안전성 등 다양한 요인 등이 영향을 준다. 이용 시민들은 코레일과 수서발 KTX를 크게 구별하지 않으면서 지역독점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오히려 철도산업에서의 분할은 규모의 경제 상실과 운영의 비효율성을 더욱 증가시키는데 서울 메트로-서울 도시철도공사의 분할 사례가 잘 증명해주고 있다. 

서울시 지하철 공사의 분할은 인원과 업무중복 문제, 시설·장비·물품 등의 자산중복 문제, 조직 이원화로 인한 운영상의 비효율성, 시민들의 이용불편 등의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그동안 계속해서 서울 메트로와 서울 도시철도공사 간의 통합 문제가 제기되었다. 수서발 KTX 분할 또한 이런 문제가 생길 것이 확실하다. 

예를 들면 수서발 KTX 자회사 초기설립비용으로 3,0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반면, 코레일이 통합 운영하면 초기투자비용은 1,000억 규모로 줄어들고 중복운영비용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해외 사례도 마찬가지였는데 영국철도에서도 민영화 이후에 경쟁의 효과보다는 비용만 더욱 늘어났다. 요금은 유럽철도에서 제일 비싸졌으며 경쟁은커녕 3개회사가 시장의 50%를 장악하는 독점이 발생했다. 

4. 수서발 KTX 분할은 국민들의 교통복지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수서발 KTX 자회사는 민영화뿐만 아니라 한국철도가 전체적으로 공공성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재편되는 서막이 될 수 있다. 최근에 공개된 코레일 내부 문건에 따르면 2016년에 수서발 KTX 자회사가 운영을 시작하면 코레일의 매출액은 지금보다 5,120억 원 감소하고, 순 손실만 1,078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되면 코레일은 공공적 운영을 포기하고 수익적 운영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 

현재 코레일은 고속철도 부문에서 4,686억 원의 흑자(2011년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그 밖의 일반열차와 화물열차에서는 4~5천억 원 정도의 큰 손실을 내고 있으며 광역철도 또한 최근에 적자로 돌아섰다. 정부의 공적지원이 부족하고 요금수준도 낮은 상황에서 코레일은 고속철도의 운송수입으로 적자가 발생하는 일반철도와 화물열차 등에 교차보조하면서 통합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수서발 KTX 자회사로 인해서 코레일의 고속철도 매출이 급감(노선의 80%가 중복)하면 교차보조를 제대로 하지 못하므로 적자노선을 폐선하든지 요금을 대폭 인상할 수밖에 없다. 한국철도는 시장원리에 따른 수익성 위주로 운영이 되면서 국민들의 교통복지는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다. 

더욱이 국토부의 계획에 의하면 수서발 KTX 자회사는 핵심업무만 직접 수행하고 차량정비와 시설유지 보수 등의 업무는 외주화해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코레일이 통합운영하면 수서발 KTX의 초기 투자비용이 천억 원에 불과하지만 수서발 KTX 자회사를 분할 설립하면 3천억 원 이상이 소요되므로 최대한 인건비를 효율화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노동조건의 악화는 물론 철도안전 또한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5. 코레일의 부채 때문에 수서발 KTX 노선을 분리해야 한다는 국토부의 주장은 심각하게 왜곡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코레일이 방만하기 때문에 17.6조원이나 되는 부채가 발생했으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서발 KTX 노선을 분리하여 경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 부채의 대부분은 방만경영이 아니라 정상적인 영업활동, 회계기준 변경, 정부정책이행, 계획된 적자 등의 요인에서 비롯되었다. 

코레일은 출범하면서 고속철도건설부채 중에서 운영차량 인수 명목으로 4.5조원을 떠안았다. 2009년에는 정부의 민자사업 실패를 대신하기 위해 1.2조원을 들여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해야 만했다. 2005년 이후 영업에 필요한 차량을 추가 구입하기 위해 2.7조원을 투자했으며 역 개량사업을 위해 0.8조원 또한 지출했다. 10년부터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코레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계열사의 부채 2.7조원이 추가되었다.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되었다는 측면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취소로 늘어난 부채도 코레일의 방만경영의 결과라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09년 이후부터 코레일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인천공항철도 인수, 회계기준 변경,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무산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업손실로 인한 4.6조원을 제외한 13조원은 코레일의 방만경영하고는 아무상관이 없음에도 국토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영업손실로 누적된 4.6조원마저도 코레일이 통제하기 어려운 ‘계획된 적자’에서 기인했다는 측면에서 방만경영의 결과로 봐서는 안 된다. 현재 코레일이 부담하고 있는 계획된 적자는 PSO(공익서비스 의무) 미보상 금액(공익서비스의무는 1995년 제정된 「국유철도운영에관한특례법」에 처음으로 공공철도운영에 대한 정부의 재정보상원칙을 명시하였고 현재는「철도산업발전기본법」제32조 공익서비스비용의 부담 항목으로 공공할인, 적자선유지, 특수목적 사업 등으로 구분하여 정부재정보상을 명시하고 있다), 선로사용료(선로사용료 산정기준은 일반철도는 유지보수비 70%, 고속철도는 영업수익 31%이다), 원가미달 운임 등이 있다. 코레일이 출범한 후 지난 8년간 정부는 코레일의 PSO 보상금으로 3조 594억 원을 정산했으나 이 가운데 2조 3,530억 원만 보상하고 7,064억 원은 보상하지 않았다. 코레일이 7,064억 원을 자체적으로 부담했다는 것이다. 

철도요금 원가보상율도 6년 평균(06년∼11년) 73.8%로 다른 주요 공공요금의 원가보상율과 비교해볼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그만큼 코레일은 영업을 할수록 손해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선로사용료도 철도공사 출범 이래로 8년 평균으로 6,002억 원을 납부했다. 이러한 요인들은 영업 이전에 이미 외부에서 주어지기 때문에 코레일이 통제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러므로 코레일의 부채가 문제라면 부채를 증가시키는 이러한 요인들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정부가 먼저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수서발 KTX 노선을 분리하기 위해서 자신들의 공적책임을 망각한 채 코레일의 방만경영 탓만 하고 있다.   

6. 한국철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서발 KTX 노선의 통합운영과 투자확대가 절실하다.

결과적으로 수서발 KTX 자회사 분할은 철도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민영화로 가는 서막이므로 철회되어야 한다. 그리고 코레일이 방만하기 때문에 경쟁체제가 필요하다는 국토부의 주장도 잘못되었다. 코레일의 경영이 악화되고 부채가 많이 늘어나는 핵심이유는 코레일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 때문이다. 그러므로 코레일의 경영을 개선하고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외부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한국철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볼 때 매우 적은 수준이며 지속가능한 교통체계 확립을 위해서도 사회경제적 편익이 높은 철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야 한다. 정부가 도로 대신에 철도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으로 전환한다면 수서발 KTX 노선을 분리하지 않더라도 한국철도를 발전시킬 수 있다. 

한국철도의 재앙이 되는 수서발 KTX 노선을 분리하지 않아도 정부가 도로에서 철도중심으로 정책기조를 전환한다면 한국철도는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자신들은 변하지 않으면서 철도 노동자들만 기득권 세력으로 매도하면서 귀족노동자 딱지를 부치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다. 

지금이라도 박근혜 정부는 일단 수서발 KTX 노선 분리는 철회하고 철도 발전을 위한 진지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국민들과 소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월간 <복지동향> 2014년 2월호(제1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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