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록 감축 경로’ 포함은 위헌… 국회 공론화위원회는 헌법 가치 지켜야”
기후위기비상행동, 국회 앞 기자회견… 감축 경로 문항에 ‘볼록 감축 경로’ 포함 중단과 헌법 가치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문항 설계 요구
헌법재판소의 탄소중립기본법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진행되는 국회 공론화위원회가 정작 위헌 소지가 높은 ‘볼록 감축 경로’를 설문 문항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시민사회는 물론 미래세대와 과학계, 법조계의 강력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16일(월)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탄소중립기본법 국회 공론화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논의 중인 ‘볼록 감축 경로’를 340명의 시민대표단에게 제시할 설문 문항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비판했다. 참고로 ‘볼록 감축 경로’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초기에는 감축을 지연시키면서 후반부에 급격하게 감축하는 방안이며,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고자 하는 산업계의 요구가 반영된 안이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의 권경락 집행위원은 “2월달 의제숙의단 워크샵에서도 설문 문항에 소위 ‘볼록 감축 경로’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산업계의 의견이 일부 있었으나, 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다수 의견으로 볼록 경로를 제외시킨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근거 없이 공론화위원회가 의제숙의단의 ‘숙의 결과’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제숙의단 논의에서 볼록 감축 경로를 배제한 이유는 해당 경로가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진전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 파리협정의 규칙을 정면으로 위반하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참고로 우리 정부는 작년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제출한 바 있다. 우리나라 2035 NDC의 감축 목표는 2018년 대비 최소 53%에서 최대 61%로 설정된 바 있는데, 최소 기준인 53%는 2050년까지 매년 일정한 양을 줄이는 ‘선형 감축 경로’에 해당한다. 만약 이번 공론화에서 ‘볼록 감축 경로’가 선택되어 개정안에 포함된다면 이는 우리나라 정부가 이미 제출한 감축 목표 대비 후퇴한 것이어서,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정한 이전 목표보다 강화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진전의 원칙(Progression Principle)’을 위반하는 셈이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헌법 위반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공론화위원회가 ‘볼록 감축 경로’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의제숙의단의 결정 사항을 존중하여 해당 경로를 시민대표단에게 제시할 설문 문항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참여한 청년단체 빅웨이브의 김민 대표는 “장기 감축 경로는 청년과 미래세대가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즉 기본권 관점에서 수립되어야 한다”며, “기후위기 대응의 속도에 따라 미래세대의 기후 피해 규모가 달라진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기본법 제3조 1항 세대 간 형평성 원칙에 부합해야 하며, 이를 고려한다면 후기에 감축 부담이 집중된 이른바 ‘위로 볼록’한 경로는 선택지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청소년기후행동의 김보림 활동가는 “위헌 가능성이 있는 선택지는 애초에 공론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라며, “이미 헌법재판소 결정의 규범적 기준이 방향성으로 제시된 상황에서 열어놓고 논의하자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아니라 헌재 결정을 무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탄소중립기본법개정 운동본부의 이병주 변호사는 “미래에 부담을 전가하는 볼록 감축경로는 헌재 결정에 반하는 탄소중립기본법의 명백한 개악이 될 것”이라며, “헌법적 기준을 따를 것이냐 말 것이냐는 다수결에 부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의 김추령 기후에너지환경위원은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우리에게 내준 시험 범위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위로 볼록한 경로 문항이 들어간다면, 이것은 문항 오류로 재시험을 쳐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만약 설문 문항에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위배되는 ‘볼록 감축 경로’가 포함된다면, 이번 공론화는 내용도 절차도 최악의 사례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이러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국회 공론화위원회에 강력한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헌법 위반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 공론화위원회는 ‘볼록 감축 경로’ 포함 시도 중단하라! 헌법재판소의 준엄한 명령이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 중장기 감축 경로를 결정하는 국회 공론화 과정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에 명백하게 위배되는 내용들이 버젓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회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3월 5일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감축 경로와 관련한 의제를 논의하면서, 340명 시민대표단에게 물어볼 설문 문항에 감축 부담이 후반부에 집중되는 소위 ‘볼록 경로’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알려졌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헌법을 위반하는 안은 시민들에게 물어 볼 선택지가 될 수 없기에, 공론화위원회는 지금 당장 ‘볼록 감축 경로’를 포함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볼록 감축 경로’가 왜 헌법 위반인지는 명확하다. 헌법재판소는 2050년까지 우리나라의 감축 목표를 정할 때, 첫 번째, “과학적 사실과 국제적 기준에 근거해야 한다”, 두 번째 “전지구적 감축노력에 공정하게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세 번째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지금은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줄이겠다”는 소위 ‘볼록 경로’는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3가지 기준에 모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시민들이 골라야 할 선택지에서 배제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볼록 감축 경로’는 국제 기준도 명백하게 위반한다. 한국 정부는 작년에 2035년의 우리나라 감축목표를 이미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제출한 바 있다. 이 때 정부가 제출한 감축 목표는 2035년까지 최소 53%부터 최대 61%의 범위인데, 최소 기준을 따르더라도 선형 감축 경로에 해당한다. 만약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 ‘볼록 감축 경로’가 선택된다면 이는 정부가 국제 사회에 제출한 감축 목표보다 후퇴하는 것이어서, 파리협정이 정한 ‘진전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게 된다.
이번 공론화위원회 논의 사항은 절차적 민주주의도 훼손했다. 이번 공론화에서 30여명의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의제숙의단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의제숙의단은 지난 2월 말 2박 3일의 워크샵에서 깊은 논의 끝에 ▲감축 목표, ▲감축 경로, ▲이행 방안 등 3개의 의제를 도출한 바 있다. 그리고 각각 의제에 대한 설문 문항을 만들어 위원회에 제출했다. 특히 논의 과정에서 감축 경로 의제에 ‘볼록 경로’를 포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충분한 토론을 하고 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반대 의견을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공론화위원회에서 아무런 근거 없이 의제숙의단의 결정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며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감축 경로 문항에 ‘볼록 경로’를 포함시키자는 공론화위원회의 논의는 국회 내에서도 강한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 주 개최된 국회 기후특위에서 다수의 의원들이 ‘볼록 경로’를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한 우려와 문제제기를 공론화위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공론화위원회에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헌법재판소 결정은 물론 유엔이 정한 ‘진전의 원칙’에 어긋나는 ‘볼록 경로’는 반드시 선택 문항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만약 공론화위원회가 산업계나 야당 눈치를 보며 소위 ‘기계적 중립성’에 기반해 ‘볼록 경로’를 포함시킨다면, 이번 공론화는 내용도 절차도 모두 실패한 역대 최악의 사례로 기억될 수 밖에 없다. 공론화위원회는 의제숙의단의 결정을 존중하라. 그리고 시민대표단에게 기후 정의와 헌법적 가치에 입각한 설문 문항을 제시하라. 이것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행하는 마지노선이다.
[(사)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지구에너지환경위원회 김추령]
기후위기 대응은 긴급한 국면으로 들어섰습니다. 1.5도를 일시적으로 넘어섰다가 내려오는 오버슛이 불가피하다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가능한 오버슛의 규모와 기간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시험을 보는데 정해진 시험 범위 밖에서 문항이 출제되면 어떻게 하는지 아십니까? 해당 문항은 재시험을 보게 됩니다. 문항이 오류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2024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의 핵심 내용은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 어떤 완화 정책이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떠넘기는 것일까요? 마침 Nature Climate Change에 2026년 2월 마시모 타보니(Massimo Tavoni) 등이 발표한 논문이 있습니다. 연구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발언의 신뢰도를 위해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겠습니다) 1.5도를 오버슛이 없거나 매우 제한적인 경로(C1)는, 더 큰 오버슛을 보이는 경로(C2와 C3)에 비해 일반적으로 초기 단계에서 더 빠른 배출 감축을 보인다. 같은 장기 온도 목표를 가정할 때, 더 크고 더 긴 오버슛은 단기적으로 가능한 감축 경로의 범위를 넓힌다. 더 큰 오버슛을 보이는 경로는 일반적으로 세기 후반에 CDR, 즉 이산화탄소 제거에 더 크게 의존한다. 즉, 초기 단계에 빠르게 감축하지 않는 경로는 미래 세대에게 더 큰 부담을 준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 기관에서 만든 수십 개의 IAM, 즉 경제활동과 기후변화를 하나의 틀 안에서 계산하는 컴퓨터 모델인 통합평가모델 수십 개에서 생성된 수백 개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다시 시험문제로 돌아가 봅시다.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은 시험 범위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 문항이 들어간다면, 이것은 문항 오류로 재시험을 쳐야 하는 것입니다.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운동본부 이병주 변호사]
기후소송 대리인으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운동본부 대표를 맡고 있는 이병주 변호사입니다. 지난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기후위기에 대한 현재의 대응이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한 역사적인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대한민국 국회에 대하여 2026년 2월까지 임박한 기후위기를 방지할 국가의 헌법적 기본권보호의무에 부합하게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할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 결정을 이행할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국회가 헌법의 요구에 역행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공론화는 이제까지 우리가 해온 다른 공론화 토론과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찬반을 두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이행할 것인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공론화이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명백하게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말 것”을 헌법적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지금은 온실가스를 천천히 감축하고 나중에 급하게 감축하자는 온실가스 감축의 “볼록” 경로는 헌재의 결정에 반하며 헌법적 기준에 명백하게 반하는 탄소중립기본법의 개악에 해당합니다. 만일 국회가 이런 선택지를 시민대표단에게 제시한다면 이는 시민들에게 헌법적 기준을 무시하자는 제안을 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것은 ‘시민대표단이 실제로 볼록 경로를 선택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규범인 헌법의 위상에 관한 문제입니다. 헌법적 기준을 따를 것이냐 말 것이냐는 다수결에 부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헌법은 다수결로부터 소수를 보호해주는 마지막 보호장치이기 때문입니다. “미래에 부담을 전가하는 경로”인 볼록 경로는 시민대표단에게 제시되는 선택지에서 반드시 제외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공론화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노력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을 방기하는 최악의 무책임한 과정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입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와 공론화위원회가 역사에 부끄러운 일을 범하지 않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청소년기후행동 김보림 활동가]
안녕하세요. 저는 2020년 처음 기후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청소년기후행동의 활동가이자, 이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국회의개선 입법 과정 공론화 절차의 의제숙의단에 참여했던 김보림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기후위기 속 안전을 외치며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고, 우리가 담보된 안전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정책의사결정자들에게 기후 위기 대응을 요구하는 것 말고는 없었습니다. 그들의 자발적 의지에만 기대야하는 방식으로는 문제가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고, 기후위기라는 문제를 만들어낸 국가의 의사결정 속에서 우리의 안전한 삶은 늘 배제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헌법소원을 청구하고 사법의 영역에 판단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8월 29일, 헌법재판소는 단기적인 부담만을 고려해 부담을 뒤로 미루어서는 안된다며, 기후위기가 권리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국가가 기후위기라는 위험 상황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가진다고 말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국가 기본권 보호의무, 기후위기라는 위험의 과학적 사실과 전 지구적 감축 노력 속 한국이 져야하는 국제적 책임 수준을 고려하여 2031년부터 49년까지의 국가의 장기적인 감축 경로를 올해 2월 28일까지 수립하라는 개선 입법 명령이 나온 것입니다.의제숙의단에 참여하면서 이 공론화 절차의 의미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이 공론화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국회가 입법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에 맞추어 장기적인 감축 경로를 그린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대전환이 필요한 만큼 시민들의 사회적 이해와 지지를 얻기 위한 과정. 이 공론화는 헌재가 제시한 기준을 전제로 장기 감축 경로의 방향을 사회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어야 하는 것. ‘공론화’의 의미를 살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규범적 방향성을 충족하는 선에서, 그 안에서 우리가 부담 배분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를 정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의제숙의단에 참여하는 동안 이 전제는 논쟁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공론화위원회는 이 전제를 마치 논의 대상인 것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절차적 공정성”이라는 이름으로 시민참여단의 선택지에 ‘볼록 감축 경로’를 포함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마치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해야 공정하다는 식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결정의 위헌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은 공정성이 아니라 책임 회피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미래로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 부담을 전가하는 경로를 시민들에게 선택지로 제시해야 합니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야하는 것은 볼록 감축 경로를 선택지로 넣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대칭적인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기후정책 논의에서는 누적 배출량이나 장기적 피해 비용, 기후위기의 위험 수준 같은 핵심 정보들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논의는 늘, 기존 온실가스 배출을 하며 돈을 벌어오던 산업은 부담스럽다, 감축은 공짜가 아니다 같은 말들에만 집중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가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현실적인 부담이라고 칭해지는 것들만 고려하면 위험에 대응하지 못한다고, 그래서 권리를 보호해야하며 국가의 감축 경로가 어느 방향이어야하는지. 장기 경로가 없는 상태에서 단기 비용만 고려하면 미래에 급격한 전환 위험이 발생하고, 누적 배출이 증가하면서 기후위기의 위험도 함께 커지게 됩니다. 그 결과 사회 전체의 회복 가능성이 훼손됩니다. 헌재 결정이 제시한 기준은 바로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입니다. 지금까지 기후 정책의 의사결정은 늘 부담을 뒤로 미루는 방식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현실성을 이유로 감축을 늦추는 선택이 계속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바로 그런 방식의 의사결정이 기후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위험을 더 키운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자꾸 의사결정 하면 기후위기 위험 상황에서 사회적 위험이 커진다고 하는 게 헌재의 판단이지않습니까? 이 헌법소원 결정은 미래세대들의 부담만을 특정한 것은 아닙니다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을 요구한 권리 보유자인 청구인들이 미래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들이 아니라 지금 현재 그리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이 문제 안에서 살아갈 되게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이었다라는 것. 그걸 고려해서 그 청구인들이 청구인들의 권리 보호 의무 위반 대해서 인정을 하고 나온 결정문. 장기 경로에 대한 부재가. 근데 그 말은 미래로 부담을 이전하지 않아야 된다라는 건 현재 우리가 기후위기라는 문제나 위험 안에서 사회가 회복 가능한 선을 계속 유지해야 된다라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공론화라는 이름 아래 책임이 시민에게 떠넘기는 것일 뿐입니다. 입법의 책임은 국회에 있는데, 논의는 자꾸 시민들에게 “감축의 부담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적 배출 책임과 정치적 책임은 지우고, 시민들에게 “어디까지 감내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은 책임의 전가입니다. 이 공론화는 시민들을 앞세워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기준 안에서 사회적 전환의 방향을 확인하는 과정이자 이후의 전환을 잘 추진하기 위한 사회적 이해로서의 공론 절차가 되어야 합니다. 장기 경로는 사회의 종합적 비용 부담의 정도를 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짊어져야하는 리스크를 선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피해와 위험 고려 자체가 안된 상황에서 그 판단을 하게 해주는 것도 안하면서 부담을 묻는다는게 말이 됩니까? 이 공론화는 단순한 정책 선호 조사가 아닙니다. 헌법소원 결정의 이행 과정입니다. 국가가 기본권 보호 의무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입니다. 그렇다면 논의의 범위 역시 헌법의 기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미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규범적 기준이 있는 상황에서, 그 기준을 무시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시민들에게 결정하라고 하는 것은 헌법적 구조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위헌 가능성이 있는 선택지는 애초에 공론화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미 헌법재판소 결정의 규범적 기준이 방향성으로 제시된 상황에서 열어놓고 논의하자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아니라 헌재 결정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공론화위원회는 ‘볼록 감축 경로’를 선택지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빅웨이브 김민 대표]
안녕하세요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민입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로 여겨졌던 기후위기는 매년 역대급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 더 기후위기는 심각해질 것이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살아갈 미래세대는 더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위기로 인해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 편안한 일상을 누릴 권리,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미래세대의 권리는 침해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재작년 헌법재판소는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2031~2049년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정부의 결정이 위헌이라고 판결 내렸습니다. 그리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로 하여금 2031~2049년의 장기 감축 경로를 법으로 정하라고 권고하였습니다. 그런데, 국회가 출범시킨 장기 감축경로 공론화위원회는 헌법불합치 권고 취지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론화 위원회는 당장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나중에 온실가스를 급격히 줄이는 선택지를 포함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번 공론화의 출발점은 헌법불합치 판결입니다.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에 따라 지구 평균 온도가 비례하여 상승하기 때문에 최대한 조기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기후위기 피해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반대되는 후기 감축형 경로는 기후위기 속도를 늦추지 못하고 이로 인한 미래세대의 피해 또한 줄이지 못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지금 당장은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어렵다’는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느슨하게 정해왔고, 이 때문에 기후 피해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도 정부의 시행착오를 그대로 밟는다면 과거와 달라진 것 없는 결과를 받을 것입니다. 공론화는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 하에서 국민들의 의견 구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는 아동/청소년/청년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하며,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해관계자와 일반 시민들의 의견도 같이 들어야 합니다. 공론화 의제를 선정하기 위해 구성한 의제숙의단에서도 후기 감축형, 즉 위로 볼록한 경로를 제외하자는 것에 합의했음에도, 공론화위원회가 이 결정을 뒤짚는다면 공론화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그 당위성까지 상실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기본법 제3조 1항 세대 간의 형평성 원칙에 부합하는 공론화가 이뤄지려면 ‘위로 볼록’한 경로는 선택지가 될 수 없습니다. 논의의 대상이 아닙니다. 미래세대에게 안전하고 자유로운 삶을 누릴 권리를 물려줄 것인지, 아니면 감축 부담을 짊어져야 할 의무, 사회적 비용을 감당해야 할 의무를 물려줄 것인지 공론화위원회는 그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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